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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3일 일요일

기술 중독 사회

왜 우리는 스마트폰을 쉴 새 없이 두드릴까?
1. 고립공포증(FOMO, Fear OF Missing Out)
2. 무의미한 자극 중독(ATUS, Addiction To Useless Stimulation)
3. 문자 수신의 기쁨(PORM, Pleasure Of Receiving Messages)
4. 업무 최우선주의(SWAP, Seeing Work As Priority)
5. 중요함에 대한 강박(UTSI, the Urge To Seem Important)
(책 '기술 중독 사회', 켄타로 토야마)

2015년 4월 2일 목요일

[열린책들] 샤리바리


나이 차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중세 유럽에서는 나이 차이 때문에
목숨의 위협을 받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17세기 프랑스, 이제 갓 결혼한 어느 부부의 신혼집 앞.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소란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악기와 주방 기구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야유하고,
심지어 총으로 위협하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샤리바리! 샤리바리!>
샤리바리란 공동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가
생겼을 때 소란과 조롱, 폭력 등으로 이것을 처벌하는
유럽의 오래된 민속 관행을 가리키는 단어.
샤리바리는 정치, 종교 등 여러 분야에서 시행되었지만
특히 성(性) 일탈에 관한 처벌이 많았는데,
이는 전통 사회의 사람들이 성을 공동체 질서를
유지시키는 문화적 토대로 보았기 때문이라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재혼 커플의 경우
다산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했고,
아내에게 매를 맞고 사는 남편도 가부장제를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샤리바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수천 년 동안 민중 사이에 전해져 오면서
유럽인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영향을 끼쳤던 <샤리바리>.
<샤리바리>의 상징성과 변천사를 통해
민중 문화의 역동성과 그 안의 인간 본성을 살펴본
흥미로운 신간 『샤리바리』를 만나 보세요.
*도서 정보: http://goo.gl/CIpVXv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인사이트] 가을에 읽으면 감성 자극하는 베스트셀러 10가지

가을에 읽으면 감성 자극하는 베스트셀러 10가지
인사이트09/20/2014 03:09PM

 ⓒ gettyimages 

짧게 지나가는 가을에는 이름이 참 많다. 

많이 접하는 가을의 이름 중 하나는 '독서의 계절'일 것이다. 그 이름이 퇴색되지 않게 당신의 감성을 자극할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독서를 부담스러워 하는 당신을 위해 '거리감'이 들지 않게 베스트 셀러들을 중심으로 모았다. 머리와 가슴을 통해 전해지는 감성을 통해 우수에 찬 가을에는 책 읽는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1. 영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원작 소설

▶  두근두근 내인생(김애란 저)

  
ⓒ 창비/인터넷 교보

한국 문단의 차세대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 작가의 첫 장편소설.

선천성 조로증에 걸린 소년과 자신들보다 빨리 늙어가는 아들을 지켜보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죽음을 늘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생의 한순간과 사랑에 대해 깊은 통찰을 담았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강동원, 송혜교 주연으로 현재 상영 중이다. 

▶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존 그린 저)

  
ⓒ 북폴리오/인터넷 교보

미국의 대표적인 젊은 작가 존 그린의 소설.

말기 암환자로 늘 산소 공급기에 의지해야 하는 16세 소녀 헤이즐과 골육종을 앓고 있는 어거스터스의 사랑을 그렸다.

또래보다 한없이 죽음에 가까운 두 연인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감동적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 인생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다.

올 8월 '안녕, 헤이즐'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개봉했었다.

▶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저)
  
 ⓒ 열린책들/인터넷 교보

스웨덴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첫 장편소설로 유럽 서점가를 강타한 소설이다.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100세 노인이 양로원을 탈출해 세계사 격변에 휘말리며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다.

노인의 도피 과정에 현대사를 재치있게 도입해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독자를 이끌며, 백 년을 살아온 알란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인생이란 무엇이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 이 책을 원작으로 동명의 영화를 제작했고 국내에는 올해 6월 개봉했었다.

2. 올 가을 당신 힘내세요 '에세이'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故 장영희 저)

 
ⓒ 샘터사/인터넷 교보 

견디기 힘든 신체의 아픔과 암 투병을 희망으로 이겨낸 고(​) 장영희 교수의 에세이.

2001년부터 9년간의 암 투병과정에서 작성된 책으로 장영희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냈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보다 정신이 더 건강한 그녀가 암 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수필로 다른 이들을 위로한다.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 저)

 
ⓒ 오픈하우스/인터넷 교보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의 연장선에 있는 책으로 10대를 지나 청년기에 들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는 자신의 딸 '위녕'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

잔소리 대신 진솔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랑, 우정, 직업, 삶에 대해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으며, 베스트 셀러 작가의 입장이 아닌 딸을 대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위녕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청춘을 응원하는 책이다.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김동영 저)
  
ⓒ 달/인터넷 교보 

일명 '생선'이라 불리는 대중음악가 김동영의 230일간의 미국 여행기를 담은 책.

라디오 음악작가로 일하던 중 방송국에서 갑자기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은 그는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미국으로 훌쩍 떠난다.

가질 수 없는 것,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청춘의 몸부림을 담은, 사무치도록 꿈꿔 왔던 것을 따라가는 31살의 찬란함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 어떤하루(신준모 저)

 
ⓒ 프롬북스/인터넷 교보

'신준모의 성공연구소: 마음을 성형하는 사람들'은 SNS에서 매일 올린 글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페이스북 인싸이트 글 분야 1위, 매주 250만 명이 읽고 있는 글로 화제가 됐다.

사계절을 나눠 하루하루 채워갈 수 있는 글들로 구성됐으며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뼈아픈 충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하루하루는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루를 대하는 마음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3.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당신을 위한 시집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도종환 저)
  
ⓒ 알에이치 코리아/인터넷 교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도종환 시인이 30년 동안 펴낸 아홉 권의 시집 중 좋아하는 시 61편을 골라 송필용 화백의 그림 50점과 엮은 시화 선집.

시와 그림을 통해 ‘고요와 명상’을 형상화했으며, 마음의 여백이 필요한 모든 이들, 간절한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가 된다.

▶  약해지지마(시바타 토요 저)

 
ⓒ 지식여행/인터넷 교보 

100세 작가 시바타 토요의 시집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싱그러운 감성으로 그려내며 바르고 아름다운 삶의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100세의 나이이기 때문에 건넬 수 있는 조용한 충고와 지혜를 꺼내놓는다.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면서도 동시에 삶에 대한 열정으로 일상을 꾸리는 삶의 방식을 온몸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 읽어보 시집(최대호 저)

ⓒ 읽어보시집 

일반 서점의 베스트 셀러는 아니지만,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젊은 시인 최대호 시인의 시집.

시의 마지막 구절에 반전이 숨어있는 로맨틱한 사랑 시로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가 20만을 돌파했고 자체적으로 시집을 만들고 있다.

직접 쓴 손글씨에 정감이 느껴지며 사랑 외에도 구직생활의 어려움, 작은 키에 대한 고민 등을 재치 있게 시로 녹여냈다.

2014년 2월 12일 수요일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서평

마루야마 겐지의 산문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는 철저히 ‘독고다이’로 살아온 겐지의 인생론이다. 힐링, 위로로 세상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서늘한 돌직구를 날린다. 글줄 사이에서 비록 괴팍하고 꼬장꼬장한 성정은 드러나지만,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따위의 ‘꼰대’들의 잔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어른입네 하며 어깨에 힘을 주지도, 그렇다고 어르고 달래지도 않는다. 

자신이 체득한 인생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설파할 뿐이다. 노작가가 겪은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태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면 태어나지 않는 게 최상인 어떤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선택할 수 있어도 태어남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 인간은 태어난 순간 부자유 상태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인생은 부자유에서 자유로 가는 길이다.

나를 구속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부모를 비롯해 “악랄하고 뻔뻔한 사회와 국가, 종교, 학교” 등이다. 영혼이 질식당해 죽지 않으려면 이것들을 하나하나 과감하게 끊어 내야 한다. 인생길이 고통스럽고 고독한 이유다. 그러나 끊어 내는 순간순간 삶은 빛나고, 가슴속은 생명의 기운으로 충만해진다.


출처: 알라딘






목차
1장. 부모를 버려라, 그래야 어른이다
부모란 작자들은 한심하다 011 / 태어나 보니 지옥 아닌가 013
별 생각 없이 당신을 낳았다 015 / 낳아 놓고는 사랑도 안 준다 017
노후를 위해 당신을 낳은 거다 019 / 그러니 당장 집을 나가라 021
집 안 나가는 자식들은 잘못 키운 벌이다 026
2장. 가족, 이제 해산하자
가족은 일시적인 결속일 뿐이다 032 / 부모를 버려라 034
자신을 직시하고, 뜯어고쳐라 038 / 밤 산책하듯 가출해라 040
내 배는 내 힘으로 채우자 042 / 직장인은 노예다 044
3장. 국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국가는 당신을 모른다 052 / 바보 같은 국민은 단죄해야 한다 055
영웅 따위는 없다 060 / 국가는 적이다 063 / 분노하지 않는 자는 죽은 것이다 064
4장.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나
국가는 적당한 바보를 원한다 072 / 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 074
머리가 좋다는 것은 홀로 살아가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076
‘어른애’에서 벗어나라 078 / 인간이라면 이성적이어야 한다 080
부모의 과도한 사랑이 자식의 뇌를 녹슬게 한다 084
5장. 아직도 모르겠나, 직장인은 노예다
엄마를 조심해라 094 / 남들 따라 직장인이 되지 마라 096
자영업자가 돼라 099 / 직장은 사육장이다 101
자유를 방기한 사람은 산송장이다 106
6장. 신 따위, 개나 줘라
종교단체는 불한당들의 소굴이다 115
사람다워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종교다 119 / 신 따위는 없다 124
당신 안의 힘을 믿어라 127
7장. 언제까지 멍청하게 앉아만 있을 건가
국가가 국민의 것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34
알아서 기니 그 따위로 살다 죽는 것이다 139 / 멍청하게 있지 말고 맞서라 142
국가를 쥐고 흔드는 놈들 역시 ‘그냥 인간’이다 147
8장. 애절한 사랑 따위, 같잖다
연애는 성욕을 포장한 것일 뿐이다 153계산한 사랑은 파탄 나게 돼 있다 156 / 타산적인 여자들의 끝 159
패자들은 ‘사랑’이 아니라 연애 놀이를 한다 161
서른 이후에는 사랑이 어렵다 165
9장. 청춘,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172 / 다 도전해 보라고 젊음이 있는 것이다 175
국가는 골 빈 국민을 좋아한다 178
인간이라면 생각하고 생각해 재능을 찾아야 한다 181
인생은 멋대로 살아도 좋은 것이다 185
10장.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통과의례 191
삶은 쟁취하고, 죽음은 가능한 한 물리쳐라 194
훌륭한 생이란 없다 197 / 동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죽어라 201

2013년 11월 24일 일요일

하버드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Top 10



하버드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Top 10

1.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2.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3. 챔피언들의 아침식사 (커트 보네거트)
4. 백년의 고독 (가르시아 마르케스)
5. 태엽감는새 (무라카미 하루키)
6. 등대로 (버지니아 울프)
7.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8. 반지의 제왕 (톨킨)
9. 보이지 않는 인간 (랠프 앨리슨)
10. Beloved (토니 모리슨)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공항에서 일주일을


p.109
모든 능숙한 작가들은 경험 가운데도 주목할 만한 측면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들이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그 소소한 것들은 우리 감각을 계속 뒤덮는 다량의 자료 속에 파묻혀 사라질 것이다. 작가들은 우리 주위의 세계에서 그런 것들을  찾아내고 음미하라고 촉구한다.

p.113
Bestelle dein Haus,
Denn du wirst Sterben,
Und nicht lebendig bleiben.
네 집을 단정하게 정돈해라,
네가 죽을 날,
이제 살아 있지 않을 날에 대비해서.

p.118
형 이상학적 문제에 관한 우리의 논의를 그런 분위기에서 끝내는 것이 아쉬운 느낌이 들어, 나는 두 성직자에게 여행자가 비행기에 타서 이륙하기 전 마지막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생산적일 것 같으냐고 물어보았다. 목사는 그 점에서 확고했다. 그는 그때 해야 할 일은 열심히 하느님 쪽으로 생각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느님을 믿을 수 없으면 어쩌죠?" 내가 물고 늘어졌다.
목사는 입을 다물더니 그런 것을 목사에게 묻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도 조금 자유주의적인 신학에 기대고 있는 젊은 동료가 간결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래도 더 포괄적인 답을 해주었다. 나는 그 이후로 며칠 동안 활주로로 나오는 비행기를 지켜볼 때마다 그 말을 다시 생각해보곤 했다.
"죽음을 생각하면 우리는 무엇이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향하게 됩니다. 죽음이 우리에게 우리가 마음속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삶의 길을 따라가도록 용기를 주는 거죠."

p.123
"이 세상의 노고와 소란은 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 부, 권력, 탁월한 위치를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애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1759)에서 그렇게 묻고 스스로 대답을 했다.
"공감하고, 만족하며,  찬동하면서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는 대상이 되기 위해서이다."

"모든 문화의 기록은 동시에 야만의 기록이기도 하다."
by. 문학평론가 발터 벤야민

p.149
시인을 인세 보고서로 판단하는 것이 부당한 것과 마찬가지로 항공사를 손익 계산서에 따라 평가하는 것도 부당해 보였다. 주식시장은 매일 세계 여러 항공사의 깃발 아래에서 일어나는 아름답고 흥미로운 수많은 순간에 절대 정확한 가격을 매길 수 없다. 공중에서 보는 노바스코샤의 광경을 묘사할 수도 없고, 홍콩 매표소에서 직원들이 누리는 동지애를 포착할 수도 없으며, 이륙할 때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흥분을 계량할 수도 없다.

p.173-175
과거에는 도착하는 때라는 것이 있었다. 풍경이 조금씩 바뀌면 그에 맞추어 마음도 자연스럽게 변해갔다. 사막은 점차 키 작은 나무들에 길을 내주고, 긴 풀이 덮인 땅은 짧은 풀이 빽빽한 초원에 길을 내주었다. 이윽고 항구에 도착해 낙타에서 짐을 내리고, 세관을 굽어보는 방을 얻고, 기선을 타고 항해에 나섰다. 날치들이 배의 선체를 스치며 지나갔다. 승무원들은 카드놀이를 했다. 공기는 서늘해졌다.
그러나 요즘 여행자는 화요일에는 아부자에 있다가 수요일에는 히드로의 새 터미널의 보조 비행장 끝에 있을 수도 있다. 어제 점심에는 아프리카 뻐꾸기 소리를 들으며 우세 지구에서 튀긴 바나나를 먹었지만, 오늘 아침 8시에는 히드로에 와 있다. 기장은 코스타 커피 체인 옆의 게이트에서 777기의 쌍발 엔진을 끈다.
피로에도 불구하고 감각은 완전히 깨어나 모든 것을 흡수한다. 빛, 도로 표지, 바닥 광택, 피부색, 쇳소리, 광고. 마약을 한 상태이거나, 갓난아기 또는 톨스토이가 된 것처럼 감각이 날카롭다. 갑자기 고향이 다른 어디보다 낯설게 느껴진다. 이제까지 돌아다녔던 다른땅에 의해서 세세한 모든 것들이 상대화되었기 때문이다. 오부두 언덕의 새벽에 대한 기억에 비추어보면 이 아침 빛은 얼마나 색다른지. 하이 아틀라스 산맥의 바람을 맞고 온 뒤에 이 녹음된 안내 방송은 얼마나 특별하게 들리는지. 루사카 거리 장터의 소음이 귀에 쟁쟁한 상태에서 두 여자 지상 근무원의 수다는 얼마나 불가해하게 영국적으로 들리는지(두 사람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이런 수정처럼 맑은 관점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다. 다른 현실, 튀니스나 하이데라바드에 존재하는 현실에 관해 알고 있는 것과 고향이 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싶다. 여기 있는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으며, 비스바덴이나 뤄양의 거리는 다르고, 고향은 많은 가능한 세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코 잊고 싶지 않다.

p.186-189
5. 그러나 수하물 찾는 곳은 공항의 감정적 클라이맥스의 서막일 뿐이다. 아무리 외롭고 고립된 사람이라도, 아무리 인류에게 비관적인 사람이라도, 월급을 줄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도, 도착했을 때 누군가 의미 있는 사람이 맞으러 나와주기를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일을 하느라 바빠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해도, 우리가 애초에 여행을 떠난 것에 불만이 있어 보기도 싫다는 말을 했다고 해도, 지난 6월에 우리 곁을 떠났거나 12년 반 전에 죽었다고 해도, 그래도 그들이 나와주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그냥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고 우리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려고(우리가 작은 아이였을 때 누군가 가끔이라도 그렇게 해주었을 것이며,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절대 여기까지 올 힘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나와주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몸을 떨지 않을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도착 라운지로 나아가면서 얼굴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세계의 익명의 공간들을 헤매고 다니는 동안 우리가 보통 취하는 엄숙하게 경계하는 태도를 곧바로 버리는 것은 무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희미한 미소를 지을 여지는 남겨두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사가 농담을 할 때 웃어야 할 대목이 언제 나오나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보통 짓는 명랑하면서도 모호한 표정으로 타협을 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p.191-192
현대 사회에 널리 퍼진 이혼 때문에 부모와 자식이 공항에서 재결합하는 모습은 끊임없이 눈에 띈다. 이런 맥락에서 냉정하거나 금욕적인 척하는 것은 이제 소용없다. 지금은 연약하지만 통통한 어깨를 꼭 끌어안고 무너지며 눈물을 뿌릴 시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 생활에서는 힘과 강인함을 투사하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지독하게 연약하고 위태로운 피조물들이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을 습관적으로 무시하고 또 그들 역시 우리를 무시하지만, 늘 우리의 행복의 가능성을 볼모로 잡고 있는 소수가 있다. 우리는 그들을 냄새만으로도 인식할 수 있으며, 그들 없이 사느니 차라리 죽는 쪽을 택할 것이다. 초조하게 텅 빈 표정으로 어슬렁 거리는 남자들이 있다. 반 년 동안 이 순간을 고대해온 남자들이다. 자신의 눈을 빼다 박은 듯 잿빛이 감도는 녹색 눈에 할머니의 뺨을 물려받은 작은 소년이 공항 직원의 손을 잡고 스테인리스스틸 문 뒤에서 나타나자 그들은 더 자제를 하지 못한다.

p.192-193 (윗 문단과 이어서)
그런 순간이면 죽음을 피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죽음을 영원히 계속 속일 수는 없을 것이라는 느낌도 공존하며, 그 때문에 이 장면이 더욱 가슴 아리다. 어쩌면 이것도 죽을 운명에 대비해 연습을 하는 한 가지 방법인지 모른다. 언젠가 지금으로부터 긴 세월이 흐른 뒤, 어른이 된 자식은 일상적인 출장을 떠나기 전에 늘 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할 것이며, 그러다 집행유예는 어느 순간 끝이 날 것이다. 한밤중에 멜버른의 한 호텔의 20층에 있는 방으로 전화가 걸려와, 세계 반대편에서 아버지가 치명적인 발작을 일으켰으며, 의사들은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그날 이후 이제 어른이 된 소년은 도착 라운지에 늘어선 사람들 속에서 늘 빠져 있는 얼굴 하나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p.199-201
종종 삶이 우리가 가는 길에, 그것도 우리의 가장 강렬하고 진심 어린 만남이 이루어지는 몇몇 현장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남녀 관계에 가장 큰 장애로 꼽히는 것을 가져다놓는 것을 보면 묘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결국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이들은 이제 돈을 내고 몇 층짜리 주차장에서 길을 잃지 않고 빠져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차장의 가차 없는 형광등 불빛 밑에서 시민답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면서, 우리는 애초에 여행을 떠났던 이유를 떠올릴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말려들곤 하던 천박하고 성난 분위기에 제대로 저항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 아니었던가.
주차장이라는 아주 가혹한 배경 - 타이어 자국과 기름 얼룩으로 훼손된 콘크리트 바닥, 버려진 카트가 어지럽게 놓여 있는 주차 구획, 쾅 닫히는 문과 가속을 하는 차량들이 내는 자기주장 강한 소리들이 메아리치는 천장 - 은 최악의 가능성으로 다시 미끄러져 돌아가는 것에 대비해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촉구한다. 우리는 우리가 찾아갔던 여행지들에 부탁할 수도 있다. "내가 더 관대해지고, 덜 두려워하고, 늘 호기심을 느끼도록 도와줘. 나와 내 혼란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해줘. 나와 내 수치감 사이에 대서양 전체를 넣어줘." 지혜로운 여행사라면 우리에게 그냥 어디로 가고 싶으냐고 물어보기보다는 우리 삶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으냐고 물어볼 수도 있을 텐데.

p.205
여행자들은 곧 여행을 잊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은 사무실로 돌아갈 것이고, 거기에서 하나의 대륙을 몇 줄의 문장으로 압축할 것이다. 배우자나 자식과 다시 말다툼을 시작할 것이다. 영국의 풍경을 보며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매미를 잊고,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보낸 마지막 날 함께 품었던 희망을 잊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다시 두브로브니크와 프라하에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해변과 중세의 거리가 주는 힘을 다시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내년에는 어딘가에 별장을 빌려야겠다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잊는다. 우리가 읽은 책, 일본의 절, 룩소르의 무덤, 비행기를 타려고 섰던 줄,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 등 모두 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행복을 이곳이 아닌 다른 곳과 동일시하는 일로 돌아간다. 항구를 굽어보는 방 두 개짜리 숙소, 시칠리아의 순교자 성 아가타의 유해를 자랑하는 언덕 꼭대기의 교회, 무료 저녁 뷔페가 제공되는 야자나무들 속의 방갈로. 우리는 짐을 싸고, 희망을 품고, 비명을 지르고 싶은 욕구를 회복한다. 곧 다시 돌아가 공항의 중요한 교훈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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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고 나서
실제로 공항은 여행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기도 하고, 각 사람의 지위와 그에 따른 불안이 드러나는 곳이기도 하며, 현대 건축의 백미이기도 하고, 일의 기쁨과 슬픔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니 화성인이 온다면 구경시켜 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장소로 공항을 꼽는다는 저자의 말은 전혀 농담이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항은 저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장 강하게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