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감성으로 만들어내는 영상미
CF감독 용이
CF감독 용이
“어떻게 하면 저만의 생각과 느낌들이
작품에 묻어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작품에 묻어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감성을 표현 중인 용이감독과의 인터뷰
자신의 감성을 표현 중인 용이감독과의 인터뷰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 버스커 버스커의 ‘처음엔 사랑이란게’ 뮤직비디오를 통해 특유의 감성을 살려낸 용이감독. 그는 2003년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를 시작으로 영화, CF, 뮤직비디오까지. 영상이라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그의 집 ‘신식가택 유유우(新式家宅 流留遇)’가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큐비즘은 그의 작업 과정 이야기와 더불어 그의 감성이 듬뿍 담겨있는 집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친구의 집을 놀러가듯, 편안한 마음으로 용이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유의 감성미를 지닌
용이감독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용이 감독이고요. TV CF 광고를 주 업으로 하고 있고, 뮤직비디오와 영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 CF감독 용이
근래에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감독님의 작품을 볼 수 있었어요. 가장 최근 작품으로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꼽을 수 있고요. 이 작품 같은 경우 처음 제의를 받고 망설이셨다면서요.
사실 뮤직비디오를 자주 만드는 편은 아닌데요. 만들 때 오히려 제가 노래를 들어보고 결정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저랑 맞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낫잖아요. 아무거나 하면 제가 못 하는 분야도 있을 테니까요. 근데 자우림 같은 경우는 워낙 좋아하는 밴드여서 혹시라도 누가 될까 봐 그런 걱정을 했었죠.
-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동영상출처 - 유튜브 Jaurim)
결국 작업에 참여하셨는데,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우선 곡이 마음에 들었어요. 또 이 곡을 통해서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처음 곡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상실감'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맴돌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요즘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게 여러 가지 물질적인 걸 수도 있지만, 결국 가치관적인 면에서 ‘생각의 상실감'이 많은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어떻게 살아오고 있나?’라는 생각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조차 없고, 배울 수 있는 교육도 없잖아요. 평범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런 삶이 물질적으로만 치우쳐있고요. 교육 자체도 돈을 많이 벌고 좋은 직장 얻어서 편안하게 살면 그게 행복한 줄 아는 거죠. 모든 생활이 그렇게 규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분명 있을텐데 말이에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가진 ‘상실감’이 얼마나 클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본 것 같아요.
-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곡을 처음 듣고, ‘상실감’을 떠올렸다는 용이
‘스물다섯, 스물하나' 뮤직비디오 이야기를 하자면, 초반에 자우림 멤버들이 직장인으로 등장하다가 중반부터는 밴드로서의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이 장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보통 밴드의 뮤직비디오라고하면 립싱크로만 가거나 스토리로만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우선 그런 건 식상할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마치 ‘상실감'에 빠져있는 직장인한테 자우림이 보내는 선물같은 판타지처럼 내 주위에서 그 음악이 들렸을 때, 바로 내 뒤에서 자우림이 연주해주고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담았어요.
-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의 한 장면
더욱이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자면,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감독님만의 오브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생수병이라든지, 비닐봉지라든지, 이전의 버스커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에서도 등장했던 것들이거든요.왠지 이 오브제들에는 감독님만의 특별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런 것들이 예쁘지 않아 보일 수 있는 오브제이잖아요. 굳이 영상 작품에서 쓰지 않아도 되는 물건들인데. 개인적으로 일상의 오브제를 가지고 감정을 표현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사실 예쁜 걸 갖고 예쁘게 찍는 건 1차원적인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보는 오브제를 가지고 감정을 표현하는 게 더 예뻐 보일 수가 있는 거죠.개인적으로 비닐봉지를 사용한 건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예전부터 비닐봉지의 미묘한 움직임을 보면서 지금 사회의 대표되는 오브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가볍고 편리하지만, 지금 이 사회는 비어있는 듯한, 또 일회용이고요. 이런 느낌들이 이 사회를 대변하는 오브제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럼, 생수병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이번 작품에서는 생수병에서 물이 떨어졌고, 지난 작품(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생수병을 떨어트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생수병이 제일 아무렇지도 않은 오브제 중에 하나잖아요. 또 제가 워낙 생수병을 들고 다니면서 물을 자주 마시기도 하고, 생수 광고도 찍었었고요. (웃음) 무엇보다 투명한 병에 빛이 비치는 모습을 굉장히 좋아해요. 빛이 투과됐을 때 생기는 그림자라든지, 그런 걸 찍었을 때 영상에서 보여지는 형상들을 좋아하고요. 또 생수병이 여러 사건이 생길 수 있는 물건이잖아요. 물이 샌다거나, 엎지르거나, 이런 것들이 나중에 장면들로서 구성되는 것 같아요.
- 뮤직비디오에서 용이만의 오브제로 사용되었던 비닐봉지와 생수병
생수병, 비닐봉지 외에도 숨어있는 오브제들이 있을 것 같아요.
예전 작업 중에 신발에 붙은 껌도 있었고요. 주로 많이 쓰는 건, 녹은 아이스크림이에요. 이번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 엔딩에도 나오거든요. 또 김건모 ‘허수아비' 엔딩이랑 빅뱅 ‘코에오 키카세떼(声をきかせて)’에도 첫 타이틀에 아이스크림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장면이 나오죠. 이걸 제일 처음 찍은 게, 한효주의 영화 데뷔작인 ‘아주 특별한 손님'의 예고편을 찍을 때였어요. 당시 새벽에 다리 난간에서 심심해하는 장면을 찍고 싶었는데, 한효주 씨가 뻘쭘하게 서 있으니까 제가 생각했던 느낌들이 안 나서 조감독한테 비닐봉지에 아이크스림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어요.왠지 일상의 한 장면 같아 보이고 싶었거든요. 비닐봉지가 나오는 느낌이 너무 좋았고, 순간 아이스크림이 땅에 떨어져 녹고 있으면 감정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어요. 그때부터 저만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군데군데 심어놓고 있죠. 제 영상이라는 하나의 암호 같은, 카메오 출연식의 요소이기도 하고요.
- 김건모 ‘허수아비' (동영상출처 - 유튜브 Sang young Han)
- 빅뱅 ‘코에오 키카세떼(声をきかせて) (동영상출처 - 유튜브 YGEntertainment)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발견한 오브제가 있었다면, ‘처음엔 사랑이란게'에서 윤진욱 씨가 난간에 걸터앉아있는 장면에서 책장에 뜨거운감자 ‘시소' 앨범에 꽂혀있더라고요. 이전에 ‘시소' 앨범에도 참여하셨는데 (웃음) 이건 의도된 장면인가요?
그렇죠. (웃음) 원래 카메라 앞에 다른 시디가 있었는데, 일부러 ‘시소' 앨범을 사용했어요. 윤진욱 씨가 들고 있는 책도 제가 최근에 가장 좋아한 시집이에요. 심보선 시인의 ‘슬픔이 없는 15초'라는, 사실 제목을 보기 전에는 시인을 몰랐거든요. ‘슬픔이 없는 15초'라는 제목에서 느낌이 확 왔어요. 제가 주로 하는 광고작업이 15초잖아요. 작업하면서 늘 생각했던 게 ‘슬픔이 없는 15초'였거든요. 왜냐하면, 광고는 항상 예쁘고, 아름답고, 멋있는 것들만 나오잖아요.슬프거나 좌절하거나 더러운 건 안 나오고요. 그러다 보니 약간 박제된 행복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느낌들을 생각하곤 했었는데, 마침 그 책을 발견했던 거고요.
-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실제 용이의 집에서 촬영했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처음엔 사랑이란게' 같은 경우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어요. 또 앨범도 앨범이지만, 출연했던 여배우에 대한 관심도 높았었고요. 작품에 출연했던 손수현 씨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된 건가요?
섭외하기 이전에 캠핑잡지를 통해 본 적이 있어요. 보면서 아오이 유우(あおいゆう)랑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했는데,제가 아오이 유우의 초창기 데뷔 시절부터 엄청난 팬이거든요. (웃음) 더욱이 관심 있게 보던 친구였는데, 이번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면서 잘 맞는 이미지라고 생각했어요. 마침 스케줄도 잘 맞았었고요.
-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 (동영상출처 – 유튜브 CJENMMUSIC)
그럼, 남자 주인공이었던 윤진욱 씨는요?
진욱이 같은 경우는 저희 여자 조감독이 좋아하던 이상형이었어요. 사심이 들어간 거죠. (웃음) 당시에 저도 아는 모델 동생을 통해서 그 친구 괜찮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또 느낌이 너무 모델 같지 않은 느낌이잖아요. 조각미남은 아니지만, 훈남이랄까? 그런 느낌이 이번 뮤직비디오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어요.
-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모델 윤진욱 (이미지출처 - Dalwaiian)
배우 분들에게는 어떤 연기 지도를 하셨는지 궁금해요.
이번 작품을 할 때 수현 양에게 몇 가지만 얘기를 했었어요. 예를 들어,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꼭 보고 와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뮤직비디오에 여자 주인공이 중간중간 멍 때리는 표정이 있거든요. 이런 걸 그 영화를 보면서 참고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유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다가 잠깐의 틈이 생기는 타이밍에, 어제 헤어졌던 감정이 불쑥 생길 때 나타나는 표현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표현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커피잔에 빨대를 돌리고 있는 장면도 진욱이가 커피잔을 돌리는 장면과 오버랩되기도 하고요.
- 버스커 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배우 손수현
어떻게 보면 손수현 씨와 윤진욱 씨가 연기자로서는 신인인데, 두 분에게 좋은 인상을 받으셨나 봐요.
그렇죠. 진욱이 같은 경우는 무덤덤한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또 수현 양은 자기가 작품을 해석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뮤직비디오 첫 장면에 남자 주인공 가슴을 때리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렇게 때리라고까지는 안 했는데 본인이 해석에 들어간 거예요. 저는 연출할 때 최대한 누르는 스타일인데, 본인이 말하기를 그 장면에서는 감정적으로 올라와서 때리는 느낌이 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안그래도 수현 씨가 지난 인터뷰에서 말하길, 그 장면이 제일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요? 속 시원했나 본데요? (웃음)
당시에 뮤직비디오 엄청난 화제를 받았었는데, 주위에서의 반응은 어땠었나요?
주변에서는 용이스럽게 나왔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또 이런 반응도 있더라고요. 왜 맨날 하던 게 또 나왔냐면서요.근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어떤 화가도 자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계속 비슷한 작업을 하잖아요. 이런 게 자기 스타일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매번 새로운 걸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변주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다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사랑이란게'에 나오는 오락실 장면도 ‘아주 특별한 손님' 예고편에 있거든요. 그때 찍었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도 넣어본 거고요.
-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 예고편 (동영상출처 – hanhyojoo gall)
감독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처음엔 사랑이란게'와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의 배경장소가 ‘직장'이라는 것 또한 일치하더라고요.
저는 큰 회사에 다녀보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겐 ‘일을 한다’라는 개념이 있잖아요. 그런 상황을 말하고 싶었어요. 이를테면, 직업이 생존에 가까워지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 같은 것 말이죠. 사회 생활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직장, 일에 대한 공포감을 어설프게 위로하는 게 아니라, 이 아픔에 대해 사실적으로 이야기 하려고 했고요. 학생 때도 그렇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그렇고, 너무 슬픈 사랑을 해도 다음날 출근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출근하는 장면도 넣었어요. 헤어진 다음 날에 대해서 남녀가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작품에 담으려 했거든요.
- ‘직장’이라는 공통된 장소 배경에 대해 설명 중인 용이
또 하나 감독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을 꼽자면, 김C 씨가 계신데요. 최근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도 ‘사라질것들' 영상을 맡으셨잖아요. 그런데 최근 자우림의 뮤직비디오 같은 경우 김C 씨와 이야기하다가 영감을 받으셨다고요.
김C와는 서로 많은 영감을 주고받는 사이에요.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라는 히트곡이 나오기 1년 전부터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영화는 없는데 영화 예고편을 만들고, O.S.T만 있는 거예요. 한마디로 가상의 영화의 O.S.T를 만들고, 가상의 영화의 예고편을 만드는 거죠. 그래서 나온 게 ‘시소' 음반이죠.
- MBC ‘무한도전' 정준하 X 김C ‘사라질것들' (동영상출처 - 유튜브 MBCentertainment)
- 뜨거운감자 ‘시소’ (동영상출처 – 유튜브 hotpotato)
최근엔 어떤 대화를 주고받으셨나요?
최근에도 진행하고 있는 게 있어요. 내년에 전시를 같이 해보기로 했거든요. 김C와는 늘 얘기하면서 신세 한탄도 많이 하고, 아무래도 직업이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철이 안 들어서 그런지, 계속 뭔가를 비판하는 것 같아요. 주위에서는 술 마시면서 심각한 얘기 좀 그만하라고 하는데 (웃음) 김C랑 저랑은 심각한 얘기만 계속 하거든요. 사회 부조리라든지, 현시점에서 사회의 문제점이라든지, 그런 부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분노하는 편이에요. 그런 것들을 술 마시고 한탄으로 끝날 게 아니고, 그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저희가 창작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점에서 김C와 잘 맞는 것 같아요.
- 평소 서로에게 자극을 주며, 두터운 친분을 유지 중인 김C와 용이
- 김C & 용이감독 ‘in Le mans’ (동영상출처 - Audi Korea)
감독님의 그동안 작품을 돌이켜보면, 초창기에는 영화와 광고 작업을 주로 하셨어요. 근래에는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었고요. 점점 영역이 넓어지시고 계신데,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최근에 자우림과 버스커버스커의 뮤직비디오를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그전에는 영상에 완성도나 아름다움 미적인 부분에 대한 탐구가 탐리적으로 갔었거든요. 요즘은 그걸 통해서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선을 하느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나의 장면을 통해서 제 얘기를 전달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평소 생활에서 돋보이는
그의 센스를 파헤치다!
평소에는 무엇을 하면서 지내시나요?
요즘에는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있어요. 수영도 다니고, 기타도 다시 배우고 있고요. 이런 식으로 뭔가 배우는 걸 좋아해요. 항상 한 두 가지 아이템은 꾸준히 배우고 있거든요. 또 엔틱카 관리하는거랑 자동차 관련 용품들 모으는 거 좋아하고요. 최근에는 LP로 음악 감상하는 걸 좋아해요.
- 평소 자동차 관련 용품을 모으는 게 취미인 용이 (이미지출처 – 네이버 블로그 Century)
오늘 인터뷰는 감독님의 댁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 SBS ‘SBS 스페셜’에서도 감독님 댁이 소개되었어요. 오늘 큐비즘 독자분들을 위해 직접 댁을 소개해주신다면?
우선 저의 집 이름은 ‘신식가택 유우우’인데요. '흐를 유, 머무를 유, 만날 유'에요. 흐르고, 머무르고, 만나다라는 뜻이고요. 보시다시피 큰 원룸 같은 집이에요. 문이 닫혀있지 않고, 공기가 다 통하는 곳이죠. 제가 방이 여러개인 집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집을 이렇게 지은 이유도 그런 생각 때문이고요. 왜 남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집을 짓게 되었어요. 철저히 이기적인 집이라고 볼 수 있죠.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인가요?
조명도 그렇고 공간 구획도 그렇고, 제가 가장 집을 짓고 싶어했던 이유 중 하나가 창고 때문이었어요. 빈티지 자동차를 보관할 수 있는 차고가 있는 집을 갖고 싶었거든요. 그 욕심에 시작하다가 욕심을 많이 내다보니까 집도 커지고, 어느새 이층집이 되었네요.
- 용이의 센스가 돋보이는 인테리어
집 안을 둘러보면 감독님의 여러 취미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요. 혼자 계셔도 전혀 외로울 시간도 없으시겠어요.
그렇죠. 할 게 너무 많으니까 잠잘 시간이 모자를 정도에요. 외로움은 전혀 못 느끼고요. (웃음) 심지어 저는 그 외로움의 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작 쪽 일하는 사람은 외로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혼자 술 마시러 자주 가는 편이에요. 그 시간이 저한테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게 해주고, 술 마시면서 책을 읽으면 약간은 남을 의식하게 되면서 책을 읽기 때문에 목표치를 꼭 읽게 되거든요. 그래서 혼자 맥주 한 두 잔 마시면서 책 읽는 게 저한테 제일 좋은 행복의 여유이죠.
- 집 안에서 여러 가지 문화 생활을 즐긴다는 용이
최근 꽂혀있는 음악이 있다면?
최근 ECM 레이블에서 나온 키스쟈렛(Keith Jarrett)의 재즈 앨범들을 즐겨 듣고 있어요. 전시회도 갔었거든요. 이 전시회가 귀로 듣는 전시회인데, ECM이란 레이블에서 그동안 만든 음반들을 살 수도 있고, 들을 수도 있고, 음반들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전시회에요. 저는 3번 갔었거든요. 혼자서 2번 갔고, 한 번은 김C랑 갔었고요. 시간이 생기면 거기 메인 음악감상실에서 음악 한, 두 시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곤 하죠.
내년에 김C 씨와도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고 하셨잖아요. 그곳에도 두 분의 많은 스토리가 담겨있겠네요.
그렇죠. 사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이번 전시회의 소재를 듣고 갔는데, 너무 비슷하더라고요. 깜짝놀랐어요. (웃음) 물론 저희는 그런 레이블도 아니지만, 특정한 주제를 갖고 전시를 할 거예요. 김C는 이미 음악 작업에 들어갔고요. 저는 구상만 하고 있는 단계에요.
- 최근 키스쟈렛(Keith Jarrett)의 앨범을 즐겨 듣는다는 용이
용이에게 ‘김C’란?
저에게 많은 자극을 주는 사람이에요. 한때는 제가 광고 작업을 많이 하면서 상업적으로 노출이 되다 보니까 성공병에 걸리기도 했었어요. 광고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거든요. 또 남을 이기다 못해 제 스스로를 이기려고도 했었고요.지금은 왜 자기와 싸워야 했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이런 생활이 있었는데, 김C를 보면 예능도 자진 하차를 했잖아요. 독일 가서 1, 2년 있다 오기도 했고요. 어떻게 보면 멍 때리다 온 거고, 음악 작업도 하긴 했지만, 그런 걸 보면서 진짜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고 사는 게 중요하고, 거기서 행복함을 느끼는 게 중요한 거라고 느꼈어요. 당시에 KBS ‘1박2일’로 잘 나가고 있었는데, 어떻게 거기서 자진 하차를 할 수 있겠어요. 그런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사회가 만든 궤도에서 자기가 뛰어내릴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는 거죠.
- 평소 ‘절친’으로 알려진 ‘김C’에 대해 이야기 중인 용이
마지막으로 큐비즘 매거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할게요.
요즘 인터뷰를 하면서도 자꾸 심각한 얘기만 해서, 점점 재미없는 사람이 돼가는 것 같아요. (웃음) 큐비즘에 안 맞게 너무 재미없는 얘기만 잔뜩한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너무 편하게 인터뷰했어요. 저랑 맥주 한잔 하면서 한, 두 시간 같이 얘기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요새 느끼는 거에 대해서 진솔하게 이야기 나눴거든요. 인터뷰 많이 봐주시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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