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 내면에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그렇지만 여기서의 타인은 단순한 타인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충분히 좋아하는 타인일 수밖에 없다. 자신이 혐오하는 사람이 욕망하는 대상을 똑같이 욕망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니까. 어쩌면 이것은 사랑에 빠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 아닌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우리는 그가 욕망하는 것을 갖추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가 상큼한 단발머리를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긴 머리를 자를 것이다. 그가 브람스를 좋아한다면 내 MP3에서 브람스가 흘러나올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중앙일보 S 매거진
강신주의 감정 수업 <10> 경쟁심, 혹은 사랑의 슬픈 변주곡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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