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6일 일요일

[시사IN]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작은 쌀알'

신형 스마트폰 10만 대를 86초 만에 팔아치운다. 마케팅 비용을 절약해 가격도 낮췄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의 떠오르는 태양이다.
  조회수 : 28,621  |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  webmaster@sisain.co.kr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할 회사로 요즘 자주 회자되는 중국 회사가 있다. 화웨이도, 레노버도 아니다. 탄생한 지 겨우 4년밖에 되지 않은 중국의 샤오미(Xiaomi:작은 쌀알이라는 뜻)라는 회사다. 

샤오미는 피 튀기는 경쟁이 벌어지는 스마트폰 세계시장에서 떠오르는 태양이다. 지난해 내놓은 이 회사의 세 번째 스마트폰 모델인 M3는 초도 물량 10만 대가 86초 만에 홈페이지를 통해 다 팔렸다. 시장조사기관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2013년 샤오미는 스마트폰 1807만 대를 거의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해 5조원 넘게 매출을 올렸다. 이는 중국 시장에서 애플을 앞선 것이고 이 기세면 곧 2위 업체인 레노버도 제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샤오미는 세계시장에서 6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되었다. 원래 4000만 대였던 올해 판매 목표를 6000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AFP Photo</font></div>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신제품 발표회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AFP Photo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신제품 발표회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곤 한다.

샤오미는 올해 45세인 레이쥔이 2010년 창업한 회사다. 우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베이징에서 킹소프트라는 회사의 CEO를 지낸 그는 활발한 벤처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2009년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을 본 그는 스마트폰 제조회사 설립을 꿈꾼다. 그는 2010년 구글 베이징 사무소에서 모바일 부문을 담당하던 임원 빈린을 설득해 함께 샤오미를 시작한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애플·노키아·블랙베리 같은 거대 회사들이 장악한 휴대전화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무모한 짓으로 보였다.

하지만 샤오미는 다른 휴대전화 회사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전략을 펼친다. 첫째, 스마트폰보다 OS 소프트웨어를 먼저 내놓았다. 샤오미는 2010년 중반 미유아이(MIUI)라는, 안드로이드 OS를 변형한 스마트폰 OS를 무료로 공개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에게 호평받았다. 이후 샤오미는 매주 금요일 OS 업데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마감 임박! 한정 수량만 판매합니다 

둘째, 샤오미는 제품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팔았다. 즉, 길거리에 있는 휴대전화 판매점에서는 팔지 않았다. 그것도 항상 한정된 수량만 판매했다. 일반 대리점을 개설하거나 텔레비전 광고 등을 전혀 하지 않아서 마케팅 비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마케팅 비용을 매출 대비 1%만 사용했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율 5.4%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샤오미는 절약된 마케팅 비용만큼 스마트폰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아이폰이 중국에서 700~800달러(약 71만~81만원)에 팔리는 데 비해 경쟁 제품인 샤오미의 M3폰은 270달러(약 27만원)였다.

셋째, 샤오미는 CEO 레이쥔의 스타파워를 최대한 이용했다. 신제품을 내놓을 때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검은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나는 그에게 대중은 열광했다. 레이쥔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팔로어 수는 800만명이다.

지난해 8월 샤오미는 1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추가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국의 잘나가는 스타트업인 에어비앤비(Airbnb)나 드롭박스(Dropbox)의 기업 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제 샤오미는 중국 시장을 넘어 브라질·멕시코·러시아·터키·인도·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이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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