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환율과 실질환율
명목환율이란 한 나라 통화와 다른 나라 통화의 명목교환비율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실질환율이란 외국통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상대적인 구매력을 반영한 환율로서 구매평가이론에 근거한다.
가령 우리나라의 물가가 미국 물가에 비해 더 크게 상승하게 되면 우리나라 원화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원/달러 명목환율이 변하지 않는 경우 결과적으로 실질환율은 하락(원화의 절상)하게 된다.
실질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가격경쟁력 하락
실질환율이 하락(자국통화의 절상)하게 되면 세계 재화시장에서 우리나라 재화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실질환율의 상승-원화가치 하락-가격경쟁력 상승
실질환율이 상승하면 국내 재화가격이 내려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실질환율은 명목환율이 변하지 않더라도 상대물가의 움직임에 의해 변동한다는 점이다. 수출경쟁력은 명목환율에 의해 영향을 받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실질환율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물가안정을 통해 실질환율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환율제도의 변천추이
가. 고정환율제도(1964년 이전)
1945.10.1. 미군정당국에 의해 미 달러화와 조선은행권간 공정환율이 1달러당 15원(0.015원)으로 제정
1948.2. 외국환예치증제 실시로 1달러당 850원(0.85원) 내외의 자유매매율 형성
1948.10. 정부수립후 [한미간 환금에 관한 잠정협정]에 의거 1달러당 450원(0.45원)의 공정환율 설정
1949.11.12. 공정환율 실세화를 위해 외환경매제 시행
1950.11.1. 공정환율 1달러당 2,500원(2.50원)으로 조정, 이후로도 7차례에 걸쳐 실세수준으로 조정됨
나. 단일변동환율제도(1964.5.3. 제도채택, 1965.3.22. 실시)
1974.12.7. 이후 1달러당 484원으로 사실상 고정 운용
1980.1.12. 1달러당 580원으로 환율 인상(=평가절하)
다. 복수통화 바스켓페그 제도(1980.2.27. 실시)
원칙적으로 SDR바스켓과 독자바스켓에 의하여 결정
라. 시장평균환율제도(1990.3.2. 실시)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일중 환율변동폭 제한)
마. 자유변동환율제도(1997.12.16. 이후)
'97. 하반기 외환위기 발생 이후 환율절하 압력이 시장 메카니즘에 의해 단기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일중 환율변동폭 제한을 폐지(97.12.16)하여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이행
고정환율제도: 장점은 환율을 고정하여, 무역 및 금융거래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역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환율 수준에 대한 완벽한 예상으로 환위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따라서 활발한 국제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빈번하게 변화하는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면 거래비용이 감소하게 되어 국제적인 무역이나 자본의 이동이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통화를 가진 상대국가에 환율을 고정시켜 물가 안정화를 시킬 수 있다.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사용할 능력을 지니지 못한 국가에서는 이와 같은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한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었을 때는 고정환율제도하에서 통화정책은 무용화된다. 이렇게 되면 통화정책이 경제 내의 충격에 대해 주된 조정수단이라는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외환에 대한 추가 수요를 발생시킨다. 환율을 고정하기 위해 외환당국은 지속적으로 외환을 매각해야 한다. 그러나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면 더 이상 환율을 고정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투기적 동기의 화폐수요가 발생하면, 환율이 올라가고, 기대에 부응하게 되어 다시 환율의 수요가 올라가게 된다. 결국 중앙은행은 고정환율 제도를 포기하게 되고, 국제 수지 위기(BOP Crisis)가 발생한다.
변동환율제도: 경제활동에 있어 수출이나 생산과 같은 실물부분에 충격이 왔을 때는 환율이 자연스럽게 조정된다. 이는 변동환율제도가 자동안정화 장치 역할을 해낸다는 의미이다. 경제에 발생한 충격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무역적자로 인해서 외환의 공급은 감소하게 되고,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원화는 평가 절하된다) 이에 따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상승하게 되고, 무역적자는 해소되게 된다.
또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통화 정책을 확보할 수 있다. 통화정책은 경기안정화에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중요요소라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의 기능을 행할 수 있게 된다. 중앙은행의 역할 중 하나는 은행과 금융기관이 파산위험에 처했을 때 긴금자금을 대부함으로써 금융기관을 구원하는 것이다. 이를 최종대부자 기능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변동환율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변동환율제의 단점은 환율변동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비용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국가간 자유로운 자본이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대한 변동은 큰 거래비용을 의미한다. 또한 독립적인 통화정책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통화팽창의 위험이 있고,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환율제도의 장단점
고정환율제: 환율변동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성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자본이동의 제약이 불가피하며 국제유동성이 제한을 받게 된다. 이 경우 대외불균형이 지속되거나 기초경제여건이 약하되면 환투기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변동환율제: 자본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므로 국제유동성 확보가 용이하고 외부충격이 환율변동에 의해 흡수됨으로써 거시경제정책의 자율적인 수행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다만 외환시장 규모가 작고 외무충격의 흡수능력이 미약한 개도국의 경우 환율변동성이 높아짐으로써 경제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통화위원회제도: 국내통화를 미달러화 등에 일정 비율로 고정시킴으로써 유동성을 확보하고 환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외환의 공급에 비례하여 국내통화가 자동적으로 공급됨으로써 통화정책의 자율성이 크게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환율의 변동요인
변동환율제도의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외환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환율이 하락(자국통화가치의 상승)하고 반대로 외환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에는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이 기본 배경이다.
그러나 외환수급만으로 환율변동을 모두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한 나라와 다른 나라 통화의 교환비율인 환율은 그 나라와 상대국 통화의 상대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에 의해 변동하기 때문이다.
환율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단기적인 측면-시장참가자의 기대변화
시장참가자들의 환율에 대한 기대는 국제외환시장 동향, 거시경제 전망, 당국의 정책방향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시장참가자들의 기대변화는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인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환율의 변동을 초래하게 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시장참가자가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경우 환율이 오르기 전에 미리 외환을 매입하면 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외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어 환율이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시장참가자들의 환율상승(또는 하락) 기대심리가 같은 방향으로 형성될 경우에는 매입 또는 매도주문이 한 방향으로 동시에 집중되면서 환율이 급변동하고 외환시장이 불안정하게 되는 동반효과(bandwagon effect)가 나타나기도 한다.
단기적인 측면-주변국 환율변동
주변국 환율변동은 자국 통화의 가치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나라의 통화가 절하될 경우 자국의 대외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므로 수출부진으로 외환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형성되어 자국의 통화도 절하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원하는 일본 엔하의 가치변동에 밀접한 관련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상승-수출증가(수입감소)-국내생산증대-고용확대-경제성장 촉진
원자재 부품 수입 부담 증가-기업의 생산원가 상승-국내 물가 상승
환율의 변동은 국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화환율이 상승하면 경상수지가 개선된다. 수출기업은 수출의 대가로 같은 금액의 외환을 받더라도 원화로는 더 많은 금액을 얻게 되므로 수출단가를 낮추어 더 많은 물량을 수출하게 된다. 반면 수입기업의 경우에는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로 지불해야 할 금액이 늘어나므로 수입은 줄이게 된다. 이렇게 원화환율이 상승하여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줄어들면 국내 생산이 증대되어 고용이 확대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원화환율이 상승하면 원자재나 부품 등을 수입하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므로 기업의 생산원가가 올라가게 되고 이는 국내물가의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경우에는 환율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환율상승은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외채상환부담을 커지게 한다. 왜냐하면 동일한 금액의 외채를 갚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액의 원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
환율의 안전성 유지-자본이동의 자유 허용-통화신용 정책의 독립성 확보
예) 홍콩: 환율의 안전성 유지(고정환율)-자본이동의 자유허용
한국: 자본이동의 자유허용-통화신용 정책의 독립성 확보
2006년 이전 중국: 환율의 안전성 유지(고정환율)-통화신용 정책의 독립성 확보
환율과 이자율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이자율이 상승할 경우 원화가 평가 절상되고 환율은 하락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이자율이 상승하면 실질화폐의 수요가 감소하고 물가는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환율도 상승한다.
환율과 통화량
단기적으로 우리나라의 통화량이 영구적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통화량 증가로 인해 이자율은 하락한다. 따라서 환율이 상승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통화량이 한번 영구히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통화량 증가로 물가수준은 상승하고,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환율과 국민소득
단기적으로 국민소득이 증가하였을 때, 화폐수요는 증가한다. 결국 이자율이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국민소득이 증가한다면, 화폐의 수요가 증가하고 물가수준은 하락한다. 따라서 환율도 하락한다.
중요한 것은 물가는 단기적으로 경직적이고, 장기적으로 신축적이기 때문에 장기에는 물가가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만 단기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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