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가구업체 이케아를 시작으로 패션, 유아용품, 주방용품은 물론 캠핑시장에도 스웨덴 바람이 불고 있다.
스웨덴은 주변이 척박해 사람들이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자연스럽게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실용적이면서 절제된 패턴과 색상, 디자인이 발달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치 소비를 지향한다. 세대가 물려 쓸 만큼 견고하고 튼튼한 설계가 특징이다. 이런 특색이 최근 실용적이면서도 개성을 중시하는 30~40대 고객들의 취향과 맞아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 ▲ 스웨덴의 대표적인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와 의류 브랜드 H&M(우측)은 이미 한국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각 사 제공
대표적인 브랜드가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다. 이케아 설립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젊은 신혼부부들이 품질은 좋지만 비싼 스웨덴 가구를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다. 그리고는 가구를 조립형으로 설계하고, 직접 가져다가 만들어 쓰게 하는 대신 가격을 크게 낮췄다.
의류에는 ‘H&M’이 있다. H&M은 자라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패스트 패션 브랜드다. 크기는 두 번째지만 역사로는 첫 번째다. 1947년 설립돼 자라나 유니클로보다 역사가 깊다. 2013년 매출은 약 21조원을 기록했다. H&M의 모토는 ‘최고의 가격에 제공하는 패션과 품질(fashion and quality at the best price)’, 말 그대로 가성비다.
- ▲ 아크네(Acne)스튜디오(좌측)는 400만원을 호가하는 무스탕이 주력 제품이다. 스웨덴 왕실에 납품되는 수제침대 브랜드 ‘해스텐스(Hastens)’는 침대값이 왠만한 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다. /각 사 제공
그렇다고 스웨덴에서 싼 제품만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아크네(Acne) 스튜디오’는 최근 패션업계에서 떠오르는 신흥 명품브랜드다. 이 브랜드 무스탕은 국내에서 400만원이 넘지만, 들여온 제품 가운데 80%가 팔렸다. 아크네스튜디오는 1996년 스톡홀롬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설립자 조니 요한슨이 사진·예술·건축·현대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패션에 접목해 탄생했다. 디자인은 난해하다기보다 극도로 단순하다. 신세계 강남점과 본점에만 있던 매장이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도 생겼다.
스웨덴 왕실에 납품되는 수제침대 브랜드 ‘해스텐스(Hastens)’는 침대 값이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다. 기본 2000만원대에서 시작해 최고 1억원을 넘나든다.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이 브랜드 팬이다. 해스텐스는 1852년으로 고급 말 안장을 만드는 기업으로 시작했는데, 매트리스를 함께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명품 침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는 스웨덴산 소나무와 순면·양모·천연 아마·말의 털 등 천연 소재만 사용한다. 모든 제작 과정은 100% 수작업이다.
최근 스웨덴 열풍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소소한 생활용품까지 스웨덴에서 들어온다. 스쳐 지나가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키워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스웨덴 행주 스칸맘은 작년 한국시장에 런칭했다. 이 브랜드는 스웨덴 가정 대부분에서 사용하는 친환경 행주다. 친환경 섬유 셀룰로스에 알메달, 갤러리안, 마린 웨스트베르그, 아네코 등 유럽 유명 디자인사의 디자인을 프린팅한 것이 특징이다.
기능성 베개 브랜드 ‘시셀’은 2012년 한국에 런칭했다. 시셀은 전 세계 40여 개국, 50만여명의 물리치료사와 건강관리 전문가가 사용하는 브랜드다. 한국에서는 베개 외에도 헬스케어 관련 짐볼, 필라테스 롤러 등 다양한 소도구들을 판매한다.
- ▲ '바운서'로 유명한 베이비뵨(좌측)과 스웨덴 기저귀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기업 리베로. /각 사 제공
스웨덴 육아용품 인기도 뛰고 있다. 자녀의 자율성과 인성을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이 각광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스웨덴 제품에 학부모들의 눈길이 쏠린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북유럽 육아용품은 친환경 소재를 써 안전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들은 베이비뵨, 리베로 등이 있다. 베이비뵨은 ‘바운서’로 유명하다. 이 제품은 아이를 재울 때 좌우로 안아 움직이는 것처럼 아이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흔들어주는 제품이다. 리베로는 1955년 일회용 기저귀를 최초로 개발한 육아용품 브랜드다. 스웨덴 기저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친환경 기저귀이기도 하다.
- ▲ 레저업계도 스웨덴 열풍을 피해갈 수 없다. 추운 북유럽 바람을 이기려다 보니 발전한 레저용품들이 남심을 흔든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그로프스', '힐데베르그', '피엘라벤' 칸켄백. /각 사 제공
레저업계도 스웨덴 열풍을 피해갈 수 없다. 추운 북유럽 바람을 이기려다 보니 발전한 레저용품들이 남심(男心)을 흔든다.
화물장구류 브랜드 ‘툴레’는 스키장비나 서핑보드 등을 옮기는 차량용 캐리어(루프 박스 등)부터 작은 노트북 파우치까지 물건을 담아 옮기는 모든 것을 취급하는 브랜드다. 차량용 캐리어 분야에선 전 세계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마모트, 아크테릭스와 더불어 3대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라 불리는 ‘하그로프스’는 프리미엄 등산복이 간판 상품이다. 1914년 스웨덴 시골 오두막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현재 북유럽에서 가장 큰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 밖에도 고급스러운 나무 손잡이와 가죽 칼집으로 이름 높은 ‘모라나이프’, 야영을 좋아하는 산악인들에게는 ‘꼭 한 번 가지고 싶은 텐트’라는 ‘힐레베르그’ 역시 국내에서 남성 캠핑족들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찾는다면 ‘피엘라벤’에 주목할 만하다. 스웨덴어로 ‘북극여우’를 뜻하는 피엘라벤은 국내에서 ‘칸켄’이란 제품명을 가진 가방이 히트를 쳤다. 10만원 안팎에 팔리는 이 가방은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두루 메는 ‘에브리데이 아웃도어’ 제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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