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중앙일보] 너무 적나라한 쿠르베 작품 … "내려달라" 학부모 항의도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은 아이들이 볼 수 없게 해 주세요.”

 네이버 미술서비스를 담당하는 함성민(45) 부장이 지속적으로 받은 요청이었다. 사실주의 화가 구스타브 쿠르베 가 여성의 성기를 소재로 해 그린 ‘세상의 기원’(1866)은 정신분석학자 라캉이 간직하다가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기증했다. 이 그림이 학부형들을 불편하게 했다. 실제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본 그림 2위로 집계되기도 했다. 오르세 미술관 전시에서도 ‘19금’ 같은 별도의 입장 제한 장치는 없다. 그럼에도 학부모 요청이 많은 점을 감안해 법무팀과 머리를 맞댔다. 고심 끝에 ‘성인용’으로 막지는 않되 우연히 찾아 들어갈 수는 없게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는 15년 전 두산대백과사전을 전제하면서 시작됐다. “집에 백과사전 갖출 돈 없는 이들도 인터넷을 통해 지식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함 부장은 설명했다. 

서비스의 본격화는 4년 전이다. 한국미술저작권관리협회(SACK)나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등에 저작권료를 지불하며 작게는 2000픽셀, 크게는 5000픽셀 이상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전문가들로부터 관련 원고를 받았다. 

그 결과 현재 2100개 기관, 1만 8000명 작가의 작품 15만점으로 확장됐다. 출판·미술 등 지식백과 전 분야의 연간 저작권료 지출이 100억원 가량이라고 한다. 이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전’ ‘박수근 탄생 100주년 특별전’‘간송문화’전 등 계기에 맞게 이미지들을 모아 보여주는 큐레이팅도 시도하고 있다.

 함 부장은 “클릭수 1만 건의 정보가 클릭수 1건의 정보보다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며 ”지식백과 내 콘텐트의 90% 이상이 월 한 번 이상씩은 클릭을 받는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콘텐트의 다양한 소비”라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