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두 남자, 아트 디렉터 디지페디(Digipedi) via CUVISM

재기 넘치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두 남자
아트 디렉터 디지페디
“디지페디의 뮤직비디오가 그 음악에 어울리는 단 하나의 영상이길 바래요.
음악을 잘 표현하는 것과 실험적인 시도를 중시하죠.”
참신한 연출로 많은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뮤직비디오 디렉터 듀오 디지페디(DigipediI)와의 인터뷰

'풍문을 들어보니 줄을 섰다더라.’ 자타공인 최고의 아이돌인 샤이니(SHINee)는 물론 요즘 대세 자이언티(Zion T)와 존박, 아이비, B1A4까지.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두 남자에게 큐비즘 매거진도 추파를 던져보았다. 넘치는 아이디어로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두 남자, 바로 아트 디렉터 듀오 '디지페디(digipedi)'다. 눈에 띄는 팝한 컬러와 키치적인 소품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영상미는 어느덧 ‘디지페디’만의 공식이 되었는데. 천편일률적인 뮤직비디오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그들만의 작품 세계와 잘나가는 두 감독의 꾸밈없는 일상 이야기까지. 우리를 들썩이게 하는 음악에는 언제나 시세포를 자극할 ‘디지페디(digipedi)’가 필요하다.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디지페디와의 인터뷰를 절대 놓치지 말 것.


재기발랄 두 남자
아트 디렉터 디지페디(Digipedi)

안녕하세요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박상우: 오로시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디지페디(digipedi)’의 감독 박상우입니다.
성원모: 안녕하세요저 역시 디지페디(digipedi)’의 감독인 성원모라고 합니다.


영상 스튜디오 디지페디(digipedi)’의 아트디렉터 박상우와 성원모

우선 저희 독자들을 위해 디지페디(digipedi)’가 하는 일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성원모: 디지페디(digipedi)’는 저와 이 친구가 함께 만든 영상 스튜디오에요원래는 둘 다 일러스트를 했고요그때는 분명 잡지나 광고 일러스트 같은 것들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뮤직비디오나 영상 위주로 작업하고 있네요. (웃음)
박상우: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작품이라면 샤이니(SHINee)의 ‘Dream Girl’, 자이언티(Zion-T)의 ‘Babay’, 레이디스 코드(Ladie’s Code)의 ‘Hate you’ 뮤직비디오 정도가 있어요. (웃음)


디지페디가 작업한 자이언티(Zion-T)의 ‘Babay’ 뮤직비디오 (출처 – LOENENT 유투브)


디지페디(digipedi)’는 듀오로 활동하는 아트디렉터라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은데요두 분이 함께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하네요.
성원모: 저희는 무려 초고 동창이에요학창시절 내내 거의 항상 같은 반 혹은 옆 반이었던 것 같네요어려서부터 둘 다 그림 그리는 데 취미가 있어서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어요항상 연습장에 칸을 나눠서 만화를 그리고어떨 때는 둘이 배틀 구도가 형성되기도 하고요. (웃음)
박상우: 그림도 그림이지만그 외에도 다양한 취미를 공유하던 사이에요서로 음악도 추천해주고 스포츠 잡지 루키(Rookie)’ 같은 것도 같이 봤죠. (웃음)


박상우의 일러스트 작품 (출처 – 디지페디 제공)


성원모의 일러스트 작품 (출처 – 디지페디 제공)

아주 오래된 인연이시군요원래는 일러스트를 하셨다고 했는데어떤 계기로 뮤직비디오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성원모: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지만 대학생 때부터 영화나 영상에 관심이 많았어요그래서 단편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했는데그 과정에서 많은 인원이 함께 작업하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를 진작 체험한 거예요. (웃음그래서 적은 인원이 할 수 있는 복합적인 창작은 없는지를 찾고 있었죠어쨌든 학교를 졸업하고 케이블 채널 M.net에서 OAP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상우랑 뜻이 맞아서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적은 인원이 할 수 있는 가장 복합적인 창작이 뮤직비디오라고 판단했다는 성원모

두 분이 처음으로 같이 작업한 뮤직비디오는 어떤 작품이었나요?
박상우: 함께 작업한 것 중에 공중파를 탄 최초의 뮤직비디오는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의 복잡해’ 뮤직비디오였어요.


디지페디로서의 첫 작품은 다이나믹듀오의 복잡해’ 뮤직비디오라고 말하는 박상우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의 복잡해’ 뮤직비디오 (출처 – amoebakorea 유투브)

요즘 눈에 띄는 뮤직비디오는 다 디지페디(digipedi)’의 손을 거친다고들 하죠실감하시나요?
박상우: 그런 말이 있나요? (웃음사실 크게 실감하는 건 아니지만의뢰가 들어오는 작업들을 보면서 조금씩 느껴요. 1년 전만 해도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이나 독특한 스타일의 영상미를 원하는 클라이언트 위주로 의뢰가 들어왔는데작년 말부터는 계속 주류 아티스트들과 아이돌 가수들의 의뢰가 들어오고 있거든요.

디지페디가 작업한 존박(John Park)의 ‘Baby’ 뮤직비디오 (출처 – LOENENT 유투브)

디지페디가 작업한 헬로 비너스(Hello Venus)의 오늘 뭐해?’ 뮤직비디오 (출처 – neowizinternet 유투브)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M 엔터테인먼트와도 작업하셨잖아요샤이니(SHANEE)의 ‘Dream Girl’ 뮤직비디오 작업은 어떻게 맡게 되신 건가요?
성원모: 당연히 작품만 보고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죠. (웃음)
박상우: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저희도 처음에는 연락받고 꽤 놀랐어요내색은 안 했지만요. (웃음따로 연고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어쩌다보니 찾아온 좋은 기회였죠.

디지페디가 작업한 샤이니(SHINee)의 ‘Dream Girl’ 뮤직비디오 (출처 – SMTOWN 유투브)

디지페디(digipedi)’가 추구하는 큰 컨셉이나 고유한 스타일은 뭔가요?
박상우: 뮤직비디오란 한 곡의 노래에 단 하나의 영상을 매치 시키는 작업이잖아요저희만의 색깔을 주장하기 보다는 그 음악에 최적화 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게 저희 목표이자 하나의 큰 컨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성원모: 맞아요. ‘디지페디의 작업을 특정한 스타일로 고정시키고 싶지는 않아요그래서 초창기 작업들을 보면 일러스트로 작업하기도 하고촬영 영상으로만 진행하기도 하고 몹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했어요이것저것 폭넓게 해봐야 진짜 저희다운 게 나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물론 저희가 추구하는 큰 그림은 있지만아트워크에서의 특별한 원칙은 없어요최대한 음악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것과 어떤 작품이든 새로운 실험을 조금씩은 해봐야 한다는 것.그 두 가지를 가장 염두에 두고 있죠.


- 음악에 최적화 된 영상을 만드는 게 디지페디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그들

매번 새로운 영상을 기획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아이디어는 어떻게 구상하시나요?
성원모: 음악을 많이 듣는 게 중요해요뮤직비디오 작업이 참 흥미로운 게음악에 따라서 그때그때마다 작업 방식이 달라진다는 거예요처음부터 철저하게 기획적으로 접근하는 작업도 있고어떤 음악은 특정 마디에서 영감이 오기도 하고요.
박상우: 어떤 음악은 비트가 귀에 잘 들어와서 비트 위주로 반복적으로 변화를 주는 경우도 있고어떤 곡은 가사의 뉘앙스를 살리고 싶을 때도 있고요기획이 매번 다를 수밖에 없는 게 뮤직비디오죠. (웃음)
성원모: 그렇게 항상 프로세스가 달라서 영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아요. (웃음)

뮤직비디오 작업을 할 때 어떤 것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진행하시나요?
성원모: 일단은 최대한 음악 그 자체에서 소스를 뽑아내려고 하는 편이에요작가의 취향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취향은 제가 애써 드러내려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거니까요제 디자인적인 주장보다도 최대한 음악을 잘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죠.


- 음악을 잘 표현하는 것에 집중해서 작업한다는 디지페디

영상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실 줄 알았는데뜻밖에도 영상보다 음악을 우위에 두시네요.
박상우: 물론 저희는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니까 영상에 대한 욕심을 먼저 낼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웃음하지만 음악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서 영상의 의미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거든요오히려 저희가 뿌듯한 순간은 그 뮤직비디오 멋있더라.’하는 칭찬보다 그 음악을 들으면 너희 뮤직비디오가 바로 연상된다.’ 라거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노래가 더 잘 이해된다.’ 하는 식의 반응을 얻을 때예요음악을 듣기만 해도 저희가 만든 뮤직비디오가 연상될 만큼 훌륭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면 저희에게 그보다 더 좋은 칭찬이 없죠그런 게 더 보람차요.


- 영상 자체가 돋보이는 것보다 음악과의 조화가 좋다는 말이 더 기쁘다는 박상우

디지페디(digipedi)’의 뮤직비디오에는 언제나 독특한 오브제들이 눈길을 끄는데요소품에 신경 쓰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박상우: 우선 저희가 제작하는 모든 뮤직비디오가 오리지널이라는 느낌을 주는 요소를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발라드 곡은 바닷가에서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립싱크를 하고댄스곡은 현대적인 구조물들 사이에서 군무를 추는 등의 상투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저희가 생각해낸 새로운 것들을 담는 거죠하나부터 열까지 저희 손길이 닿았다는 느낌을 주려고 하다보니까 그에 맞는 소품들을 새롭게 제작하게 되더라고요.
성원모: 저희는 소품을 단순히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장식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 다 화면 안에서 의미를 가진 텍스트로 보이도록 장치시키는 거예요그 물건은 특정한 것을 상징하며 그 자리에 꼭 있어야만 하는 물건인 거죠.무의미한 장식품이 아니에요그렇다 보니 소품이 강한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소품이 있다면요?
박상우: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벚꽃나무무려 1,000만원이나 투자한 나무거든요. (웃음배경은 봄이지만 그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가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한 겨울이었어요. (웃음어쨌든 기한 내에 찍어야 하니까 서울에서 나무를 특수 제작해서 촬영지인 제주도로 싣고 갔죠만들고나르고심고폐기하니까1,000만원이 순식간에 없어지더라고요. (웃음)

디지페디가 작업한 버스커 버스커의 벗꽃엔딩’ 뮤직비디오 (출처 – CJENMMUSIC 유투브)

초반 작업들과 비교할 때 최근에는 이라는 밀폐된 공간을 강조하는 작업들이 이어지고 있어요그런 닫힌 공간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한데요?
박상우: 우리가 맨날 갇혀서 일만 해서 그런 밀폐된 공간이 자연스럽게 나오나? (웃음)
성원모: 야외 촬영을 지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희가 100%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인데요, ‘은 저희 마음대로 채울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공간이잖아요전달하려는 의미를 자유롭게 담고자 저희도 모르게 그런 형태가 나오는 것 같아요그런데 사실 요즘에는 그게 디지페디 스타일의 하나로 굳어지는 것 같아서 자제하려고 해요. (웃음)


- 최근 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연출한 작업물을 많이 선보이고 있는 디지페디 (출처 - 디지페디 제공)

디지페디가 작업한 아이콘(ICON)의 ‘ROCKSTAR’ 뮤직비디오 (출처 – officialminewTV 유투브)


특히 스윙스의 줄래’ 뮤직비디오는 지극히 한정적인 공간에서 전개되었어요대부분의 뮤직비디오가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이 다양한 컷을 섞는데한정적인 공간에서도 지루하지 않은 편집을 보여주셨더라고요.
박상우: 나름대로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에요함의를 읽어내는 분들은센스 있게 잘 찍었다고 해주시고요볼 줄 모르는 분들은 싸게 잘 찍었네.’라고 하시죠. (웃음제한된 공간에서 찍다보니까 모든 장면을 꼼꼼히 기획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성원모: 그래도 아이디어는 쉽게 풀린 작품이에요주제가 어장관리고남자 둘에 여자 한 명 그리고 금붕어와 고양이가 매치되잖아요고양이가 어장관리녀’ NS 윤지고스윙스는 눈치 없이 들이대는 남자를 표현하려고 다리 다친 여자에게 끊임없이 구두를 선물하게 했어요. (웃음공간은 한정적이지만 그런 서브 텍스트들이 많이 들어있죠근데 많은 분들이 서인국 멋있다고만 하시더라고요멋있죠연기도 너무 잘했고요. (웃음)

디지페디가 작업한 스윙스(Swings)의 줄래l’ 뮤직비디오 (출처 – Brandnewmusickorea 유투브)



현재 디지페디’ 스튜디오의 구성원은 몇 명이죠?
박상우: 현재는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인지도와 명성에 비해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로 운영되고 있는데많은 작업을 해내기 힘들지는 않나요?
성원모: 매일 힘들죠. (웃음컬러보정이나 후반작업 등 아주 사실적인 3D작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작업 과정을 내부에서 처리하고 있거든요.
박상우: 그래도 업무적인 것보다는 세금 계산서 정리나 돈 계산하고 서류 보내고 등등 그런 사무적인 일들이 은근히 귀찮고 신경 쓰여요. (웃음)


- 디지페디의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스튜디오 멤버들의 일러스트 (출처 – 디지페디 제공)

디지페디를 동경하는 영상 꿈나무들에게 디지페디의 인재상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면요?
성원모: 일단 한 가지만 특출하게 잘하는 사람보다는 두루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해요모든 과정을 스스로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그런 인재를 원합니다!
박상우: 마침 저희가 인턴을 구하고 있으니까실력 있는 젊은이들 포트폴리오를 많이 보내주세요!

디지페디 스타일이 하나의 브랜드화 되어가고 있는데본인들이 추구하는 것과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이견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박상우: 최대한 수용해요디자인 영역은 어쨌든 대중에게 많이 소비되어야 하는 거고대부분 아티스트의 마케팅 프로모션 방향과 관계된 항의들이거든요그런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도 대중음악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디자이너가 가져야 할 어느 정도의 책임인 것 같아요.


-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도 디자이너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박상우 (출처 - 디지페디 제공)

지금 당장 클라이언트가 없이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은 것은 뭔가요?
성원모: 저는 지난겨울에 마음대로 작업해보고 싶어서 진보의 ‘Fantasy’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어요아주 한정적인 공간에서 아주 심플하게 찍어도 볼거리가 많다면 충분히 재밌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다고 항상 생각했거든요그래서 일단 예쁜 여자가 옷 벗는 것’ (웃음심플하잖아요그런 흥미로운 장면들을 부분적으로 넣어서 제한된 공간에서 효과적인 영상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그런 시도를 의뢰 받아서 진행하는 상업 뮤직비디오에서 실험해볼 수는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진보와 같이 했던 거죠그때 했던 결과물이 생각 이상으로 재밌게 잘 나와서 이후에 아까 말했던 스윙스 뮤직비디오를 비슷한 스타일로 제작했었죠.
박상우: 저는 뮤직비디오나 광고 작업 말고도 티셔츠 같은 작은 상품도 만들어 보고 싶고 뭔가를 기획해서 전시회를 할 수도 있는 거고요좀 더 종합적인 디자인들그런 것들이 재밌을 것 같아요.


진보의 ‘Fantasy’를 통해 평소 하고 싶던 작업을 해봤다는 성원모 (출처 – 2013fantasy.com)


앞으로 디지페디가 추구하는 방향은?
성원모: 작년까지만 해도 저희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팀이었기 때문에 잘 된 작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주셨는데,이제는 좀 더 알려지고 나니까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많이들 피드백을 주시더라고요어떻게 보면 그만큼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에 부담도 커졌죠. ‘잘해야겠다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 많이 해요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는 만큼 저도 노력해야겠죠.
박상우: 맞아요종종 저희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들 모니터하는데요간혹 악플도 달리거든요. (웃음결국은 어떤 면에서건 부족하니까 그런 반응들이 나오는 거잖아요반성하죠항상 지금보다 나은 작품들 할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까 기대해주세요.
T F H

환상의 콤비
디지페디의 일상 이야기

평소에는 무얼 하고 지내시나요?
박상우: 사실 하고 싶은 거야 많죠근데 아시다시피 제가 하는 일이 개인 시간이 충분한 직업은 아니거든요. (웃음)근데 또 창작을 하려면 문화생활도 해야 하고바쁘게 일하니까 시간이 나면 휴식도 취해야 되고여자친구랑 데이트도 해야 하고요간혹 시간이 생기는 날이면 할 일은 너무 많은 거죠그래서 뭐남들 보기에는 참 재미없는 삶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여러 가지를 한 방에 묶어서 하는 편이에요뭐든 여자친구랑 같이 하고요. (웃음)


- 평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 여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박상우

영상작업을 하는 분들이니까 영상매체에 민감하실 텐데평소에 꾸준히 하고 있는 노력이 있을까요?
성원모: 저는 생각보다 영상을 많이 안 봐요남의 작품을 보는 걸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 것 같아요. (웃음근데 또 꽂히는 영상이 있으면 하루 종일 보기도 하고요요번에 나온 나이키 광고가 너무 멋져서 페이스북에도 올려놨는데,나이키 광고들은 항상 기획이 훌륭한 것 같아요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구나그리고 그걸 정말 실현하는구나.이런 생각이 들게 하죠.
박상우: 저는 아디다스 광고요. (웃음최근에 RUN DMC 광고도 그렇고이게 마치 일렉트로닉 음악 만드는 것처럼디지털 효과를 줘서 한 레이어씩 올리는 작업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박상우가 최근 인상적으로 봤다는 아디다스 광고Adidas Originals (Feat. Run DMC) (출처 - Uğur Yıldırım 유투브)

좋아하는 뮤직비디오가 있다면요?
박상우: 저는 어제 본 로빈 시크의 ‘give it 2 U’. 페이스북에 올려놨어요그게 저번 블러드 라인이가 하는 작품이랑 같은 감독 작품인 것 같은데그냥 유쾌해지고 신나서 목욕할 때도 틀어놓고요일단 두 뮤직비디오 다 미녀들이 나와서 춤추고요. (웃음)

박상우가 추천한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Give it 2 U’ 뮤직비디오 (출처 – RobinThickeVEVO 유투브)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또 다른 뮤직비디오 ‘Blurred Lines’ (출처 – RobinThickeVEVO 유투브)

보통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시니까 여가시간이 불규칙할 것 같은데휴가는 다녀오셨나요?
박상우: 저는 여름 휴가에 부산에 다녀왔어요긴 여행이 아니다 보니까 최대한 빠릿빠릿하게 돌아다녔죠동선의 큰 흐름은 부산의 유명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짰어요식도락 여행이죠. (웃음그래서 그런 맛집들 근처에 있는 관광지를 위주로 보고 왔어요해운대도 가고요하루는 남포동에 가서 유명한 맛집을 다 순회했죠. (웃음씨앗호떡이 참 맛있더라고요요즘은 서울에서도 많이 팔던데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부산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 휴가에 부산에 다녀왔다는 박상우

즐거운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웃음그렇다면 평소에 즐기는 문화생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성원모: 문화생활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웃음굳이 꼽자면 저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 섭렵하고 있죠. JTBC ’썰전하고 MBC ’라디오 스타는 요즘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에요.


예능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챙겨 본다는 성원모

그동안 참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셨는데요특별히 사석에서도 가깝게 지내는 아티스트들이 있다면요?
성원모: 글쎄요일 때문에 만난 인연 중에 특별히 가까이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웃음일단 저희 디지페디는 굉장히 정치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특정 인물을 편애하지 않고모든 아티스트들을 다 공정하게 좋아합니다. (웃음)


- 그동안 함께 작업했던 아티스트들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디지페디

뮤직비디오 감독님들이시니 물론 음악에도 관심이 많으시겠죠평소 좋아하는 장르를 소개해주세요.
성원모: 일단 제일 오래 좋아해왔던 건 기본적으로 흑인음악이에요특히 힙합 장르를 좋아하는데그렇다고 딱히 장르를 가려서 듣는 편은 아닌 것 같고요최근에는 특이한 음악들도 많이 들어요.
박상우: 저는 최근에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의 ‘Airplane mode’라는 곡이 좋아서 자주 들어요하지만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공정해야 하니까 한마디 보태자면 이센스가 속해있던 그룹 수프림팀(Supreme Team)의 땡땡땡은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애창곡이에요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디지페디는 모두를 똑같이 사랑합니다. (웃음)

최근 아이돌과의 작업도 활발하신데요나이 어린 친구들과 매끄럽게 소통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 같은 것들은 없나요?
성원모: 딱히 어린 친구들이랑 소통하기 위해서 시간을 내서 하는 노력까지는 없고요그냥 촬영장 가기 전에 멤버들 이름을 다 외우는 정도의 노력이 다죠. (웃음)
박상우: 저희도 이제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까 아이돌 친구들 이름을 전부 알기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웃음솔직히 인원이 많은 팀은 이름 외우기가 너무 어려워요저희와 작업했던 A-JAX 친구들은 멤버가 7명이라서 당일 아침까지도 계속 얼굴이랑 매치하면서 이름을 암기했어요다행히 이름을 잘못 부르는 실수는 안했죠. (웃음)


지금까지의 작업들 이외에특별히 뮤직비디오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요?
성원모: 저는 가수 이소라 씨와 작업해보고 싶어요제가 중학교 때부터 굉장한 팬이었거든요이소라 씨 음악이라면 어떤 장르든 다 좋을 것 같아요뭔가를 창작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게 마련인데요그분이 창작하시는 작업물들을 보면 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결과물에 접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종종 들더라고요딱히 제가 이소라 씨 음악을 두고 구상하고 있는 뮤직비디오의 콘셉트가 있는 건 아니지만한 번쯤은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박상우: 저 같은 경우는 샤이니(SHINee)와 한 번 더 작업해보고 싶어요일종의 만회라고나 할까요? (웃음물론‘Dream Girl’도 재밌는 작업이었지만 즐거웠던 만큼 아쉬움이 많은 작업이에요그 작업을 했을 때는 사실 아이돌 작업을 해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여러 가지로 진행이 어려웠거든요지금은 아이돌들과도 여러 차례 작업을 해봤기 때문에왠지 지금쯤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 (웃음사실 샤이니(SHINee) 뿐만이 아니라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랑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네요. (웃음)


가수 이소라 사진 (출처-미디어다음)

평소 주변인들이 말하는 디지페디?
성원모: 디지페디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사람들은 보통 저희와 비즈니스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라서 (웃음대부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해주시죠근데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해주시는 말씀들도 있을 테니까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겠죠? (웃음)


- 주변의 긍정적인 이야기에 겸손한 모습을 보여준 성원모

디지페디의 뮤직비디오에서 이라는 공간은 많은 것을 상징하고 있는데요실제 두 분의 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요.
성원모: 저는 일단 정말 청소를 안 하는 편이에요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뭐라고 설명하기도 힘들어요그냥 뒤죽박죽인 것 같아요. (웃음)
박상우: 제 방은요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지만 그냥 제 마음에 들게 꾸며진 공간? (웃음이것저것 쓸데 없는 걸 많이 사는 편이에요커텐도 사고행거도 사고요. (웃음대청소를 한 번 했다가또 전부 다 뒤집어서 새로 정리하고근데 사실 딱히 제대로 정리된 적도 없어요. (웃음)


- 디지페디의 에 대해 설명하는 그들

10년 후의 디지페디는 어떤 모습일까요?
성원모: 10년 후의 계획이요? (웃음저희가 사실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웃음) 10년 후는 아니지만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계획 정도는 있는 것 같아요일단 저희가 앞으로 하게 될 작업들 중에 누구나 엄지를 치켜 세울만한 엄청난 영상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있어요그런 욕구 때문에 계속 멈추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왠지 거장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은 그런 창작에 대한 특별한 단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거든요. (웃음저도 올해 안에 그런 단서의 일부라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언젠가는 저에게도 특별한 그런 감이 오는 날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박상우: 비슷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종전에 해오던 것들보다 더 발전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아마 창작하는 사람들 모두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것 같거든요저희도 마찬가지죠. (웃음)


- 큐비즘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마치는 디지페디

마지막으로 큐비즘 매거진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성원모: 저희 디지페디는 앞으로도 꾸준히 심히 하겠습니다관심 가져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하고요. 여전히 '굉장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망이 해갈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을 계속 이어가기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단순히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넘어서 이제는 좀 더 의미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언젠가는 그런 의미있는 작업을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어요. (웃음)
박상우: 저는 뮤직비디오를 꿈꾸는 분들께 짧은 팁을 드리고 싶은데요, '어떻게 하면 뮤직비디오 감독이 될 수 있을까?'하는 고민 대신 무엇이건 시도해보세요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아무거나 정해서 뭐든 창작하고,그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여줄 수 있는 창구를 스스로 계속 발견해내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각만 하다보면 그냥 생각에서 끝나는 것 같아요. 그런 작은 노력을 이어가다 보면 언젠간 필드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인터뷰를 통해 만나게 되어 저 역시 너무 반가웠고요. 늘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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