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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미디어 오늘]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하다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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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는 의미심장하다. 마침내 대한민국에 진정한 의미의 파시스트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군사쿠데타를 통해 헌정을 파괴하고 집권한 박정희가 다스린 18년 동안(특히 유신시대)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에 대한 부정, 사회 전 부면에 대한 전체주의적 재편, 통치의 주요기제로서 폭력의 채택 등의 파시즘적 요소가 짙게 드리운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해서 박정희 정권을 파시스트 정권이었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박정희 정권에는 동원된 대중이 있었을 뿐 자발적 파시스트들의 결사와 운동은 없었다.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한민국에는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득시글거린다. 호기심의 대상이던 '일베'에는 어느덧 반합리주의, 불평등에 대한 옹호,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 사회적 약자(여성, 전라도, 동성애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등)에 대한 멸시와 차별과 적대와 배제의 정당화 등의 파시즘의 기본적 특징이 넘쳐난다. '일베'는 사이버상의 말과 글로 자신들의 파시스트적 정체성을 폭로하는데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광화문 폭식투쟁을 비롯한 집단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베에 심취한 고등학생에 의해 자행된 익산 폭탄테러는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인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는 폭력마저 서슴지 않음을 보여준다.
점입가경인 것은 온갖 극우인사들이 익산 고등학생 테러범을 한국판 호르스트 베셀(호르스트 베셀은 나찌가 발호할 당시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 지구 담당 돌격대 사령관이었는데 공산당원들에게 살해당했다. 나찌는 호르스트 베셀을 순교자로 만들었고 공산당 탄압에 그의 죽음을 이용했다)로 만들려고 광분중이라는 사실이다. 이건 범죄에 가까운 행동일 뿐더러 비겁하기 이를데 없는 짓이기도 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박근혜 정부와 비대(肥大)언론의 정치적 자객(刺客)으로 사실상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사이의 편가르기와 분열과 적대를 통치의 기본으로 삼는 박근혜 정부와 메인스트림의 이익에만 복무하는 비대언론은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창궐하는 부화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은 돌격대(SA)가 히틀러에게 했던 기능, 홍위병이 모택동에게 했던 역할을 방불케하는 지경으로 무섭게 나아가는 중이다.
일찍이 영국의 보수주의자 에드먼드 버크는 "선의 방관이 악을 꽃피운다"고 갈파한 바 있다. 칸트와 헤겔과 괴테의 나라 독일은 이 격언을 무시했다가 너무나 혹독한 댓가를 치렀다.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자발적 파시스트들의 궐기를 방관한다면 죽창의 난무와 화약냄새의 진동이 머지 않았다.
* '미디어오늘'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한겨레] 대한민국 민주주의 갈림길에 섰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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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초유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19일 결정
5기재판관 보수색 짙어…‘역사적 선택’ 큰 파장 예고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1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 심판 사건의 결론이 나온다. 심판대에 오른 건 ‘종북’ 논란의 주인공인 통합진보당만이 아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18일 성명을 내 “헌재 결정은 대한민국의 헌법체제가 뒤로 퇴행할 것인지, 민주화의 성과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지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1958년 진보당이 해산당했고, 61년 5·16 쿠데타와 80년 신군부 쿠데타 직후에도 정당들이 해산당했다. 모두 독재정권이 총칼 등을 동원한 강압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제거한 경우다. 민주화운동의 결과물인 1987년 개정 헌법으로 이듬해 헌법재판소를 만들고 헌법에 정당해산제도를 도입한 것은 집권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소수정당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 설립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확인할지, 아니면 헌재가 자기부정에 나설지 이날 선고로 드러난다. 법무부가 ‘대리인’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헌법적 가치들을 심각하게 부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이번 사건 ‘청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점, 선고일이 박 대통령 당선 2돌이라는 사실은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그래서 시민들의 눈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 착석할 재판관 9명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진보당은 즉시 해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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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9인 (※ 확대 가능)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사건을 심리해온 5기 헌법재판관들은 보수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판관들은 대통령 지명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국회 선출 3명(여야 각 1명, 여야 합의 1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재판관으로 지명하고 지난해 검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재소장에 오른 박한철 소장은 대검 공안부장 출신이다.
헌재 안팎에는 ‘전운’이 감돈다. 진보당은 선고일이 공개된 17일부터 당직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해산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18일 오후 헌재 앞에는 경찰 3개 중대 240여명이 배치됐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고일에는 헌재 주변에서 진보·보수 단체들이 각각 수백에서 1000여명이 참석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헌재는 내부적으로는 이미 결론이 내려진 18일에도 비공식 평의를 열어 결정문 문구 수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행정수도 사건 이래 10년 만에 가장 긴장된 분위기다. 재판관들은 사무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등 극히 민감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정당해산을 결정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공존하는 민주주의에서 다수가 소수의 정치적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재 결정은 다양성과 관용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장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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