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오웰은 스페인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감출 수 없는 진실과 불의를 고발하기 위해 책을 쓴다.

"나는 당시 영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한 가지 사실, 무고한 사람들이 엉뚱하게 비난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그 사실에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

입대하기 전날 이탈리아인 의용병과 마주친 오웰,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이 언어와 관습의 간극을 뛰어넘어 순간적으로 완전히 밀착된 것 같았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그도 나를 좋아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동시에 그에 대한 첫인상을 유지하려면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1월의 추운 새벽 꽁꽁 언 몸으로 경계근무를 설 때,
"이따금 우리 뒤편 봉우리들 뒤로 동이 트면서 가느다란 황금색 빛줄기들이 검처럼 어둠을 가르고, 이어서 빛이 밝아지면서 가없이 펼쳐진 구름바다가 붉게 물들 때, 그 광경은 설사 밤을 꼬박 새우고 난 뒤 무릎 아래로는 아무런 감각이 없고 앞으로 세 시간은 아무것도 못 먹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우울해질 때라도, 한번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나는 이 짧은 전쟁 기간동안 인생의 나머지 기간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일출을 보았다."

오웰의 마무리,
"모두가 영국의 깊고 깊은 잠을 자고 있다. 나는 때때로 우리가 폭탄의 굉음에 화들짝 놀라기 전까지는 결코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이 책이 나온 지 1년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영국은 울면서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중앙일보 S 매거진
박정태의 고전 속 불멸의 문장과 작가 <10> '카탈로니아 찬가'와 조지 오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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