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와 스필버그의 스승, 그리고 그의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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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최초의 아카데미 공로상 수상자
1990년 3월 26일, 80세의 동양인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세상에, 그를 양 옆에서 부축하고 있는 두 사람은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아닌가?! 미국 블록버스터의 양대 산맥이 저렇게 극진하게 모시는 사람이 도대체 누굴까? 바로 일본인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다.
그는 '일본 영화계의 천황'이라 불리는 최고의 거장이었다. 일본과 서구의 양식을 융합하는데 천재였던 그는 가부키 등 일본의 전통예술을 영화를 통해 서구에 널리 알렸다. 대표작은 <라쇼몽>, <7인의 사무라이>, <산다는 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서양에서 동양으로, 다시 서양으로
그의 영화에 영향을 받은 미국의 영화감독은 루카스와 스필버그만이 아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마틴 스콜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그를 스승으로 모신다고 말할 정도다. 마틴 스콜세지의 경우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에 화가로 출연할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다.
그럼 구로사와의 스승은 누굴까? 1910년에 태어난 구로사와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등 러시아 문학을 탐닉했다. 이후 미국 서부영화의 1인자라고 불리는 존 포드(John Ford) 감독의 영향으로 <밑바닥> 등의 문예영화와 <7인의 사무라이> 같은 시대극을 연출한다.
러시아와 미국의 영향으로 거장에 오른 동양인 감독, 그리고 이 동양인 감독의 영향을 받아 거장이 된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동서양의 문화가 마찰 하나 없이 섞이고, 다시 태어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가? 영화에는 이처럼 국경이 없다. 그리고 이야기에는 좌우가 없다, 전후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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