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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한겨레] 구글 안경, 왜 '올해의 실패'가 됐나?

구글 안경, 왜 '올해의 실패'가 됐나?

게시됨: 업데이트됨: 
GOOGLE GLASS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지난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비트를 둘러봤다. 성공을 꿈꾸는 정보기술 분야의 아시아 5개국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첨단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의 서비스를 알리는 행사였다. 사회관계망과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선보였는데, 동작을 감지하는 피트니스 기능의 웨어러블 기기들과 사물에 통신 기능을 부착한 사물인터넷 서비스 등은 곧 닥칠 미래의 생활상을 그려볼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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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개발한 동전 크기의 비콘
그중에서도 동전만한 크기의 통신 단말인 비콘(beacon)을 활용한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비콘은 블루투스나 사람에게 들리지 않는 영역대의 주파수를 활용해 약속된 단말과 정보를 주고받는 위치기반 서비스 장치다. 단추전지 하나로 1년 동안 작동하고 크기가 작은데다 스티커와 같은 형태로 변형도 가능해, 사물인터넷 서비스의 기대주다. 기존의 이통사 기지국이나 와이파이보다 정교한 위치파악을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복잡한 통신기능 없이도 작동해 활용범위가 넓다. 엔에프시(NFC) 칩과 달리, 별도의 접촉없이도 비콘을 인식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 등 단말이 있으면 서비스 영역 안에서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 행사에서 한 업체는 비콘을 활용한 위치정보 앱을 전시했다. 가족간 위치 공유를 통해 안전을 높이는 서비스다. 24시간 동안 이동 경로를 가족간 공유하고, 긴급상황에서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고, 택시 탑승시 정보를 보내는 안심귀가 기능등이 있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은 아이의 외투 속에 비콘을 넣어놓거나, 치매 증세의 어르신 신발에 부착할 경우 가족의 행방을 몰라 애태우는 일을 없게 만들겠다는 계획도 서비스 목록에 있다. 반려동물의 목줄에 비콘을 부착해놓으면, 강아지와의 산책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런 특징으로 애플, 페이팔, 퀄컴, 에스케이텔레콤 등 많은 업체들이 비콘을 활용한 사업에 적극 뛰어듣고 있다. 비콘을 설치한 상점 앞을 지나갈 때 저절로 쿠폰이 발급되고, 자전거나 가방 등에 비콘을 몰래 부착해 놓으면 분실시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편리한 기술은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술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안착이 가능하다. 스토킹이나 범죄목적으로 상대의 차량 어딘가에 동전 크기의 비콘 하나만 숨겨 놓으면, 누군가에게 현 위치와 이동경로가 고스란히 제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악용 의도에 대비하지 못한 채 기술의 한 쪽면만을 보고 서비스하고 개발하면, 사용자들로부터 ‘오빠 믿지’와 같은 악마의 앱으로 인식될 수 있다.
미국 <타임>이 ‘2012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구글안경은 올해 일반 소비자용으로 1500달러(약 160만원)에 시판이 됐지만, 거의 팔려나가지 않았다. 최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014년의 실패한 기술로 구글안경을 꼽았다. 구글안경의 실패 이유는 기능이나 가격과 같은 개발자와 판매자 중심의 관점에서 추진된 기기의 특성을 드러낸다. 사용자들의 문화와 사회규범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개발된 제품의 한계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하고 인터넷으로 즉시 공유할 수 있는 구글안경을 쓴 사람이 카페 한 구석에 앉아있다고 생각해보면, 이 기기의 실패 이유를 이해하기 쉽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기술도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중앙일보] 피 한 방울로 의료 산업 새 길 … 여성 스티브 잡스 엘리자베스 홈스

[세상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 피 한 방울로 의료 산업 새 길 … 여성 스티브 잡스

입력 2014-10-26 오전 2:49:11
수정 2014-10-26 오전 2:50:16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가 혈액을 담는 유리관을 들어 보이고 있다. 기존 혈액 검사 시 사용되는 유리관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작다. [사진 테라노스]
지난 9월 8일 세계 최대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콘퍼런스인 ‘테크 크런치 샌프란시스코 2014’에 참석했을 때다. 젊고 늘씬한 금발 여성이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이 눈에 띄게 술렁거렸다. 테라노스(Theranos)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엘리자베스 홈스(Eelizabeth Holmes·30)였다. 한국에선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기에 청중의 뜨거운 반응이 생경했다.

사회자에 따르면 테라노스는 피 한 방울로 최대 200여 가지의 의학 검사를 매우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었다. 실제 이 회사의 연구원이 무대에 등장해 사회자의 피를 채취했다. 아주 작은 전자 침으로 손가락을 살짝 찌른 것이 다였다. 혈액은 채취와 동시에 퓨즈처럼 생긴 0.5인치 높이의 초소형 유리관(Nanotainer)에 들어갔다. 그 정도 양으로 70회 이상의 혈액 검사를 할 수 있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약 4인치 높이 유리관 여러 개를 채울 만큼의 피를 뽑아야 할 일이었다. 사회자는 침을 찌르는 줄도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더 놀라운 건 가격이었다. 일반적 검사비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검사 시간 또한 몇 시간이면 충분했다. 홈스는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로 “이 서비스를 통해 미국 공공 의료보험은 10년간 2000억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알게 된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무려 90억 달러(약 9조5000억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리고 2, 3주 뒤 홈스가 각국 매스컴을 타는 일이 생겼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400대 부호 순위에서 자산가치 45억 달러로 110위를 기록한 것이다. 테라노스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덕이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녀는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여성 억만장자’였다. 이렇게 대단한 인물이 왜 1, 2년 전까지만 해도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한 걸까. 홈스가 테크 크런치 무대에서 밝혔듯 철저한 비밀주의 때문이었다. 이른바 ‘스텔스 모드(stealth mode)’였다. 홈스는 19세이던 2003년 테라노스를 창업했다. 이후 10년 가까이를 극소수 전문가·투자자들과만 접촉하며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가 세계 의료산업 판도는 물론 인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칠 검사법 개발과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탠퍼드대 자퇴하고 학자금으로 창업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 테라노스는 지난해 9월 홈스의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를 기점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홈스 이야기를 상세히 다룬 포춘, USA투데이, 와이어드, 포브스, 샌프란시스코비즈니스타임스 등의 기사를 찾아 읽었다. 거기엔 강력한 목적의식과 불굴의 신념, 탁월한 지적 역량과 카리스마를 지닌 ‘천생 창업자(natural-born entrepreneur)’가 있었다. 흡사 ‘여성 스티브 잡스’를 보는 듯했다. 실제 홈스는 집무실에 암 투병 당시의 잡스 사진을 걸어뒀다고 한다. 차이라면 홈스의 리더십이 훨씬 부드럽고 포용력 또한 뛰어나다는 것. 이는 성장과정의 차이와도 관련이 있을 듯싶었다.

다른 많은 성공적 창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홈스도 10대 시절에 첫 사업을 시작했다. 미국 정부기관 소속으로 제3세계 지원업무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잠시 생활하던 때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하던 그는 중국 학교에 소프트웨어 개발 보조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일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익혀온 중국어가 큰 도움이 됐다. 스탠퍼드대 화학과에 조기 입학한 이듬해 싱가포르의 지놈연구소 인턴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뛰어난 중국어 실력 덕분이었다. 당시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를 연구하던 이곳에서 홈스는 새로운 방식의 혈액 검사와 신체 데이터 수집 방식을 고안한다. 2003년 가을 홈스는 직접 작성한 특허 신청서를 들고 지도교수를 찾아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교수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그는 아예 자퇴를 하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꿈을 좇아 사람들을 돕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길” 바랐던 홈스의 부모는 학자금으로 모아뒀던 돈을 기꺼이 내놓으며 격려했다.

애초 일종의 패치를 개발하려던 그는 여러 시도 끝에 혈액 검사 혁신에 매진하기로 한다. 회사 이름은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is)이란 단어를 합성해 만들었다. 창업의 목표는 ‘문제 해결’이다. 창업자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할수록 집중력과 해결 가능성이 높아진다.

피와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혁신 동력 
홈스 역시 그랬다. 그는 피와 주사를 유난히 무서워했다. 수술 과정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의사의 꿈을 포기했을 정도였다. 그런 만큼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다량의 혈액을 채취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환자가 됐든 편안하고 안전하게 임할 수 있는 검사를 꿈꿨다.

그러려면 우선 극소량의 혈액으로도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했다. 따끔한 느낌조차 주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전자 침을 개발해야 했고, 검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람 손을 거의 타지 않는 실험과 보관법을 개발해야 했다. 나아가 특허와 규제 문제에 통달해야 했고, 기존의 거대 검사업체와 기기제조 업체와도 경쟁해야 했으며, 병원과 제약회사들을 설득해야 했다.

홈스는 10여 년에 걸쳐 이 모든 과정을 거의 소리 없이 해냈다. 미국 특허 18개, 해외 특허 66개의 공동개발자가 됐다. 꼭 필요한 수준의 자금만 유치해 투자자의 지나친 간섭을 막았다. 대신 ‘미국 기업 사상 최고’란 평가를 받을 만큼 화려한 이사진을 꾸려 전략적 도움을 받았다. 조지 슐츠 전 재무장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빌 페리 전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해군사령관, 두 명의 전 상원의원과 유명 기업인, 법조인들.

그들 중 한 명인 키신저는 몇몇 인터뷰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했다. “그의 강력한 결단력과 엄청난 지적 능력이 나를 유약한 회의주의자에서 열성적 지지자로 바꿔놨다. 홈스의 목표는 의료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제3세계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돈은 그의 동인(motivation)이 아니다.”

홈스의 목표는 지구상의 누구나 저렴하고 간단한 혈액 검사를 반복 실시함으로써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그 변화 추이를 영화 보듯 모니터링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라노스는 하드웨어기업이자 소프트웨어기업이며, 화학기업이자 데이터분석기업이라 할 수 있다.

테라노스는 지난해 미국 최대 약국체인인 월그린과 함께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에 검진센터를 만들었다. 홈스의 계획은 미국 50개 주 8200여 개 월그린 매장 대부분에 검진센터를 여는 것이다. 그는 종종 “테라노스와 결혼했다”고 말한다. 하루 16시간씩 일할 수 있는 체력을 다지고자 커피 대신 영양 균형을 맞춘 야채주스를 마신다.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뭘 하며 살고 싶은지 깨닫는 순간, 모든 게 쉬워졌다.”

다른 모든 위대한 변화가 그러하듯, 위대한 창업 또한 그 시작은 신념과 사명감이다.


이나리 은행권청년창업재단 기업가정신센터장 naree@dcamp.kr

[조선일보]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는 놀 때 나온다

[Weekly BIZ]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는 놀 때 나온다

  • 런던=윤형준 기자
  • 입력 : 2014.10.25 03:04

    맥킨지서 격무로 쓰러진 뒤 벤처 창업… 베레가드씨가 전하는 '스마트한 성공' 

    - 나중은 없다… 지금 하고 싶은 일 즐겨라 
    가족·친구·인생 포기해야 성공한다고? 
    당장 행복한 삶을 살아야 생산성도 올라 

    - 혼자서 다 해결하겠다는 집착을 버려라 
    함께 여행 떠나고 싶은 사람과 일한다면 
    노동 시간 줄이면서도 창의적 결과 얻어

    맥킨지서 격무로 쓰러진 뒤 벤처 창업한 마틴 베레가드
    잘나가는 맥킨지 컨설턴트가 있었다. 그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코펜하겐, 스톡홀름, 쿠웨이트를 오가며 여러 프로젝트를 도맡았다. 성과를 내면 낼수록 쉬는 시간은 줄어갔다. 하루에 3시간밖에 못 잤다. 결국 몸이 고장 났다. 호텔 복도를 걷다가 쓰러져 5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

    "쓰러지고 난 다음,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노예가 아니야.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권리가 있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으며, 나는 나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의 불행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마틴 베레가드(Bjergegaard·38·사진)씨는 그 길로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났다. 그는 2006년 친구 3명과 자칭 '회사 공장(Company Factory)'이란 걸 차렸다. 아이디어를 내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2~3년 키운 뒤 다른 사람에게 판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벤처를 창업한다. 창업 8년 만에 18개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고, 그 가운데는 덴마크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 3곳도 포함돼 있다. 다른 사람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일도 한다. 160여개 스타트업을 키워냈다.

    그의 사업 목표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기업은 성공적이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주 35시간 이상 일해선 안 되고, 1년에 8주 휴가를 가야 한다. 일을 위해 건강과 가족, 친구, 인생을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달 런던의 레인메이킹 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행복한 삶과 일의 성공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제게 성공을 원한다면 반드시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하라는 겁니다. 아버지는 희생이 사회에 대한 '의무'라고 말했죠. 저는 '무언가 잘못돼 있다'고 느꼈습니다. 7년 연속 미국 최고의 부자로 꼽힌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 뭔지 아세요? 바로 '나는 인생을 잘못 살았다. 나는 내 삶의 우선순위를 잘못 골랐다'였습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손자들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으며,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혔던 그는 알고 보면 마음은 참 가난했던 거지요. 저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베레가드씨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지금 돈을 잔뜩 벌면, 나중에 그 돈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이란 미래는 도대체 언제 찾아올지 모르거든요. 얼마나 오래 살지 채 알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그래픽=박상훈 기자
    베레가드씨는 삶을 희생하지 않고서도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인물 25명을 인터뷰해 책을 펴냈다. '스마트한 성공들(Winning Without Losing)'이 그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영국 국립도서관으로부터 '2013~2014 올해의 책' 다섯 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됐다.

    ―희생하지 않고도 성공한 25명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자기가 생각하는 삶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용기입니다. '나는 일도 하고 싶고, 개인적인 취미 생활도 즐길 것이며, 가족과 친구도 만날 것이다'라는 신념을 꺾지 않았어요. 주변의 많은 사람이 계속 참견했습니다. '지금처럼 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거야'라고 말이죠. 그러나 그들은 개의치 않았어요.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일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몹시 어려운 문제를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때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해야죠. 하고 싶은 걸 해야 합니다. 온종일 책상 앞에서 고민하는 건 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닙니다."

    2014년 7월 23일 수요일

    [트렌드인사이트] 내 몸 안의 평화주의자 Water Tracker, 수분 큐레이션 서비스를 논하다

    내 몸 안의 평화주의자 Water Tracker, 수분 큐레이션 서비스를 논하다

    술, 담배, 커피, 환기되지 않는 사무실…. 자연적이지 못한 환경에서 내 몸은 가장 균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중요한 연료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라고 한다. 적당한 양의 수분이 공급되는 경우 개인의 생산성, 작업의 효율성 등 아웃풋(Output)은 크게 증대된다고 한다. 그러니 피곤하다며 비타민을 챙겨 먹거나 피부가 좋지 않다며 비싼 영양 크림을 바르기 이전에 내 몸의 수분 상태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물을 제대로 마셔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익숙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수분 섭취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됨에 따라,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될 지 모를 수분 섭취량에 관한 여러 상반되는 주장들 또한 제기되고 있어 대중들은 더욱 혼란 속에 놓여지고 있다.
    “그래, 물 중요한거 정말 잘 알겠어. 그런데… 얼마나 마시라는 거야?”

    도데체 얼마만큼의 물을 마셔야 하는 것인가?

    세계 보건기구(WHO)에 의한 하루 적정 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2L로, 여덟 번에 걸쳐 나누어 마시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술, 담배, 커피 등 각종 외부적 환경에 노출된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계산된 권장량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표준량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또한 최근 호주 스포츠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셔야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September 2013, BBC, 10 October 2013)
    개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맹목적인 수분 섭취는, 여러 가지 불균형적인 몸의 상태를 초래해 매우 위험하다고도 한다. 따라서 개인의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수분 섭취 습관은 지양되어야 한다. 곧, 수분 섭취량을 체크하거나 물 마실 시간을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 등 절대적 수치에 의존하는 목표치 채우기 식의 각종 물 섭취 관리 서비스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수분 추적기에 주목해보자. 

    I 수분 추적기(Water Tracker)
    절대적 수치에 따른 수분 섭취량을 기록해 주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처한 환경이나 신체적 조건을 측정해 주고,
    이에 따라 사용자에게 필요한 가장 적절한
    상대적 수분량을 산출하여
    더욱 건강한 수분 섭취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첫째,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적정 기준치는 ‘없다’.
    수분을 자주 손실해서 보충해 주어야 하는 사람이거나, 커피, 당분, 술 등 체내 성분에 작용하는 다른 요인들로 인해 수분 섭취가 필요한 사람 등 필요한 수분량은 여러 요인에 의해 변화한다.
    여름의 경우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많아 다른 때 보다 섭취해야 하는 수분의 양이 더욱 많다고 한다. 환경적 특성 뿐 만 아니라,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거나, 직업상 외부 활동이 잦은 경우 등 여러 요인으로 수분 손실이 많은 사람인 경우 수분 섭취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둘째, 내 몸에 맞는 적정 수분량은 실시간으로 측정되어야 한다.
    세계 보건 기구가 권장한 2L의 권장량을 하루 여덟 번에 나누어 마시라고 한 것은, 기상 후, 식사 전과 후 등 일반인의 생활 패턴과 그에 따른 몸의 상태 변화를 고려한 것에 바탕 한다. 따라서 기술적 요건이 맞추어 진다면, 생활 패턴과 몸의 상태에 따라 가능한 한 자주 필요한 수분 섭취량을 측정해 줄수록 더욱 건강한 수분 섭취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위의 조건들이 모두 가능하여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필요한 수분량을 측정해 줄 고마운 수분 추적기(Water Tracker) 들이 등장하고 있다.
    • 선수들의 필요 수분량을 관리해주는, 게토레이의 World Cup Bottle
    게토레이에서 진행한 이번 캠페인은 선수의 활동량과 신체조건을 측정하여 그에 맞는 수분 섭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운동선수의 경우 일반인과 다른 신체조건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활동량에 따라 체내 조건이 크게 변화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분 섭취는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내는 데에 결정적 작용을 한다고 한다. 게토레이는 브라질 축구 팀의 선수들이 가진 신체 조건과 운동량에 따른 체내 성분 변화를 측정하였고, 이를 공식화하여 실제 경기에서 감독과 코치가 선수들의 수분량을 관리, 감독할 수 있게 하였다. 선수들이 마시는 물병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고, 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데이터가 공식에 맞게 계산되어 감독이 이를 모니터링 하며 최대의 성과를 이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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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사례를 요약하자면, 신체조건과 활동량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개인의 신체변화를 측정하여 그에 따른 필요 수분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여 최고의 역량을 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는 시스템의 구축을 필요로 하며,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개인이 일상에서 사용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헬스 케어 관련 산업에서 다양한 서비스의 형태로 확장되어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무엇을 마시는지에 따라 변화하는 필요 수분량을 말해준다. 텀블러 Vessyl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커피를 마신 후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갈증이 더해지는 등의 증상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업무에 시달려 하루 한 두잔 이상의 커피를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의 경우는 더할 것이다. 커피 뿐만 아니라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내가 하루 동안 마신 음료의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Vessyl 텀블러는 사용자가 어떤 내용물을 담든지 그 성분을 측정해주는 똑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칼로리, 당분, 지방량 뿐만 아니라 술의 알코올, 주스의 당분, 커피의 카페인 등의 성분을 알아준다. 성분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Vessyl의 텀블러는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하루동안 섭취해야 하는 가장 적절한 수분량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개발되었다. Vessyl의 Pryme hydration 시스템에 따라 내가 마신 다양한 음료의 성분들에 따라 변화하는 수분 섭취량을 연동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분석하여 조언 해 준다. 별다른 번거로운 절차 없이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때때로 어플리케이션을 체크하기만 하면 나에게 맞추어진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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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실pryme
    이와 같이 개인이 일상에서 사용하기 간편하도록 단순화된 형태의 수분 측정기는 더욱 쉽게 보편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마신다’는 행위와 가장 잘 연결되는 텀블러를 기본 바탕으로 하여 사용자의 수분 섭취 환경을 가장 직접적으로 데이터화 할 수 있는 구조로 제품을 설계한 것은 특히 돋보인다.

    수분 추적기, 자연스러운 에너지를 위한 필수템(필수 item)이 될 때까지!

    왠지 모르게 몸이 무겁고 지친다, 낯빛이 어둡고 생기가 없다, 운동을 해도 가볍고 상쾌한 마음보다 피로감을 이기기가 어렵다. 보이지 않는 먹구름이 몸을 짓누르는 듯한 기분이 드는 모든 이들에게 수분 추적기는 앞으로 타는듯한 사막에서 오아시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의 역할과도 같다. 그야말로 일상에 지치고, 이리 저리 내 몸을 무겁게 하는 여러 요인들에 치이는 현대인들에게 ‘필수템’ 이어야 하는 셈이다.
    하루 동안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기에는 소비자의 곁에서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어플리케이션의 형태가 가장 쉬울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단순한 어플리케이션으로는 헬스 케어 산업에서 수분 추적기가 굳건한 위치를 자리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보편적인 어플리케이션을 넘어서서 보다 발전적인 수분 추적기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이 필요할까?

    수분 큐레이션 비즈니스가 나아갈 길

    “우리는 고객님의 ‘맑은 정신, 가뿐한 몸’까지 서비스 해 드리겠습니다. “
    ‘몸 안의 적절한 수분 균형점이 맞추어 진다면,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낸다’ 라는 전제는 수분 추적기 산업이 대두되게 된 배경이자 소비자가 수분 추적기를 사용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바이다. 개인의 ‘생산성’이 중요한 모든 공간에 수분 추적기 산업을 적용한다면 다양한 산업 속에서 크게 자리잡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   수분 큐레이션 비즈니스란?
    소비자가 자리하는 공간의 환경적 특성과
    개인의 상태를 함께 측정해 주어
    최대의 역량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웨어러블 기기 혹은 어플리케이션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맑은 정신, 가뿐한 몸’을 만들어 주는
    수분량을 조언해 줌으로써 고객과의 유대감을 한층 더 강화한다.
    한정된 공간에 오래 머무르며 일련의 생산성을 추구하는 특성을 가진 모든 공간에서 수분 큐레이션 비즈니스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머무르는 시간, 공간의 습도, 온도와 같은 외부적 환경과 개인의 신체적 환경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간단한 디스플레이 형태로 수분 섭취량을 조언해 주는 간단한 형태를 공간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도서관의 경우를 예로 들면 많은 학생들이 한꺼번에 한 공간에 머무르는 닫힌 공간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학생이 쉽게 피로를 느끼기 쉬운 환경이다. 또한 장시간 공부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 때 도서관의 환경과 사용자가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 등을 간단하게 측정하여 필요 수분량을 조언해 주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쉬울 뿐만 아니라 머무르는 학생이 더욱 쾌적하게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며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형태로 카페, 클럽 등의 공간에서 각각의 특성에 맞게 구성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피트니스 클럽이나 회사 같은 경우에는 멤버쉽 형태의 수분 큐레이션이 가능하다. 이러한 공간에 머무는 사용자들은 장기적이고 주기적으로 공간을 이용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 공간이 관리할 수 있는 고객의 수도 한정적이다. 이러한 경우, 첫 번째 게토레이 사례에서의 시스템처럼 개개인의 신체적 조건에 대한 측정을 통해 더욱 정교한 형태의 수분 큐레이션이 가능하다.
    피트니스 클럽을 예로 들면 수분 큐레이션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고객들의 성과를 관리 해 주어 그들의 목표 달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사내에 수분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더욱 원활환 업무 환경을 조성 해 주고 개인의 컨디션을 관리 해 주어 직원들의 업무 능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분 큐레이션 비즈니스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신선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만족도와 애착도를 크게 향상시켜 준다.
    결국은 서비스하는 주체가 장기적으로 얻는 이득에 보탬이 된다는 의의를 가진다. 회사의 경우에도 성과를 점진적으로 향상시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공부가 잘 되는 도서관을 찾고, 쉬기 좋고 마음이 편해지는 카페를 찾는다. 표면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는 것을 넘어서, 어쩐지 발길이 닿는 공간을 추구하는 새로운 고객관리 서비스의 트렌드로 수분 큐레이션 비즈니스가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Weekly BIZ] "20대 창업자들의 번뜩임과 본능, 이것만큼은 절대 모방할 수 없어"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인터뷰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 멘로파크(미 캘리포니아주)=이신영 기자
  • 입력 : 2013.10.19 03:01

    제2의 구글·야후는22~23세가 만든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야후의 제리 양이 
    25~26세 때 창업해 대성공을 거뒀지만 
    미래 벤처 세대는 더 젊어질 것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겠다는 자신감 갖고, 
    세상에 없던 생각으로 고장난 세상 고칠 것 

    "20代 창업자들의 번뜩임과 본능, 이것만큼은 절대 모방할 수 없어" 

    훌륭한 기업의 특징은? 
    창업자가 오래 남아있는 곳 

    투자 안 해 후회한 기업은? 
    인터넷 유료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놓친 게 첫째 
    트위터는 둘째로 아쉬워 

    내 최고의 투자처는? 
    첫째는 뭔가에 크게 성공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둘째는 큰 실패를 만회하려 
    발버둥치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것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구글, 야후, 유튜브, 재포스, 페이팔…. 세상을 바꾼 위대한 기업들의 주식 투자설명서가 뒤에 줄줄이 있어서일까.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의 표정이 흐뭇해 보였다. / 멘로파크=이신영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차를 몰아 남쪽으로 25분을 달렸더니 샌드 힐스 로드(Sand Hills Road)라고 적힌 갈색 표지판이 나타났다. 20여개의 벤처캐피털 사무실이 밀집해 있어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젖줄'로 통하는 곳이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처럼 생긴 한 건물 2층으로 올라갔더니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로비 정면의 벽에 설치된 60인치짜리 TV 화면에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창업자,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 제리 양 야후 창업자 등 전설적인 기업인 수십 명의 얼굴이 플래시 영상으로 휙휙 지나갔다.

    양쪽 벽에는 120여개 기업의 주식 투자 설명서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구글, 2004년 8월 18일, 주당 85달러 1414만주 발행', '링크드인, 2011년 11월 16일 71달러 875만주 발행'….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다. 벽면에 붙은 120개 기업은 이 벤처캐피털이 투자해 투자 회수(exit)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때 희끗희끗한 머리를 짧은 스포츠 스타일로 다듬은 신사가 복숭아를 씹으면서 기자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실리콘 밸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마이클 모리츠(Moritz·59)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이다.

    그가 1999년 1250만달러를 투자한 구글은 현재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100만달러를 투자한 야후는 뉴스 포털 사이트의 효시였으며, 800만달러를 투자한 유튜브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동영상으로 묶었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에서 2억명이 넘는 직장인이 가입한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됐다.

    모리츠 회장은 20대를 좋아한다. 세쿼이아가 창업 자금을 대준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구글), 토니 셰(재포스), 스티브 첸(유튜브)은 투자를 받을 당시 모두 20대 중후반이었다.

    그는 "20대들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안다"고 말했다. "보통 나이가 어리면 세상을 모른다고 합니다. 물론 그들은 영업 조직을 꾸릴 줄 모르고, TV 광고 캠페인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며, 재무 부서를 어떻게 운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소리입니다. 그런 건 남들을 고용해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들을 고용해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20대 창업자들은 세상의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이 간절히 열망하는 분야의 확실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을 고용해서 절대 만들 수 없는 것은 20대 창업자의 번뜩임과 본능이란 말입니다."

    그가 얼굴을 기자 앞으로 들이밀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야후에 투자했을 때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는 25세, 26세였어요. 당시 한 지인에게 '전체 직원 수가 세 명인데, 이들의 나이를 모두 더해도 64세밖에 안 돼'라고 했어요. 그러나 미래 세대는 그것보다 더 젊어질 겁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22, 23세의 시대입니다.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진 22세와 23세들이 세상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20대들은 가족, 자녀, 결혼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들이야말로 미래의 내비게이터입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젊은 창업자들의 핵심적인 공통점은 모두 몰입(preoccupation)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들에겐 장벽도 없고, 한계도 없고, 장애물이 있어도 모두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그들은 무엇인가 고장 난 세상의 문제를 고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구글이 기업공개를 한 날 세쿼이아가 투자한 구글의 지분 10%의 가치는 순식간에 20억달러로 치솟았다. 모리츠 회장 본인도 22억달러의 자산으로 미국 부자 랭킹 252위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그는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했다.

    "진짜 기념비적인 투자는 매우 소수이며 잘해야 10개 중 1개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하나의 기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린 비즈니스에서 10번의 투자 중 최소 3번은 몽땅 돈을 다 잃습니다. 단순히 살아남을 기업에 투자해 약간의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벤처캐피털 사업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닙니다. 당신은 남들과 차별화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회사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모리츠 회장에게 훌륭한 기업들의 단 한 가지 특징이 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경험으로 미뤄볼 때 최고의 기업들은 창업자가 회사에 오랜 기간 남아 있는 회사였습니다. 그 무엇도 그것을 이길 수 없습니다."


    모리츠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하는 최고의 벤처 투자자 랭킹(일명 '미다스 리스트')에서 2006~2007년 1위를 차지했고, 2008~2009년과 2011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2001년부터 포브스가 선정한 이 리스트에 그는 12회로 최다 선정됐다.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세쿼이아 캐피털은 1주일에 몇 명의 창업자로부터 투자 의뢰를 받나요?

    "100~150명입니다."

    ―굉장히 많네요. 최근 가장 흥미로운 투자처가 있다면?

    "세쿼이아 캐피털입니다(웃음). 항상 주위에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이렇게 답하죠. 세쿼이아 캐피털에서 투자하는 모든 회사가 흥미로우니까요."

    ―회장님만의 투자 철학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창업자의 아이디어나 제품이 다른 사람과 기업들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할 제품이라면 의미가 없어요. 둘째, 저는 매우, 매우 특별한 사람과 함께 비즈니스 하기를 원합니다."

    ―회장님은 실패를 경험한 창업자에게도 많이 투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가끔 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실패했다고 해서 투자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찾은 최고의 레시피는 이것입니다. 일단 뭔가 하나에 크게 성공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고등학교가 됐든, 대학교가 됐든, 또는 큰 기업에서 일했든 그 무엇인가 하나를 잘하는 거죠. 그리고 인생의 큰 좌절을 경험했지만, 그 좌절을 만회하려고 발버둥치는 창업자들,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투자합니다."

    모리츠 회장은 1996년부터 세쿼이아 캐피털 대표 파트너로 경영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파트너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희귀한 불치병에 걸렸다. 앞으로 5~10년 안에 내 삶의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알린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이 됐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 그는 건강해 보였다.

    벤처캐피털업에 투신한 인문학도

    그는 복숭아를 다 먹고, 남은 복숭아씨를 기자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질문엔 엄격하게 답했다. 고민이 된다 싶으면 15초 이상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하다 운을 뗐다.

    그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로서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영국 웨일스(Wales) 지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실리콘밸리를 취재하는 타임지 기자로 일했다.

    기자 시절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부터 "애플의 역사를 책으로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애플의 성장기를 다룬 '작은 왕국―애플 컴퓨터의 비화'란 제목의 책을 1984년에 냈다. 이 책을 계기로 그는 애플에 초기 자금을 댄 세쿼이아 캐피털의 창업자 돈 밸런타인(Valentine)과 인연을 맺게 되고, 1986년 세쿼이아 캐피털에 입사한다.

    "저도 과거에 당신이 앉은 의자에 앉아 위대한 창업자들을 인터뷰했지요. 그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우 작은 회사였는데, 그들이 어떻게 맨땅에서부터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 성장을 돕는 것은 벤처 캐피털의 역할인 것을 알게 된 것이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된 계기입니다."

    ―2007년 타임지에서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셨더군요. 한때 타임지에서 기자로 일하셨는데, 기분이 어땠습니까?

    "아이러니했죠(웃음). 기분이 좋으면서 우쭐해지더군요. 그런데 그런 것을 중요한 훈장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상 못 했는데 정말 대박을 친 투자가 있나요?

    "지금도 정말 예상하기 어려운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반바지와 샌들을 신은 창업자 두세명이 10년, 15년 뒤에는 굉장히 중요한 기업을 책임질 사람들로 커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회사가 성공할 때 우린 그 성공의 규모에 깜짝 놀랍니다. 반면 투자한 회사가 실패하면 그리 놀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어떤 투자에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미리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벤처 캐피털이 퇴짜를 놓은 회사를 세쿼이아 캐피털이 받아들여 투자 자금을 대준 적도 있나요?

    "정말 수많은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시스코(Cisco)에 '노'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스코 창업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마치 기도문을 외우듯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우린 네트워크를 네트워크한다(We network the network)'란 말이었어요."

    그는 "또 정말 많은 사람이 야후와 페이팔에 대해서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 투자 안 한 것 후회된다

    ―투자하지 않아 후회한 기업들도 있으시죠?

    "물론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한 넷플릭스(인터넷 유료 영상 서비스 업체)가 있습니다. 트위터가 그다음이고요.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군요."

    그는 정말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넷플릭스의 비즈니스에 대해 충분히 길게 고민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모델도 뚜렷하지 않던 구글에 1250만달러를 투자한 결정은 어떻게 하셨나요?

    "그 시기를 떠올려 보세요. 1999년이죠. 닷컴 버블의 정점이었습니다. 만약 구글에 대한 투자가 그 시점에서 3년 전후에 이루어졌다면 아마 300만~400만달러만 투자했을 거예요. 그 투자가 결정된 것은 그 당시 시장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인터넷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였다는 의미)."

    ―구글 기업공개 당시 억만장자가 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날 다른 회사 이사회 미팅에 참석하고 있었죠. 저는 그런 상황에 축배를 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는 지난 30년간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창업자를 목격했다. 그가 뽑은 최고의 창업자는 누구일까?

    "첫째는 스티브 잡스예요.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었죠. 인텔 창업자인 로버트 노이스(Noyce)가 그다음 정도 될 겁니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구글)가 셋째가 될 것이고요. 예지력(Visionary)이란 말이 많이 쓰이지만, 그 타이틀을 받아 마땅한 창업자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모리츠 회장은 "스티브 잡스는 '뚜렷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회의에 참석하지도 말고 전화도 걸지 말라'는 인생 최고의 조언을 내게 남겼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한 사건 때문에 스티브 잡스와 사이가 틀어진다. 잡스가 개발한 컴퓨터 중 하나인 '리사(Lisa)'가 한때 잡스가 동거했던 여성과의 사이에 낳았던 딸의 이름이란 사실을 타임에 최초로 보도했다. 혹시 잡스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그는 "아니오. 절대로 미안하지 않아요. 전 제 일을 한 것뿐"이라고 했다.

    '페이팔 마피아'의 산파

    모리츠 회장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기념비적 회사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Paypal)이다.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2명을 포함한 주요 임직원 14명은 페이팔을 떠나 링크드인·유튜브·테슬라·옐프 등 10개가 넘는 회사를 창업했다. 공동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 부사장 리드 호프먼이 링크드인, 엔지니어 스티브 첸이 유튜브를 각각 차렸다. 페이팔 출신들은 혁신적인 기업들을 속속 탄생시키며 실리콘밸리 지형을 바꿔놓았고,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페이팔 마피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요?

    "페이팔은 매우 뛰어난 인재가 모인 곳이었어요. 또 페이팔 창업자들은 자신들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사람들을 고용했기에 분위기도 좋았고요."

    그런데 이베이에 페이팔이 팔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모리츠 회장은 말했다. "페이팔은 너무 초창기에 이베이에 팔렸어요. 직원들은 조직 문화가 맞지 않는 이베이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만약 페이팔이 독립회사로 남았다면 그들은 아직도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을 겁니다. 그랬다면 링크드인이나 유튜브 같은 회사도 지금 세상에 없었을 거고요."

    ―회장님이 투자한 기업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다고 생각합니까?

    "(그는 턱을 손으로 괸 채 약 15초 동안 생각한 뒤 말했다.) 그 어떤 회사도 인류의 기대 수명을 높이지 못했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암 치료제를 만들지 못했고요. 물론 야후나 구글 같은 회사는 다른 사람들이 비즈니스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는 "한국 벤처 캐피털 업계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란 질문에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성공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거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면 최소한 중국에 가야 해요. 물론 당신이 영리하면 벨기에나 알래스카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팰로앨토시의 거리에 밀집한 벤처기업들이 영국에 있는 모든 벤처기업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성공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기 위한 조건이 뭡니까?

    "저는 항상 스스로를 벤처기업 창업자나 경영진과 함께 길을 걷는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우리 비즈니스는 돈으로 연결되지만, 우린 은행가가 아닙니다. 큰 기업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을 실천해 세상을 바꾸려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셨는데, 편안하게 쉬지 않고 일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세상에서 젊고 아이디어로 가득 찬 사람들과 일하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이 없습니다. 창업자들은 고장 난 세상의 문제를 고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만큼 제게 재미를 주는 것이 없습니다. 가만히 소파에 죽치고 앉아 과거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입니다(웃음)."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18/20131018027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