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박근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박근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허핑턴포스트] 땅꽁 부사장과 찌라시 대통령

땅꽁 부사장과 찌라시 대통령

게시됨: 업데이트됨: 
DEFAULT
1972년 10월 17일. 종신 대통령으로 모든 법관을 임명하고 국회를 해산할 수 있도록 한 유신헌법이 탄생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는 "국민은 그 대표자나 국민투표에 의해 주권을 행사한다"로 바뀌었다. 민청학련 사건을 포함해 김대중 납치사건과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등이 모두 그 이후에 벌어졌다. 양성우 시인이 "총과 칼로 사납게 윽박지르고// 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 군화발로 자근자근 짓밟아내고// 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 대는//지금은 겨울인가// 한밤중인가"라고 물었던 '겨울공화국' 이었다. 김수희의 "떠날 땐 말없이 떠나가세요. 날 울리지 말아요. 너무합니다. 너무합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란 노래가 국민 애창곡이 된 것도 당시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았다.
위헌이었던 긴급조치로 연명했던 제4공화국은 1979년 비극적으로 끝났다. 1987년 국민은 민주주의를 되찾았다. 권력층은 겸손해졌고 정치는 투명해졌다. 반칙과 비리는 줄었으며 국민을 머슴처럼 부리는 일도 드물었다. 국가의 위상과 국민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외환위기라는 큰 파도 역시 잘 극복했다.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쏟아 부었기에 차마 40년 전의 풍경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기울이며// 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노예다 머슴이다 허수아비다"라는 시를 다시 읊조릴 줄은 정말 몰랐다.
땅콩 하나와 찌라시 정도라고 말하지 말자. 한 번의 실수라는 말도 하지 말고 너나 잘하라는 말은 더구나 하지 말자. 지도자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의 깜냥, 시정잡배도 혀를 내두를 천박한 도덕성, 후안무치의 책임 회피를 두고 철없는 이념 논쟁도 하지 말자. 제 손에 흙 한 번 묻힌 적이 없는 이들이 4천만의 공동체를 제멋대로 분탕질하는 것을 침묵하지 말자.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자. 얼마나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인가를,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가를, 평범한 우리가 갖고 있는 권리를 생각해 보자. 질문의 출발점은 권력의 민낯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조현아 사장은 25살에 입사해 7년 만에 임원이 되었다. 겨우 40세에 대한항공 부사장, 칼호텔, 왕산레저개발과 한진관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능력이나 인품과 무관한 무임승차다. 박근혜 각하 역시 다르지 않다. 1998년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은 쟁취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남 표를 의식한 정치 공학의 산물이었다. 뒤이은 국회의원 연임과 대통령 당선 역시 부친의 후광 덕분이다. 제 손으로 일군 게 없으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도 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정원의 불법 선거를 조사하던 채동욱 검찰총장은 가장 치욕스런 방법으로 쫓겨났다. 정윤회씨를 비판했던 문화부 국장과 과장은 영문도 모른 채 좌천을 당했다. 매뉴얼을 따랐던 사무장과 승무원이 욕을 먹고 폭행을 당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잘못이 밝혀져도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주변을 겁박해 진실을 왜곡하는 것조차 판박이다. 탁월한 식견이 있는 것도 남다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자기만 옳다. 공정하지도 않고 원칙도 없다. 국가와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고사하고 천문학적인 손해를 끼친다.
대한항공은 사유물이 아닌 국민의 애국심은 물론 임직원, 채권자, 협력회사와 고객의 합작품이다. 막대한 돈과 노력으로 쌓아올린 회사 이미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박 대통령이 국가에 미친 해악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모범 국가의 이미지는 이미 퇴색했다. 언론을 탄압하고 독재국가로 회귀한다는 비난은 낯설지 않다. 제 자리에서 성실히 일한 사람이 벌을 받으면서 정의는 죽어간다. 문고리 권력이 제멋대로 국정을 쥐락펴락 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질식 직전이다. 북한을 비롯해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와 구축한 신뢰도 바닥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엎을 수도 있다. 제 아버지만 믿고 기고만장했던 조 사장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국민의 분노는 이미 그를 넘어 조회장 일가로 확산되고 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여전히 40%를 넘는다는 것이 크게 위안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인류 역사가 증명하듯 권력이 힘을 잃을 때 가장 잔인해지는 것은 항상 국민이었다. "너무 합니다"란 노래가 송년회 자리에서 더 높아지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미디어 오늘]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하다

파시즘의 시대가 도래하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DEFAULT
익산에서 벌어진 '폭탄테러'는 의미심장하다. 마침내 대한민국에 진정한 의미의 파시스트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군사쿠데타를 통해 헌정을 파괴하고 집권한 박정희가 다스린 18년 동안(특히 유신시대)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에 대한 부정, 사회 전 부면에 대한 전체주의적 재편, 통치의 주요기제로서 폭력의 채택 등의 파시즘적 요소가 짙게 드리운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해서 박정희 정권을 파시스트 정권이었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박정희 정권에는 동원된 대중이 있었을 뿐 자발적 파시스트들의 결사와 운동은 없었다.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한민국에는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득시글거린다. 호기심의 대상이던 '일베'에는 어느덧 반합리주의, 불평등에 대한 옹호, 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 사회적 약자(여성, 전라도, 동성애자,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등)에 대한 멸시와 차별과 적대와 배제의 정당화 등의 파시즘의 기본적 특징이 넘쳐난다. '일베'는 사이버상의 말과 글로 자신들의 파시스트적 정체성을 폭로하는데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광화문 폭식투쟁을 비롯한 집단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베에 심취한 고등학생에 의해 자행된 익산 폭탄테러는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타인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는 폭력마저 서슴지 않음을 보여준다.
점입가경인 것은 온갖 극우인사들이 익산 고등학생 테러범을 한국판 호르스트 베셀(호르스트 베셀은 나찌가 발호할 당시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 지구 담당 돌격대 사령관이었는데 공산당원들에게 살해당했다. 나찌는 호르스트 베셀을 순교자로 만들었고 공산당 탄압에 그의 죽음을 이용했다)로 만들려고 광분중이라는 사실이다. 이건 범죄에 가까운 행동일 뿐더러 비겁하기 이를데 없는 짓이기도 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박근혜 정부와 비대(肥大)언론의 정치적 자객(刺客)으로 사실상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사이의 편가르기와 분열과 적대를 통치의 기본으로 삼는 박근혜 정부와 메인스트림의 이익에만 복무하는 비대언론은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이 창궐하는 부화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일베'를 비롯한 자발적 파시스트들은 돌격대(SA)가 히틀러에게 했던 기능, 홍위병이 모택동에게 했던 역할을 방불케하는 지경으로 무섭게 나아가는 중이다.
일찍이 영국의 보수주의자 에드먼드 버크는 "선의 방관이 악을 꽃피운다"고 갈파한 바 있다. 칸트와 헤겔과 괴테의 나라 독일은 이 격언을 무시했다가 너무나 혹독한 댓가를 치렀다.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자발적 파시스트들의 궐기를 방관한다면 죽창의 난무와 화약냄새의 진동이 머지 않았다.
* '미디어오늘'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한겨레] 대한민국 민주주의 갈림길에 섰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갈림길에 섰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DEFAULT
헌재, 초유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19일 결정
5기재판관 보수색 짙어…‘역사적 선택’ 큰 파장 예고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1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당해산 심판 사건의 결론이 나온다. 심판대에 오른 건 ‘종북’ 논란의 주인공인 통합진보당만이 아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18일 성명을 내 “헌재 결정은 대한민국의 헌법체제가 뒤로 퇴행할 것인지, 민주화의 성과를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지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1958년 진보당이 해산당했고, 61년 5·16 쿠데타와 80년 신군부 쿠데타 직후에도 정당들이 해산당했다. 모두 독재정권이 총칼 등을 동원한 강압으로 정치적 반대자들을 제거한 경우다. 민주화운동의 결과물인 1987년 개정 헌법으로 이듬해 헌법재판소를 만들고 헌법에 정당해산제도를 도입한 것은 집권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소수정당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 설립의 자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재확인할지, 아니면 헌재가 자기부정에 나설지 이날 선고로 드러난다. 법무부가 ‘대리인’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헌법적 가치들을 심각하게 부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이번 사건 ‘청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점, 선고일이 박 대통령 당선 2돌이라는 사실은 사건의 정치적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그래서 시민들의 눈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 착석할 재판관 9명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진보당은 즉시 해산에 들어간다.
default
헌법재판관 9인 (※ 확대 가능)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사건을 심리해온 5기 헌법재판관들은 보수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판관들은 대통령 지명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국회 선출 3명(여야 각 1명, 여야 합의 1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재판관으로 지명하고 지난해 검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재소장에 오른 박한철 소장은 대검 공안부장 출신이다.
헌재 안팎에는 ‘전운’이 감돈다. 진보당은 선고일이 공개된 17일부터 당직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해산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18일 오후 헌재 앞에는 경찰 3개 중대 240여명이 배치됐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고일에는 헌재 주변에서 진보·보수 단체들이 각각 수백에서 1000여명이 참석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헌재는 내부적으로는 이미 결론이 내려진 18일에도 비공식 평의를 열어 결정문 문구 수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 행정수도 사건 이래 10년 만에 가장 긴장된 분위기다. 재판관들은 사무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등 극히 민감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정당해산을 결정한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공존하는 민주주의에서 다수가 소수의 정치적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헌재 결정은 다양성과 관용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장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2014년 11월 1일 토요일

[ㅍㅍㅅㅅ 이정환닷컴] 이재용 후계에 관한 주요 논점 총정리

이재용 후계에 관한 주요 논점 총정리

📁 시사 🕔2014/11/01
이재용 후계에 관한 주요 논점 총정리
사실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구도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제일모직(에버랜드)의 최대주주고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그리고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수직적 순환출자 구조가 이미 완성돼 있죠. 그러나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고 상속세를 내고 경영권을 그대로 넘겨받기까지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먼저 배경 설명부터 해볼까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는데요. 첫째,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더라도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그룹의 내부 지분 비율은 유지돼야 한다. 둘째, 상속세를 다 내고도 이재용 부회장 남매의 지배력이 아버지 시절보다 줄어 들어서는 안 된다. 셋째, 순환출자 구조를 정리하더라도 지금처럼 모든 계열사들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라면 이런 전제 조건을 두고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이 복잡미묘한 퍼즐을 맞추면서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변동 내역을 추적해 보면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가운데 어느 하나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해가 안 되시면 여기 오시면 됩니다(...)
이해가 안 되시면 여기 오시면 됩니다(…)

상속세 65%, 최대 6조원은 어떻게.

이재용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게 물려받을 재산이 어느 정도 되는지부터 살펴볼까요. 먼저 상장회사 지분은 삼성전자 지분이 3.4%, 삼성생명 지분이 20.8%, 제일모직(에버랜드) 지분이 3.7%, 그리고 삼성물산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이 각각 1.4%와 1.1%씩 있습니다. 재벌닷컴 집계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으로 1년 평균 주가로 환산한 결과 이것만 해도 11조7180억원에 이릅니다. 그리고 비상장 주식이 4790억원 정도 되는 걸로 평가됩니다.
지분가치
여기에 부동산이 공시가격 기준으로 6780억원 정도 더 있는데 얼추 다 더하면 13조원 정도가 됩니다.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되지만 여러 가지 상속세를 줄이는 합법적인 수단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내야 할 상속세는 적게는 3조원에서 많아봐야 5조원 정도가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왕이면 상속 전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주가를 낮은 상태로 두는 게 유리하겠죠.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은 3조964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상장회사 주식은 삼성전자 지분 0.6%가 1조2220억원, 비상장 회사 주식으로는 제일모직 지분 25.1%, 삼성SDS 지분 11.3%, 삼성자산운용 지분이 7.7% 등 2조6900억원, 그리고 기타 재산이 520억원 정도 됩니다. 이걸로는 상속세 5조원을 낼 수가 없죠. 제일모직과 삼성전자는 무조건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팔 수 있는 지분은 삼성SDS 정도밖에 없고 말이죠.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도 재산이 상당합니다. 삼성전자 지분이 0.7%로 아들보다 더 많죠. 주식 1조5460억원어치와 부동산 등 기타 재산이 310억원, 모두 1조5770억원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절반 정도 규모입니다. 동생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1조1290억원과 1조640억원 정도입니다. 둘 다 제일모직 지분이 8.4%씩, 삼성SDS 지분이 4.2%씩, 1조원 정도 되고요. 부동산이 조금씩 있습니다.
이건희-일가-지분-현황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물려받으려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6% 밖에 안 되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3.4%를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상속세입니다. 2013년에 상속법이 개정돼 주식 현물로는 낼 수 없고 현금으로 내거나 현금이 없으면 주식을 처분해서 현금을 만들어야 합니다. 5년 동안 나눠서 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다른 재산을 처분해서 상속세를 내더라도 삼성전자 지분을 그대로 물려받으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버지 어머니 지분을 다 더해도 많은 지분은 아니니까요.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좋은 그림은 지금처럼 제일모직과 삼성생명으로 삼성전자를 우회 지배하면서 삼성전자 지분도 그대로 물려받는 건데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상황에 따라 처분해야 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삼성생명을 계열 분리하고 제일모직(에버랜드)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는 시나리오가 있고요. 둘째,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유지하되 삼 남매가 사업 부문을 나눠 맡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첫 번째 시나리오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골칫거리고 두 번째 시나리오는 공정거래법이나 금산분리 이슈 등이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습니다.

불가능한 특명, 제일모직을 지주회사로.

최근 움직임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을 지배구조의 중심축으로 가져가되 삼성SDS 등의 지분을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실탄으로 쓸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SDS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빠져있어 지분을 내다 팔더라도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죠. 상속 시점까지 최대한 삼성SDS의 기업 가치를 높여 비싸게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는 전략으로 가려고 할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제일모직(에버랜드)가 2015년 봄에 상장할 계획이라는 발표부터 살펴볼까요.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뒤 한 달 뒤에 나온 갑작스러운 발표였습니다. 에버랜드가 상장해서 얻는 게 뭘까요. 지금처럼 제일모직을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우회 지배하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일 텐데 말이죠. 가장 가능성 높은 추론은 제일모직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삼성전자 등과 합병을 모색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일단 제일모직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게 아니라면 굳이 상장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상장을 한다는 건 뭔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일 테니까요. 지금까지도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립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세를 다 내고도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려면 지금 같은 순환출자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겁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작업이 본격화 된 건 2013년 9월 무렵부터였습니다. 먼저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부문을 인수해 제일모직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죠. 인수대금은 1조500억원. 이에 앞서 삼성물산이 8월부터 장내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야금야금 사들여 1.8%를 확보했습니다.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을 발표한 게 그해 9월이었고요. 그리고 2014년 3월에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내부-지분-현황
2014년 4월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을 선언했고 2014년 9월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합병을 선언했습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죠. 일단 제일모직이 패션 사업을 에버랜드에 넘긴 건 어차피 말만 제일모직일 뿐 패션 사업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제일모직의 첨단소재 사업을 삼성SDI에 넘긴 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고요.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은 기업가치를 키워 상장 이후 이재용 부회장에게 최대한 현금을 몰아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은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차원일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조금 예상 밖이었는데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지분을 계속 사들였기 때문에 삼성물산이 인수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죠.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우선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4.1%나 확보하고 있죠. 삼성전자가 삼성SDI 지분을 20.4%, 그리고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7.2%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의 순환출자 구조를 이루고 있으면서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각각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종합화학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삼성그룹의 또 다른 아킬레스 건, 삼성물산.

문제는 정작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1.7% 밖에 안 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4.8%와 삼성SDI가 보유한 7.2%를 다 더해도 13.7% 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나마 한 주도 없습니다. 삼성물산 자사주 6.4%를 더해도 겨우 20%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공격을 받는다면 삼성물산이 목표가 될 거라는 관측도 있었죠.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주주입니다. 삼성생명이 계열 분리 된다면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의 중심에 놓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나마 이재용 부회장이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니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할 수 있다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지배구조-변화-예상
이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많습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지 않고 삼성중공업과 합병한 걸 보면 건설사업 부분을 통합·강화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합병 이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건설사업 부분을 따로 분할하고 여기에 삼성물산이 물산과 건설 사업 부문으로 분할해 건설사업 부문을 넘기는 시나리오 말이죠. 삼성물산은 지주회사로 통합하는 시나리오라는 거죠.
문제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너무 적어서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일모직 패션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도 삼성물산과 합병에 대비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의 보유 부동산 등의 가치가 저평가 돼 있어 자산 재평가를 거치면 1대 1 합병도 가능할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제일모직이 독자적으로 상장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 등이 미리 사들이는 방안도 가능하겠죠.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 가족의 지분이 32.7%까지 늘어납니다. 거꾸로 이재용 부회장 등이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미리 사들이는 방안도 가능합니다. 삼성SDI와 삼성생명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면 이재용 부회장 가족의 지분이 최대 29.5%까지 늘어납니다. 자연스럽게 순환출자 문제도 해결되고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삼성생명을 계열 분리하는 시나리오도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맞바꾸는 거죠. 일단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이 늘고 삼성생명은 자사주가 늘어나겠죠.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하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의 자사주 지분과 맞바꿉니다. 그럼 이건희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이 늘어나겠죠.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모두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기지 않고 일부 또는 전부를 에버랜드에 증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어차피 에버랜드는 이미 이재용 부회장 남매가 꽉 잡고 있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하고 일부는 제일모직에 증여하는 방식으로 쪼개면 상속세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제일모직을 통해 계열사들에 미치는 영향력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에버랜드-주주현황

김칫국부터 마시는 법에도 없는 중간지주회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해서 지주회사가 되고 그 밑에 삼성전자가 중간지주회사로, 그리고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들어가는 시나리오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제일모직+삼성물산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각각 제조업 계열사들과 금융업 계열사들을 수직적으로 지배하는 구조인데요. 이 시나리오의 문제는 아직 중간금융지주회사라는 게 법적으로 허용돼 있지 않다는 겁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두는 건 불가능합니다. 애초에 제일모직+삼성물산 지주회사가 삼성생명을 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습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합니다. 정권 차원의 특혜가 아니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둘 다 가져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죠.
중간금융지주회사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일부를 공익재단에 증여해 우회상속하거나 제일모직에 증여해 간접 지배하는 방안도 가능할 겁니다. 삼성생명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일부와 이재용이 물려받게 될 사업회사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삼성전자에 주력하되 삼성생명도 놓으려고 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죠. 동생들과 삼성생명을 나눠서 지배하는 것도 가능할 거고요.
정작 상속세는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삼성SDS를 과감하게 내다 팔고 나머지는 5년에 걸쳐 나눠서 내면 되는데요. 상속세가 3조5000억원이라고 가정하고 삼성SDS지분을 팔아 2조원을 만들었라면 1조5000원이 남죠. 삼성전자가 배당을 조금만 늘린다면 물려받은 삼성전자 지분에서 나오는 배당만 그대로 세금으로 내도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삼성전자가 그동안 주주들에게 배당을 짜게 주면서 사내 유보금을 늘려왔던 것도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 구도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을 받고 난 뒤에 배당을 늘려서 현금이 들어오면 그걸로 상속세를 내면 되겠죠. 주주들 입장에서야 누가 회장이 되든 주가가 오르면 행복해 할 테니까요. 배당까지 두둑하게 주면 불만이 없을 거고요.
이재용 부회장의 생각은 뭘까요. 외부의 관측은 무성하지만 삼성그룹은 아직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한 적 없습니다.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까요. LG그룹이나 SK그룹에서 보듯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확대됩니다. 다만 지금은 중간금융지주회사 등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하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오히려 위축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지금이 가장 좋고 딱히 지주회사가 절실한 상황은 아니죠. 다만 문제는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누워 있기 때문에 마냥 미룰 수도 없다는 겁니다. 결국 국회에서 삼성 특별법이든 이재용 특별법이든 만들어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허용해 주거나 과도기적으로 금융산업 분리 규제를 완화해주거나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해주지 않는 이상 일단 버티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지주회사는 절대 안 돼.

또 하나 변수는 지금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인데 상속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그대로 물려받지 못하면 제일모직이 최대주주가 되고 자동으로 금융지주회사가 된다는 겁니다. 지금은 이건희 회장이 20.8%, 에버랜드가 19.3%로 이건희 회장 지분이 살짝 더 많아서 금융지주회사가 아닌데요.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돼서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면 비금융 계열사들을 내다 팔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됩니다.
다시 정리해 볼까요. 제일모직이 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생명을 정리해야 하고 금융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전자를 정리해야 됩니다.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 둘 다 가져갈 방법은 없습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면 된다고 하지만 그건 아직 희망사항일 뿐이고요. 금융산업 분리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공정거래법을 바꾸려면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할 텐데요. 그야말로 삼성을 위한 특별법이 될 텐데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중간금융지주회사-2
결국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더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삼성생명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그대로 상속 받고 삼성전자 지분을 제일모직에 현물출자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제일모직 지분을 크게 높여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일부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맞교환하면 제일모직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겠죠.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쳐도 제일모직의 삼성전자 지분이 6.72% 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서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이 지주회사를 통해 삼성전자 사업회사와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시나리오도 나옵니다. 제일모직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지분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송원근 교수는 “비은행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인정하는 것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며, 더 근본적으로는 어떤 형태의 지주회사 제도든 그 자체로는 재벌 총수의 지배권을 약화시킬 수 없는 한계를 가진다는 점에서도 신중하게 고려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삼성 입장에서도 순환출자 고리가 모두 끊어지는 데다 비용 측면에서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전성인 교수는 “삼성이 원해서 중간금융지주회사로 간다면 막아야 하고 오히려 지금 시급한 건 금산분리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해 삼성그룹의 시스템적 위기를 차단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일부에서는 지주회사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대안인 것처럼 거론하고 있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바깥에서 금융 계열사를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가장 만족스러울 텐데 굳이 변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고요.
지배구조-변화-예상
금산분리 강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상한을 특수 관계인을 포함 15%까지 허용하되 금융회사의 의결권을 최대 10%에서 단계적으로 5%까지 줄이겠다고 했었죠. 삼성전자의 경우 금융 계열사 보유 지분이 8.74%, 특수 관계인 지분을 더하면 17.67%나 되기 때문에 이 가운데 1.07%의 의결권이 사라지게 됩니다. 호텔신라의 경우 같은 계산으로 의결권이 4.76%나 줄어들게 되고요.
당초 금융회사의 비금융 계열사 의결권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가 15%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도 삼성그룹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었습니다. 국회 분위기를 보면 그나마 남은 금융회사 의결권을 축소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가뜩이나 삼성전자 실적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의지가 없다면 금산분리 규제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 같지 않습니다.
이해가 안 되시면 여기 오시면 됩니다(...)
이해가 안 가는 게 정상입니다. 워낙 복잡하니(…)

보험업법 개정안이라는 폭탄.

국회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7.6%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내다 팔아야 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삼성생명 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여 삼성전자와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해 왔는데 이런 간접적인 지배구조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이야기죠.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회사가 취득원가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60%, 총자산의 3% 이내에서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계산하도록 바뀌는데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의 취득원가는 4조원이 안 되지만 시가로 계산하면 19조원에 이르죠.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이 가운데 15조원 가까이를 처분해야 합니다.
2014년 6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삼성화재에 넘기고 삼성생명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넘겨받은 것도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에 대비해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고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자회사 지분을 상장 기업의 경우 30%, 비상장 기업의 경우 50%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14.98%, 삼성증권을 11.14%, 삼성카드를 34.1%씩 보유하고 있는데 추가로 지분을 확보해야 합니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37.45%를 보유한 삼성전자인데 삼성생명이 이 지분을 일부 넘겨받아 최대주주가 돼야 하고요. 이 과정에서 금융 계열사들이 보유한 비금융 계열사들 지분을 내다 팔아 현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지분을 각각 7.6%와 3.4%, 7.3%씩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개요-3
김진방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교수님이 이재용 부회장이라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가운데 어떤 걸 가져가겠습니까.” 김진방 교수는 “저 같으면 금융을 선택하겠습니다”고 하던데요. 안정적이고 보유 지분에 비해 많은 지배력 행사할 수 있으니까요. 가족 기업으로도 적절하고요. 반면 제조업은 변수가 많고 자자손손 물려주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죠.
이은정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원은 “삼성이 가장 원하는 방식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계속 보유하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겠지만 현행 법 체계에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에버랜드가 보험지주회사가 되고 삼성생명이 자회사로 들어가 일반지주회사나 비금융회사를 손자회사로 지배하는 방식을 말하는 건데요. 그러려면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보험사가 비금융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제일모직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는 3세 경영인 혼자서 그룹 전체를 경영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고 이병철 회장이 자녀들에게 전자(삼성)와 유통(신세계), 식품(CJ), 제지(한솔) 부문을 분할해 승계시켰듯이 포스트 이건희 시대도 이재용 남매에게 분할 승계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전자와 생명, 둘 중에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김진방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둘 다 갖는 건 어렵거나 매우 힘든 일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록펠러나 카네기는 1대에서 끝났지만 JP모건은 가족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김진방 교수는 “지금도 삼성생명을 거치니까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지 삼성전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버리고 삼성전자만 갖는다고 해도 지배력이 훨씬 약화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전성인 교수는 오히려 삼성생명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인구 고령화가 시작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인데요. 지금까지는 생명보험이 돈을 긁어모았지만 앞으로는 돈 나가는 일이 훨씬 많을 거라는 이야기죠. 국민연금이 기금 고갈 우려가 끊이지 않는 것처럼 민간 보험사들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거라는 경고입니다.
최종-예상-지배구조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도 삼성생명을 통한 우회 지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결국 고객들 위탁 자산입니다. 어느 상황이 되면 팔아서 현금으로 만들어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거죠. 전성인 교수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계열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 구도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이런 위험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금융산업 분리 규제도 있고 보험업법 개정안도 있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정리하고 가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거라는 거죠. 지주회사 전환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도 지주회사 전환에 대비해 금융 계열사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시죠. 일단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경영권이 안정된 다음 일부 계열사들을 계열 분리해 독립할 거라는 이야기죠.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사업회사를 중심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호텔신라, 삼성종합화학 등을 갖고 이서현은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다시 분리하고 제일기획을 얹어가는 시나리오가 떠돕니다.
애초에 제일모직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혼자서 그룹 전체를 경영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보기 때문이죠. 고 이병철 회장이 자녀들에게 전자(삼성)와 유통(신세계), 식품(CJ), 제지(한솔) 부문을 분할해 승계시켰듯이 상속 과정에서 이재용 남매도 그룹을 분할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동시에 담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거죠.
한동안 삼 남매가 제일모직을 공동 경영하면서 사업 부문을 책임 경영하다가 일정 시점이 지나면 출자 지분을 정리해 계열 분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이건희 회장이 이부진 사장에게 마음이 기울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느 정도 교통 정리가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재용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등의 지분을 훨씬 더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주도권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습니다.

순환출자 구조,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전망을 종합하면 삼성그룹은 한동안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면서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늘리면서 본격적인 후계 구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기본이고 순환출자를 예외적으로 추가 허용하거나 상속세를 파격적으로 완화하는 특혜를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순환출자-구조-2
분명한 것은 정치적 배려가 없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왕국을 그대로 물려받는 게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칫 그룹이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재용 부회장 주변을 보면 그다지 다급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떤 계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삼성 쪽에서 먼저 요청을 할지 정치권에서 누군가가 먼저 제안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삼성 특별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전성인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게임의 룰을 어기는 수준을 넘어 게임의 룰을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전성인 교수가 했던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불편하면 법을 바꿔서라도, 필요하다면 국회의원 300명을 모두 매수해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이재용 후계 구도를 만들려고 할 텐데요. 언론이 바람을 잡고 정치권도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이건희와 이재용이 원하는 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최종-시나리오 (1)

(http://www.leejeonghwan.com/)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 이정환닷컴!
친구들과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