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1일 금요일

[연합뉴스] 여자와 뚱뚱한 사람이 모기에 잘 물리는 이유는?

암컷 모기만 물어…교미 후 알을 낳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얻으려는 '본능적 행동'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여름철 불청객 모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뿌리쳐도 극성스럽게 달라붙어 피를 빠는 바람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기 일쑤다. 모기는 왜 사람을 쫓아다니며 무는 것일까?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모든 모기가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니다. 암컷 모기만 물뿐 수컷 모기는 물지 않는다.

암컷 모기가 사람을 포함해 동물을 물어 흡혈하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자 교미 후에 알을 낳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서다. 암컷 모기 처지에서는 본능적 행동인 셈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아무리 물리지 않으려고 방어해도 에너지와 양분 섭취원으로 다른 동물의 피를 선택한 암컷 모기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악착같이 사람을 물어 피를 빨 수밖에 없다.

수컷 모기는 대부분 교미를 끝으로 생을 마감한다. 일부 수컷 모기는 교미도 못해보고 생을 마치기도 한다.

모기는 시력이 좋지 않다. 가시광선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외선만 인식한다. 그래서 사람이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사물과 색깔을 본다. 그런데도 귀신같이 사람을 찾아내 공격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냄새를 통해서다. 모기의 냄새감각기관은 더듬이에 있는데, 10m 이상 떨어져 있어도 사람의 몸냄새를 맡을 수 있다. 모기는 특히 사람이 숨 쉴 때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고, 더 가까이 접근해 시각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체온을 감지해 혈관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모기에 더 잘 물린다는 속설은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땀을 많이 흘리고 호흡량이 많으며, 여자가 남자보다 체온이 높고 체취가 강하다는 점에서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다.

모기에 물리면 조금 따끔하고 나서 가렵다. 왜 그럴까? 모든 동물의 피는 몸 밖으로 나오면 굳는데, 이를 막으려고 모기는 자신의 침샘에 혈액이 응고되지 않게 하는 물질을 넣어두고 가는 관으로 사람을 물 때 이 물질을 밀어 넣는다. 그러면 이 물질은 사람의 면역체계와 반응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모기는 이 물질 말고도 각종 병원균을 사람에게 옮겨 말라리아, 일본뇌염, 황열, 뎅기열, 웨스트나일증 등 70여 가지의 질병을 일으킨다.

모기에 물렸을 때는 긁지 말고 찬물로 씻거나 가려움증을 막아주는 약을 바르면 잠시 뒤에 가려움증은 사라진다.

모기는 충분히 피를 빨면 2~3일간은 흡혈하지 않는다. 모기가 자꾸 피를 빨려고 덤벼들면서 귀찮게 군다면, 충분히 흡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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