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Weekly BIZ] 중국보다 중국 소비자를 봐라 김난도 교수

[Weekly BIZ] 中 가서 죽쑤는 기업들… '중국'보다 중국 '소비자'를 봐라

  • 김난도 서울대 교수
  • 입력 : 2013.10.19 03:01 | 수정 : 2013.10.19 11:12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중국 소비자를 읽는 7가지 키워드

    김난도 서울대 교수·'트렌드 차이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트렌드 차이나' 저자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두드렸지만, 성공의 축배를 든 곳은 많지 않다. 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유독 중국에서는 맥을 못 추는 걸까?

    답은 '중국'이 아닌 중국 '소비자'에게 있다. 중국은 "껌 한 통씩만 팔아도 14억통을 팔 수 있다"는 안이한 접근으로는 뚫을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축배는 중국 소비자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중국인의 7대 소비 DNA를 간략히 정리해 보자.

    소비 DNA 1. 본질을 찾아서(Core Values)
    자연과 이루는 조화와 신체의 균형을 중시하는 전통적 사고에 더해, 최근 중국을 강타한 '신뢰의 위기'와 '체험 경제의 부상'으로 소비자들은 더욱더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제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 단위인 '성분'에 집착하거나 제품의 '원천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해외 고급 브랜드들의 틈바구니에서 중국 자생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나, 의류·음식·인테리어 영역에까지 불어닥친 친환경 열풍은 모두 본질을 중시하는 소비 DNA로 해석 가능하다.

    소비 DNA 2. 체면과 실속 사이(Mianzi Republic)
    중국인이 축의금으로 내는 평균 액수는 200~500위안. 일반 직장인의 월급이 4000위안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중국인들에게 체면은 허리가 휘어지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자존심이다.

    중국 소비자가 진심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픽 중국인의 7대 소비 DNA
    소비 DNA 3. 신뢰는 처음이자 끝(In Trust You Can Depend)
    중국 소비자가 한국식 고기구이를 선호하는 이유의 하나는 재료를 직접 굽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어서다. 2011년 중국의 히트 상품 리스트에는 요구르트 제조기, 두유 제조기 등 DIY 상품이 다수 포진했다.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직접 소비를 해결하겠다는 것인데, 나를 제외하곤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저(低)신뢰 사회로 향하는 중국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비 DNA 4. 집단의식 속의 개인주의(Individualism in Collectivism) 
    중국 소비자들에게 집단이란 내가 편안하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울타리 같은 개념이다. 집단에 속해 있더라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비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맞춤형 제품'의 인기는 한국보다 늦게 시작됐는데도 가히 폭발적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소비 DNA 5. 중국식 가족 소비(Family Consumption)
    지속적 1자녀 정책의 여파로, 중국의 가족 구성은 '4-2-1(노인 4명-부부 2명-자녀 1명)' 구조가 보편적이다. 젊은 부모의 소비는 '자녀-부모-자신'을 위한 3중 소비로 이루어진다. 중국 소비자들은 가족 단위로 구매하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며, 패밀리 잠옷을 입는 것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중국 가계의 소비는 가족 단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 DNA 6. 중국풍, 글로벌 스탠더드 사이에 서다(China Chic)
    중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콧대 높은 유럽 '명품' 업체들도 앞다퉈 차이니즈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붉은색을 사용했다고 해서 무조건 지갑을 열지는 않는다. 중국인의 소비 표준은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그런 한편으로 중국풍을 견지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소비 DNA 7. 럭셔리, 일상 속으로(Affordable Luxury)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럭셔리 소비가 이제 일상화하고 있다. 하지만 고가품이라면 무조건 선호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오해다. 중국의 럭셔리 소비자는 ▲태생적 VIP 소비자 ▲유행에 민감한 신조류 소비자 ▲열망하는 신(新)중산층 소비자 ▲가치를 추구하는 알뜰 럭셔리 소비자 등으로 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타깃의 특성을 분명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왜 중국에서 껌 14억통을 팔 수 없느냐고? 중국은 플로리다부터 알래스카까지 똑같은 껌을 씹는 미국 같은 나라가 아니라, 런던과 프라하가 판이한 유럽연합의 이미지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답은 디테일에 있다, 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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