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8일 수요일

명예욕

  명예만을 추구하던 남편이 과연 이제야 테레즈의 내면과 직면해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일까? ... 처음으로 남편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그렇게 덧없는 것으로 판명되는 순간, 테레즈는 이제 정말로 완전히 남편을 포기해 버린다.
"나는 솔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요. 내가 당신에게 하는 이야기는 왜 다 거짓처럼 들리는 걸가요?"
"목소리 낮춰요. 우리 앞에 있는 신사가 뒤돌아보잖소."
  베르나르는 이 순간을 끝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 테레즈 역시 이 남자가 한순간 가까워지는 듯하더니 다시 영원히 멀어져 버린 것을 알고 있었다.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Therese Desqueyroux)'

  단지 사람들의 기분에 들기 위한 이유에서만 어떤 것을 행하거나 피하려는 노력, 이런 노력을 명예욕Ambitio이라고 말한다.

  명예욕에 사로잡힌 사람은 제3자의 시선만 의식하게 마련이다. 결국 베르나르와 같은 사람이 나와 너 사이의 관계, 즉 사랑의 관계에 몰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언젠가 현대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도 말하지 않았던가.
"사랑은 둘의 관계"라고 말이다.
  나와 너를 제외하는 일체 모든 것이 배경으로 물러가지 않는다면 사랑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명예욕에 사로잡힌 사람은 제3자의 시선만 의식하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이 나와 너 사이의 관계, 즉 사랑의 관계에 몰입한다는 게 가능할까. 나와 너를 제외한 모든 것이 배경으로 물러가지 않는 한 사랑은 불가능하다."


중앙일보 S 매거진
강신주의 감정 수업 <13> 명예욕, 혹은 사랑하는 이를 절망시키는 감정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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