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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참수 등 극단 행동 일삼는 IS… 인터넷·SNS로 세계 젊은이들 포섭한다는데
젊은이들, 왜 빠져드나
무기력·혼돈에 빠져 살다
선명한 폭력 투쟁에 매료
IS, 세련된 웹진으로 유혹
IS의 전신은 '유일신과 성전'이다. 이 단체는 1999년 요르단 출신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Abu Musab Al Zarkawi)에 의해 결성된 수니파 극단주의 집단이다. 정치범이었던 자르카위는 본래 늦깎이 무자히딘(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에 맞서 싸웠던 이슬람 전사) 출신이다. 자르카위는 2006년 사망했지만, 이 집단은 알카에다 이라크(AQI) 등으로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다가 2014년 IS로 명명했다.
결성 초기에는 주로 이라크 내 시아파 공격 등에 집중했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지역 무장 집단에 불과했다. 결정적 변화는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일어났다. 미국과 싸우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사담 후세인 밑에서 요직을 맡다 쫓겨나 투옥된 수니파 군인, 경찰 등이 가담하며 투쟁 노하우가 쌓이고 조직은 커져갔다. 이념과 복수심으로 뭉친 이 집단은 잔인한 극단주의 노선을 통해 내부 결속과 대외 선전을 이끌었다. 최근 이들이 벌이는 잔인한 살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은 2004년 김선일 참수 사건의 주범이기도 하다.
- 지난 16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장미의 월요일 축제’ 가장행렬에 IS와 알카에다 해골 인형이 등장했다. ‘테러 경쟁(Terror Wettkampf)’이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최근 인질을 참수하거나 불태워 살해하는 IS의 만행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AP 뉴시스
IS의 궁극적인 목적은 632년 시작된 중세 '영화로운 칼리프의 시대(칼리프 라시둔)'의 복원이다. 무슬림들은 이 시대가 역사상 가장 이슬람 원리에 가까웠다고 여긴다. 지도자 합의 추대, 평등주의, 확실한 신념 등에 기반을 둔 이슬람의 폭발적 확장도 바로 칼리프 시대에서 시작되었다. IS는 칼리프를 자임하는 44세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Abu Bakr Al Baghdadi) 1인 통치체제로 알려져 있다.
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할까? 무슬림들은 근대 이전까지는 이슬람 세계가 서구 기독교권을 문화적으로 압도했다는 믿음이 있다. 내내 우월하다가 단지 산업혁명에서 한 번 뒤처지면서, 유럽의 식민주의에 수치를 당했다고 믿는 것이다. IS는 이러한 심리를 간파, 이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격적 투쟁으로 가장 이슬람다운 시대를 일거에 이루어낸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IS는 이슬람의 찬란한 시대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이교도와의 어설픈 협상이나 공존은 금기라 믿는다. 오히려 철저한 이념과 힘에 의지해서 적을 섬멸할 것을 주장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살상이나 가혹한 처벌 등 어떠한 잔인한 수단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수의 무슬림은 사람을 무차별하게 살상하는 행동은 이슬람과 관계가 없다고 비판한다.
조직과 전략은? 왜 사람들이 몰려드나?
IS가 나름 중세 칼리프 시대의 모양을 갖추고 국가 수립을 선언하다 보니 여기에 혹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같은 극단주의 집단인 알카에다만 해도 비밀리에 활동하는 집단이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IS는 어쨌든 스스로를 '국가'라며 치고 나오니 파급력이 더 커졌다. 그렇게 해외에서 몰려든 사람들, 소위 해외 테러 전사(Foreign Terrorist Fighters·FTF)들이 90여 개국 1만5000~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대체 왜 젊은이들이 해외 각처에서 몰려드는 걸까? 혼돈과 무기력의 시대에 좌절과 염증을 느끼는 소위 '외로운 늑대'들은 선명한 폭력 투쟁에 가담함으로써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나라, 즉 재현된 중세의 신비한 이슬람 국가를 행선지로 삼고 시리아행 짐을 싼다. IS는 이러한 심리를 포착, 이슬람의 역사와 연계된 수사학을 이용하여 선전을 구사한다. 해외에서 가담하는 이들은 '무하지룬' (Muhajirun·이주자들)이라 불리며 영웅처럼 묘사된다.
한편 IS의 인터넷 SNS 사용 능력과 감각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인터넷과 미디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이들이 세련된 디자인의 동영상과 웹진을 뿌려댄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내려받기가 가능하기에 이들의 선전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누구와도 접촉이 가능하다. 능수능란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며 잠재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 다가가 포섭을 시도한다. 완연히 새로운 현상이다.
하지만 IS는 국가가 아니다. 정통성 없는 테러 집단에 불과하다. 국가의 정통성은 국민들의 자발적 지지로부터 나온다. 현지 주민들은 기존의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의 차별과 탄압, 학살로 인해 다른 대안이 없어 극단주의자들에게 복종하고 있다. 그러나 중세를 지향하는 시대착오적인 이념으로 21세기 국가를 건설, 통치하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지금은 IS가 가진 자금, 화력 그리고 현지 정세의 혼란 등으로 인해 이들이 활개 치고 있다. 관건은 IS 치하에 있는 주민들에게 안전과 복지를 제공해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정부 존재 여부에 달려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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