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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4일 토요일

백종원 사장이 방송에서 공개한 '손님상' 레시피

요리연구가 겸 프랜차이즈 음식점 CEO 백종원 사장이 방송에서 공개한 '손님상' 레시피다.

백종원 사장은 지난 19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애호박전, 고등어 파스타 등 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선보였다. 방송 이후 '힐링캠프' 홈페이지에는 그의 레시피가 자세히 공개됐다.

program.sbs.co.kr
"

20개의 브랜드와 300여 개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백종원 사장, 그가 전하는 레시피대로 요리해 보는 건 어떨까. 


#1. 두부조림

재료 : 부침두부, 새우젓, 고춧가루, 설탕, 진간장, 다진 돼지고기, 대파, 청양고추, 들기름, 쌀뜨물

1. 파와 고추를 잘게 썬다.

[이하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 홈페이지]

2. 잘게 썬 파&고추, 다진 돼지고기, 고춧가루, 다진 마늘, 설탕, 새우젓, 간장, 들기름을 넣고 버무려 양념장을 만든다. 


3. 두부를 알맞은 크기로 썬다.


4. 냄비에 양념장을 얹고, 두부를 올린다. 그 위에 다시 양념장을 올린다.


5. 쌀뜨물을 부어 함께 끓인다. 


6. 총총 썬 쪽파를 얹으면 완성!


#2. 애호박 전 
 
재료 : 마른 새우, 애호박, 청양고추, 식용유, 감자전분, 소금


1. 마른새우를 만능 다지기를 이용해 곱게 다진다.


2. 채칼을 이용해 애호박을 얇게 채 썬다. (얇을수록 맛있다)


3. 칼로 고추를 잘게 썬다.


4. 새우&고추&호박을 젓가락으로 섞는다.


5.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6. 전분 가루를 넣어 함께 섞는다. (걸쭉한 반죽이 아니라 호박에 가루를 살짝 묻힌 느낌)


7.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넣어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백종원의 tip : 마른 새우를 넣어 감칠맛을 낸다. 채칼을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전을 만들 수 있다.


#3. 얼큰 떡국
 
재료 : 떡국 떡, 찌개용 돼지고기, 표고버섯, 양파, 애호박, 파, 청양고추, 새우젓, 고춧가루, 다진 마늘, 국 간장, 쌀뜨물, 식용유


1. 칼로 애호박, 표고버섯, 양파, 청양고추, 파를 썬다.


2. 식용유를 두른 냄비에 돼지고기를 볶는다.


3.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새우젓, 고추장을 넣어 함께 볶는다.


4. 어느 정도 볶아지면 쌀뜨물을 붓는다.


5. 물이 끓기 시작하면 떡을 넣어 보글보글 끓인다. (떡국 떡은 미리 물에 불려 놓는다)


6. 고춧가루, 다진 마늘, 썰어놓은 재료들을 넣어 함께 끓인다.


7. 국 간장으로 간을 맞추어 완성한다.

 

※백종원의 tip : 육수는 그냥 물이 아닌 쌀뜨물을 이용해 깊은 맛을 낸다.

#4. 들기름 계란 프라이
 
재료 : 계란, 대파, 국 간장, 들기름


1. 칼로 파를 잘게 썬다.


2.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넉넉히 붓는다.


3. 계란은 깨서 볼에 담아 놓는다.


4. 끓는 들기름에 잘게 썬 파를 넣는다.


5. 계란을 붓는다.


6. 계란을 깨지지 않게 잘 배치한다. 프라이팬을 살살 돌려서 계란 밑으로 들기름을 잘 배이게 한다.


7. 국 간장을 완성 접시에 바른다.


9. 계란 프라이를 국 간장 바른 접시에 담으면 완성!

 

※백종원의 tip : 들기름을 넉넉히 붓는다. (계란을 튀기는 느낌이 나게). 가장 간단한 재료인 계란 하나로 특별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5. 고등어 파스타
 
재료 : 파스타면, 고등어 통조림, 와인, 마늘, 월계수 잎, 올리브유, 사천 고추, 소금, 쪽파


1. 프라이팬에 올리브유, 다진마늘, 사천 고추, 고등어를 넣는다.


2. 소금으로 간을 한다.


3. 중불에 고등어와 다진 마늘이 노릇하게 튀겨질 때까지 볶는다.


4. 파스타 면을 12분 동안 삶는다.


5. 삶은 파스타 면과 소스를 넣어 볶으면 완성!


※백종원의 tip : 오일 파스타는 마늘과 올리브유를 오랜 시간 동안 볶는 것이 핵심이다.

2014년 10월 27일 월요일

[조선일보]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는 놀 때 나온다

[Weekly BIZ] 진짜 중요한 아이디어는 놀 때 나온다

  • 런던=윤형준 기자
  • 입력 : 2014.10.25 03:04

    맥킨지서 격무로 쓰러진 뒤 벤처 창업… 베레가드씨가 전하는 '스마트한 성공' 

    - 나중은 없다… 지금 하고 싶은 일 즐겨라 
    가족·친구·인생 포기해야 성공한다고? 
    당장 행복한 삶을 살아야 생산성도 올라 

    - 혼자서 다 해결하겠다는 집착을 버려라 
    함께 여행 떠나고 싶은 사람과 일한다면 
    노동 시간 줄이면서도 창의적 결과 얻어

    맥킨지서 격무로 쓰러진 뒤 벤처 창업한 마틴 베레가드
    잘나가는 맥킨지 컨설턴트가 있었다. 그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코펜하겐, 스톡홀름, 쿠웨이트를 오가며 여러 프로젝트를 도맡았다. 성과를 내면 낼수록 쉬는 시간은 줄어갔다. 하루에 3시간밖에 못 잤다. 결국 몸이 고장 났다. 호텔 복도를 걷다가 쓰러져 5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

    "쓰러지고 난 다음,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노예가 아니야.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할 권리가 있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으며, 나는 나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의 불행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마틴 베레가드(Bjergegaard·38·사진)씨는 그 길로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났다. 그는 2006년 친구 3명과 자칭 '회사 공장(Company Factory)'이란 걸 차렸다. 아이디어를 내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2~3년 키운 뒤 다른 사람에게 판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벤처를 창업한다. 창업 8년 만에 18개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고, 그 가운데는 덴마크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 3곳도 포함돼 있다. 다른 사람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일도 한다. 160여개 스타트업을 키워냈다.

    그의 사업 목표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기업은 성공적이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주 35시간 이상 일해선 안 되고, 1년에 8주 휴가를 가야 한다. 일을 위해 건강과 가족, 친구, 인생을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달 런던의 레인메이킹 사무소에서 만난 그는 "행복한 삶과 일의 성공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제게 성공을 원한다면 반드시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하라는 겁니다. 아버지는 희생이 사회에 대한 '의무'라고 말했죠. 저는 '무언가 잘못돼 있다'고 느꼈습니다. 7년 연속 미국 최고의 부자로 꼽힌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 뭔지 아세요? 바로 '나는 인생을 잘못 살았다. 나는 내 삶의 우선순위를 잘못 골랐다'였습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손자들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으며,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혔던 그는 알고 보면 마음은 참 가난했던 거지요. 저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베레가드씨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지금 돈을 잔뜩 벌면, 나중에 그 돈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이란 미래는 도대체 언제 찾아올지 모르거든요. 얼마나 오래 살지 채 알지도 못하면서 말입니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그래픽=박상훈 기자
    베레가드씨는 삶을 희생하지 않고서도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인물 25명을 인터뷰해 책을 펴냈다. '스마트한 성공들(Winning Without Losing)'이 그것이다. 이 책은 지난해 영국 국립도서관으로부터 '2013~2014 올해의 책' 다섯 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됐다.

    ―희생하지 않고도 성공한 25명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자기가 생각하는 삶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용기입니다. '나는 일도 하고 싶고, 개인적인 취미 생활도 즐길 것이며, 가족과 친구도 만날 것이다'라는 신념을 꺾지 않았어요. 주변의 많은 사람이 계속 참견했습니다. '지금처럼 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거야'라고 말이죠. 그러나 그들은 개의치 않았어요.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일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몹시 어려운 문제를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때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해야죠. 하고 싶은 걸 해야 합니다. 온종일 책상 앞에서 고민하는 건 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닙니다."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전자신문] 3국 대사들이 말하는 창조와 혁신이란?

    [대사 좌담회]3국 대사들이 말하는 창조와 혁신이란?

    ◇이스라엘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이스라엘은 대한민국과 매우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남자들이 서로 처음 만나면 ‘군대 어디 갔다 왔냐’고 확인하듯, 이스라엘도 똑같은 인사법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자도 물어보는 게 일상화돼 있다.

    그런데 이 ‘군대’라는 게 창조경제의 보고라는 게 구트만 대사의 설명이다. 히브리어로 ‘최고 중의 최고’를 뜻하는 ‘탈피오트(Talpiot)’는 이스라엘의 과학기술 엘리트 장교 양성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초로 방화벽을 개발한 체크포인트를 비롯, 이베이가 인수한 결제보안 업체인 ‘프로드 사이언시스’, UCC 제작 사이트인 ‘메타카페’ 등은 모두 탈피오트 출신의 이스라엘 예비역 장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 벤처다.

    구트만 대사는 “이스라엘과 같이 군 복무가 의무인 한국 역시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 부임 후 줄곧 한국 정부를 상대로 이를 설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중후장대형 대기업부터 말단의 스타트업까지 산업구조가 탄탄한 한국과의 협력은 양국이 세계 무대로 동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자양이 된다는 게 구트만 대사의 설명이다.

    ◇영국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가 강조하는 창조와 혁신의 자양은 ‘생태계’다. 그 예로 와이트먼 대사는 게임을 들었다.

    유럽 게임산업의 모든 규제는 비즈니스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지며 자발적 규제 기관인 ‘판 유러피언 게임 인포메이션(PEGI)’이 과제를 만들거나 제한도 정한다.

    PEGI는 유럽의 민간 게임 등급 분류 기관으로 세계 30여개 국가가 PEGI의 기준을 따른다. 자생력에 방점을 둔 민간기관이 범유럽을 통틀어 보이지 않는 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소비자와 사회 보호를 우선하며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게 하는 데 집중한다.

    굳이 게임산업이 아니라도 창의력이라면 세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영국의 콘텐츠 경쟁력은 하루이틀에 이뤄지지 않았다. 원천은 ‘생태계의 힘’ 이다.

    와이트먼 대사는 “어떤 비즈니스도 지원하는 생태계가 잘 갖춰졌다는 것은 우리의 디딤돌”이라며 “ARM, 그래픽스,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 같은 작지만 강한 IT기업이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영국의 혁신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자부했다.

    ◇스웨덴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교육과 의식개혁을 창조와 혁신의 전제 조건으로 봤다.

    한 사람의 지시와 명령으로 나머지 모든 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는 생산 효율성 면에서는 더 없이 좋다.

    하지만 이는 과거 경제 개발기 또는 산업 중흥기에서나 필요했던 시스템이다. 한국만 해도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에 돌입한 국가다. 현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한국인 개개인의 의식전환(mind set)이 필요한 때라는 게 다니엘손 대사의 원포인트 레슨이다.

    하지만 다니엘손 대사의 눈에도 한국의 신세대 젊은이들은 ‘희망’이다. 각종 스마트기기에 매우 친화적이며 새로운 조류와 사상을 받아들이는 데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이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내일을 본다.

    스웨덴에서 몬테소리 전문 강사로 유명한 우트펄 여사를 부인으로 둔 남편답게, 다니엘손 대사는 창조경제와 혁신을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 개혁이 창조와 혁신에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등교육에서는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게 좋다. 영어·수학은 중·고등학교 가서 해도 늦지 않다. 아이 때 독서를 통해 익힌 상상력은 한 인간의 평생 영양 공급원이 된다는 게 다니엘손 대사의 지론이다.

    스웨덴의 모든 대학에는 ‘이노베이션 오피스’라는 기관이 부설돼 있다. 여기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아이디어 발굴과 창업 촉진이 이뤄진다. 스타트업 지원이 대학 때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셈이다. 물론 학생들의 창업인 만큼 실패율도 높다.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게 국민 정서다. ‘실패인정’을 통해 더 단단해졌을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기업가정신을 오히려 더 높이 사는 게 스웨덴의 창업 문화다.

    특히 스웨덴 대학들은 의대와 법대생은 물론이고 미대·음대생들까지 ‘부기’ 과목을 의무 이수하게 한다. 어떤 학문을 전공하건 사회에 나와 창업 등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자신문] 영국 이스라엘 스웨덴 주한 대사 "창조 경제를 말하다"

    [창간특집]영국 이스라엘 스웨덴 주한 대사, "창조경제를 말하다"

    창조경제는 이번 정부의 핵심 기치다. 내년도 창조경제 관련 예산만 8조3000억원이다. 올해보다 17.1% 늘어난 액수다. 내년도 전체 예산 증가율은 5.7%. 정부가 창조경제에 얼마나 올인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2월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줄기차게 몰아붙인 창조경제 드라이브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별다른 성과나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출범 직후부터 관련 지원 정책은 많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떨어진다. 특히 중소기업인들의 실망이 크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5000명을 대상으로 창조경제 체감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창조경제 정책이 기존 산업 정책과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전자신문은 창간 32주년을 맞아 창조와 혁신의 글로벌 아이콘인 이스라엘·영국·스웨덴의 각국 주한대사를 초청,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 3국 대사는 창조경제 시대에 맞게 한국 정부의 역할도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착한 규제’는 지속 강화돼야 하며,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관련 제도의 마련에 앞서 문화적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 대사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

    -사회: 정국환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

    정부의 역할

    ◇사회=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창조와 혁신에 관해 높은 역량을 자랑하는 귀국의 사례에서 우리 사회가 배울 점이 많을 듯하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이하 스웨덴)=더 이상의 고용창출과 산업발전 기여를 기대하기 힘든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이제 한국에선 용도 폐기될 때가 됐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에 납품하며 기생하는 것에 만족하는 방식을 버려야 한다. 중소기업 그 자체로 세계시장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데 정부의 역할을 맞춰야 한다. ‘스웨덴’ 하면 볼보나 이케아 등을 떠올리는데 이런 대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제로 스웨덴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정책도 이들 중소·벤처기업을 살리고 도와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 대사(이하 영국)=규제 철폐가 선진화의 표본인 듯 보이지만 선진국일수록 한국 못지않은 강력한 규제가 여전히 많다. 기계적 규제 철폐에 함몰되기보다는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대기업 참여 제한 등 선한 규제(better regulation)를 더욱 강력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이하 이스라엘)=정부와 기업, 대학이 협력해서 결과물을 창출해 내야 한다. 연구개발의 성과물도 이들의 협업 속에서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굳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3자가 같은 눈높이로 서로를 보며 시너지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완벽하게 투명해야 한다.

    창조경제 활성화

    ◇사회=창조경제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요즘이다. 이에 관해 한국보다 선험적 산물이 많을 것으로 본다. 창조경제의 성공 포인트는 무엇인가.

    ◇영국=창조경제는 영국 경제성장의 핵심 자양이다. 007스카이폴의 흥행 수입은 7억 파운드(약 1조2000억원)에 달하고, 영국 드라마의 한 해 수출액도 14억8000만파운드 규모다. 한국도 이미 창조경제의 기본은 갖추고 있다고 본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엄청나게 히트를 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문화적 성숙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기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웨덴=창조경제는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센터’라는 것을 만들어 전국 시도 지방정부와 공조해 나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들이 중심이 돼 지역 대학과의 R&D 연계,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벤처 육성 등 선순환의 고리가 마련돼야 한다.

    ◇영국=창조경제도 결국 생태계다. 즉,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국 스코틀랜드의 작은 동네인 에든버러는 게임이 강한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세계적인 히트작 ‘그랜드 데프트 오토’ 게임을 만든 록스타는 발매 첫 주에 수십억달러어치를 팔았다. 이는 창조경제의 좋은 예다.

    ◇이스라엘=창조경제란 말 그대로 누구도 해보지 않았던 것을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당연히 실패하고 때로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한국은 이런 실패에 매우 인색하다. 패자가 부활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창조경제에 도전하겠는가. 유대인들은 일명 ‘후츠파’로 불리는 뻔뻔하고 당돌한 면이 있다. 후츠파의 7대 정신 중 하나가 바로 ‘실패에서의 배움’이다.

    ◇스웨덴=패자 부활 문화를 사회 곳곳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문화다. 한 문화가 뿌리내리는 데는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만 여기서 그 절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의 창조경제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스웨덴만 해도 실패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여성이 훨씬 더 의연하고, 재도전 성공률도 높다.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 역시 이 같은 다양성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사회복지 시스템이다. 쫄딱 망하고 돌아와도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하면서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사회적 안전판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도전도 있고 거기에 성공도 따른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정부는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말만 하지 말고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영국=아인슈타인도 얘기했다. 실패도 계속하다 보면 호전되게 마련이라고(fail again, fail better).

    혁신의 조건

    ◇사회=창조경제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이 ‘혁신’이다. 기업가정신과 스타트업 등 창조경제의 자양이 되는 모든 사안이 결국 혁신에서 출발한다. 혁신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은 어떤가.

    ◇스웨덴=혁신은 사고의 전환에서 나온다. 예컨대 경직된 문화나 조직에선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국 특유의 조직문화는 경계의 대상이다. 한 사람의 지시와 명령으로 나머지 모든 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구조는 생산 효율성 면에서는 더없이 좋다. 하지만 이는 과거 경제 개발기 또는 산업 중흥기에서나 필요했던 시스템이다. 한국만 해도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에 돌입한 국가다. 개개인의 의식전환(mind set)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영국=영국 자동차 산업은 한때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나,요즘은 잘나간다. 지난해에만 1500만대를 생산, 이 가운데 80%를 한국 등 해외로 수출했다.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 차량 중 절반 이상이 영국에서 제작된다. 이는 혁신의 산물이다. 그 옛날 롤스로이스 시절만 붙잡고 있었다면 지금의 영국 차는 없다. 혁신의 끝은 없다. 내연기관을 만들어 산업혁명을 이룬 우리지만 지금은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혁신을 위해서라면 끊임없이 각성하고 도전해야 한다.

    ◇이스라엘=혁신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공을 들이는 만큼이나 시간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당장의 성과가 없다고 치워버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다행인 것은 한국 사회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부모 세대와 달리 한국의 젊은 세대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첨단 기술에 개방적 성향이 강한 이들 세대가 결국 한국 사회의 혁신과 개혁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정보화의 역량

    ◇사회=대한민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자정부 1등 국가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부 3.0’ 등 디지털 사회로의 변모에 국가적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바람직한 전략은 무엇인가.

    ◇영국=세계 1등의 한국만은 못하나 우리도 UN 평가에서는 8위 국가다. 세금환급 시스템 등 주요 전자정부 수단을 갖추고 있다. 각종 사회적 비용을 절약한다는 점에서 전자정부의 효용성이 크다. 중소기업 전용 과세 시스템 구축으로 영국에서만 매년 최고 2억5000만파운드의 비용이 절약되고 있다.

    ◇스웨덴=전자정부는 기본적으로 ‘비대면’이다. 이는 상호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발전이 가능하다. 국민과 정부 간 불신의 벽이 높다면 전자정부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신뢰가 곧 ‘사회적 자본’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스라엘=디지털 만능주의는 자칫 ‘정보보호’를 소홀히 여기는 촉매가 될 수도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사이버 시큐리티를 보완해야 안전한 정보사회를 만들 수 있다.

    ◇영국=하지만 지나친 규제나 제한은 자칫 ‘인터넷 자유’를 해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상호 간 접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개인정보 문제로 적잖은 비난이 있지만 ‘빅데이터’는 중소·벤처기업에 절호의 기회다. 특히 창조경제 확산을 위해서는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다. 그런데 보안 문제에 지나치게 함몰되면 이런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

    ◇사회=이스라엘 대사도 이 자리에 계시지만, 세 나라 모두 교육에 관해서 전 세계의 모델이 되곤 한다. 여기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한국 교육의 모습은 본국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이스라엘=영어 단어 가운데 ‘클레버’(clever)와 ‘스마트’(smart)가 있다. 비슷한 뜻이나 뉘앙스는 확연히 다르다. 쉬운 일만 찾아 하고 영악하며 약삭빠름을 뜻하는 클레버보다는, 어떤 어려움도 정면 돌파하는 스마트형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교육의 핵심이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오후 1시 이후면 자유다. 교과서에 파묻혀 있는 시간은 그때까지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700만여명밖에 안 되는 인구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다수 배출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스웨덴=한국은 학벌·스펙 위주의 교육이 주가 되는 듯하다. 스웨덴도 비슷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목수의 돈벌이가 의사나 판검사에 못지않다. 그래서 자기 딸이 목수에게 시집 간다면 좋아하는 분위기다. 자신의 위치에서 프로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면 우대받는 사회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한다. 교육 혁신 역시 시작은 의식과 문화의 변화다.

    ◇영국=철저히 실무형 직업 교육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자동차 정비하는 데 학사학위는 필요없다. 지나친 학벌주의는 사회적 비용만 가중시킬 뿐이다.

    상호협력

    ◇사회=한국과의 상호 협력 증진과 교류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나.

    ◇스웨덴=오늘(18일) 한국 정부가 수입쌀 관세율을 513%로 정했다. 이건 난센스다. 그만큼 한국의 개방성이 떨어진다는 증거다. 물론 농업 등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산업 분야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책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고관세율을 그대로 유지하며 개방 자체를 원천 차단하거나 대안 없이 반대하는 것은 국제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우리는 현재 미국, 그 가운데 하버드대와 MIT 등이 있는 매사추세츠주와 가장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이스라엘 업체들이 매사추세츠주 수익의 12.6%를 증대시켜 줬다. 일자리 창출률도 연 5.3% 높아졌다. 뉴욕시와는 맨해튼 인근 루스벨트섬에 ‘스타트업 캠퍼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과도 이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고 싶다.

    ◇영국=양국 간 상호투자가 더욱 활성화되기 바란다. 특히 금융과 콘텐츠는 영국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런던 금융가의 세련된 금융 기법과 노하우를 도입하면 낙후된 한국 금융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창조경제의 뿌리산업인 음악, 영상 등 콘텐츠 역시 한국의 하드웨어와 접목되면 엄청난 시너지를 이뤄낼 수 있다.

    ◇사회=오늘 좌담회를 주재하면서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영어를 배우고 쓰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모국어가 아닌 대사들의 영어 공부 비법은 뭔가.

    ◇스웨덴=스웨덴 국민은 대부분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을 보면 문법 실력만큼은 우리보다 나은 것 같다. 그런데 입을 떼지 않는다.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려 머릿속에서 주어, 동사, 목적어를 나열하고 있다. 그래서는 늘지 않는다. 틀려도 좋다, 완벽은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고 그냥 말하라. 그래도 대부분 알아 듣는다.

    [전자신문] 창조/혁신 3개국 대사, "한국식 규제개혁, 능사 아냐"

    [창간특집]창조·혁신 3개국 대사, "한국식 규제개혁, 능사 아냐"

    한국 정부의 규제 철폐 정책에 국제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자신문이 창간 32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주요국 주한대사 좌담회’에서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한 창조경제와 혁신의 글로벌 아이콘인 영국·이스라엘·스웨덴 3개국 대사는 “지금 한국에서 들불처럼 일고 있는 규제철폐 칼바람에 자칫 필수 불가결한 규제까지 묻힐 개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 대사는 “나쁜 규제는 뽑아내야 마땅하나, 이른바 ‘선한 규제’(good regulation)까지 없애버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 규제개혁 회의’에도 참석한 와이트먼 대사는 “선진국에도 한국 못지않은 강력한 규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사실상 재벌 대기업의 강력한 지배 아래 있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중소·벤처기업의 마지막 보루는 남겨둬야 한다”고 밝혔다.

    라르스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필요한 규제라면 선한 규제를 넘어 오히려 ‘더 좋은 규제’(better regulation)로 확대·강화시켜야 한다”며 중소·중견기업 생태계 보호를 강조했다.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정부는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우수 벤처나 중소업체 선정 역시 정부가 인위적으로 나서지 말고 그 기능과 역할을 시장에 일임, 기업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시장에서 발현될 수 있게 놔두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 이들 대사는 권위적 지배구조와 패자부활 시스템 부재, 여성의 경제활동 등 다양성 부족, 시장 개방 미진 등을 대한민국 창조경제와 혁신의 주요 걸림돌로 꼽았다.

    2013년 10월 27일 일요일

    [Weekly BIZ] "20대 창업자들의 번뜩임과 본능, 이것만큼은 절대 모방할 수 없어" 실리콘 밸리 벤처 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인터뷰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 멘로파크(미 캘리포니아주)=이신영 기자
  • 입력 : 2013.10.19 03:01

    제2의 구글·야후는22~23세가 만든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야후의 제리 양이 
    25~26세 때 창업해 대성공을 거뒀지만 
    미래 벤처 세대는 더 젊어질 것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겠다는 자신감 갖고, 
    세상에 없던 생각으로 고장난 세상 고칠 것 

    "20代 창업자들의 번뜩임과 본능, 이것만큼은 절대 모방할 수 없어" 

    훌륭한 기업의 특징은? 
    창업자가 오래 남아있는 곳 

    투자 안 해 후회한 기업은? 
    인터넷 유료영상 서비스 
    넷플릭스 놓친 게 첫째 
    트위터는 둘째로 아쉬워 

    내 최고의 투자처는? 
    첫째는 뭔가에 크게 성공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둘째는 큰 실패를 만회하려 
    발버둥치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것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구글, 야후, 유튜브, 재포스, 페이팔…. 세상을 바꾼 위대한 기업들의 주식 투자설명서가 뒤에 줄줄이 있어서일까.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의 표정이 흐뭇해 보였다. / 멘로파크=이신영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차를 몰아 남쪽으로 25분을 달렸더니 샌드 힐스 로드(Sand Hills Road)라고 적힌 갈색 표지판이 나타났다. 20여개의 벤처캐피털 사무실이 밀집해 있어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의 '젖줄'로 통하는 곳이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처럼 생긴 한 건물 2층으로 올라갔더니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로비 정면의 벽에 설치된 60인치짜리 TV 화면에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창업자,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 제리 양 야후 창업자 등 전설적인 기업인 수십 명의 얼굴이 플래시 영상으로 휙휙 지나갔다.

    양쪽 벽에는 120여개 기업의 주식 투자 설명서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구글, 2004년 8월 18일, 주당 85달러 1414만주 발행', '링크드인, 2011년 11월 16일 71달러 875만주 발행'….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이다. 벽면에 붙은 120개 기업은 이 벤처캐피털이 투자해 투자 회수(exit)에 성공한 기업들이다.

    그때 희끗희끗한 머리를 짧은 스포츠 스타일로 다듬은 신사가 복숭아를 씹으면서 기자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실리콘 밸리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마이클 모리츠(Moritz·59) 세쿼이아 캐피털 회장이다.

    그가 1999년 1250만달러를 투자한 구글은 현재 시가총액이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100만달러를 투자한 야후는 뉴스 포털 사이트의 효시였으며, 800만달러를 투자한 유튜브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인을 동영상으로 묶었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에서 2억명이 넘는 직장인이 가입한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됐다.

    모리츠 회장은 20대를 좋아한다. 세쿼이아가 창업 자금을 대준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구글), 토니 셰(재포스), 스티브 첸(유튜브)은 투자를 받을 당시 모두 20대 중후반이었다.

    그는 "20대들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안다"고 말했다. "보통 나이가 어리면 세상을 모른다고 합니다. 물론 그들은 영업 조직을 꾸릴 줄 모르고, TV 광고 캠페인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며, 재무 부서를 어떻게 운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소리입니다. 그런 건 남들을 고용해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들을 고용해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20대 창업자들은 세상의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이 간절히 열망하는 분야의 확실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들을 고용해서 절대 만들 수 없는 것은 20대 창업자의 번뜩임과 본능이란 말입니다."

    그가 얼굴을 기자 앞으로 들이밀며 말을 이어갔다. "제가 야후에 투자했을 때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는 25세, 26세였어요. 당시 한 지인에게 '전체 직원 수가 세 명인데, 이들의 나이를 모두 더해도 64세밖에 안 돼'라고 했어요. 그러나 미래 세대는 그것보다 더 젊어질 겁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22, 23세의 시대입니다.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가진 22세와 23세들이 세상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20대들은 가족, 자녀, 결혼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들이야말로 미래의 내비게이터입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젊은 창업자들의 핵심적인 공통점은 모두 몰입(preoccupation)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들에겐 장벽도 없고, 한계도 없고, 장애물이 있어도 모두 뛰어넘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요. 그들은 무엇인가 고장 난 세상의 문제를 고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구글이 기업공개를 한 날 세쿼이아가 투자한 구글의 지분 10%의 가치는 순식간에 20억달러로 치솟았다. 모리츠 회장 본인도 22억달러의 자산으로 미국 부자 랭킹 252위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그는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했다.

    "진짜 기념비적인 투자는 매우 소수이며 잘해야 10개 중 1개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하나의 기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린 비즈니스에서 10번의 투자 중 최소 3번은 몽땅 돈을 다 잃습니다. 단순히 살아남을 기업에 투자해 약간의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벤처캐피털 사업은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닙니다. 당신은 남들과 차별화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회사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모리츠 회장에게 훌륭한 기업들의 단 한 가지 특징이 뭐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 경험으로 미뤄볼 때 최고의 기업들은 창업자가 회사에 오랜 기간 남아 있는 회사였습니다. 그 무엇도 그것을 이길 수 없습니다."


    모리츠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하는 최고의 벤처 투자자 랭킹(일명 '미다스 리스트')에서 2006~2007년 1위를 차지했고, 2008~2009년과 2011년에는 2위를 차지했다. 2001년부터 포브스가 선정한 이 리스트에 그는 12회로 최다 선정됐다. 

    [Weekly BIZ] [Cover Story]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전설' 모리츠 회장
    ―세쿼이아 캐피털은 1주일에 몇 명의 창업자로부터 투자 의뢰를 받나요?

    "100~150명입니다."

    ―굉장히 많네요. 최근 가장 흥미로운 투자처가 있다면?

    "세쿼이아 캐피털입니다(웃음). 항상 주위에서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이렇게 답하죠. 세쿼이아 캐피털에서 투자하는 모든 회사가 흥미로우니까요."

    ―회장님만의 투자 철학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창업자의 아이디어나 제품이 다른 사람과 기업들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할 제품이라면 의미가 없어요. 둘째, 저는 매우, 매우 특별한 사람과 함께 비즈니스 하기를 원합니다."

    ―회장님은 실패를 경험한 창업자에게도 많이 투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가끔 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실패했다고 해서 투자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찾은 최고의 레시피는 이것입니다. 일단 뭔가 하나에 크게 성공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고등학교가 됐든, 대학교가 됐든, 또는 큰 기업에서 일했든 그 무엇인가 하나를 잘하는 거죠. 그리고 인생의 큰 좌절을 경험했지만, 그 좌절을 만회하려고 발버둥치는 창업자들,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투자합니다."

    모리츠 회장은 1996년부터 세쿼이아 캐피털 대표 파트너로 경영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파트너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희귀한 불치병에 걸렸다. 앞으로 5~10년 안에 내 삶의 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알린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이 됐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 그는 건강해 보였다.

    벤처캐피털업에 투신한 인문학도

    그는 복숭아를 다 먹고, 남은 복숭아씨를 기자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사람 같았다. 그러나 질문엔 엄격하게 답했다. 고민이 된다 싶으면 15초 이상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하다 운을 뗐다.

    그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로서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영국 웨일스(Wales) 지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실리콘밸리를 취재하는 타임지 기자로 일했다.

    기자 시절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부터 "애플의 역사를 책으로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애플의 성장기를 다룬 '작은 왕국―애플 컴퓨터의 비화'란 제목의 책을 1984년에 냈다. 이 책을 계기로 그는 애플에 초기 자금을 댄 세쿼이아 캐피털의 창업자 돈 밸런타인(Valentine)과 인연을 맺게 되고, 1986년 세쿼이아 캐피털에 입사한다.

    "저도 과거에 당신이 앉은 의자에 앉아 위대한 창업자들을 인터뷰했지요. 그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우 작은 회사였는데, 그들이 어떻게 맨땅에서부터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 성장을 돕는 것은 벤처 캐피털의 역할인 것을 알게 된 것이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된 계기입니다."

    ―2007년 타임지에서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셨더군요. 한때 타임지에서 기자로 일하셨는데, 기분이 어땠습니까?

    "아이러니했죠(웃음). 기분이 좋으면서 우쭐해지더군요. 그런데 그런 것을 중요한 훈장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상 못 했는데 정말 대박을 친 투자가 있나요?

    "지금도 정말 예상하기 어려운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반바지와 샌들을 신은 창업자 두세명이 10년, 15년 뒤에는 굉장히 중요한 기업을 책임질 사람들로 커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회사가 성공할 때 우린 그 성공의 규모에 깜짝 놀랍니다. 반면 투자한 회사가 실패하면 그리 놀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어떤 투자에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미리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벤처 캐피털이 퇴짜를 놓은 회사를 세쿼이아 캐피털이 받아들여 투자 자금을 대준 적도 있나요?

    "정말 수많은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시스코(Cisco)에 '노'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시스코 창업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마치 기도문을 외우듯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우린 네트워크를 네트워크한다(We network the network)'란 말이었어요."

    그는 "또 정말 많은 사람이 야후와 페이팔에 대해서도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 투자 안 한 것 후회된다

    ―투자하지 않아 후회한 기업들도 있으시죠?

    "물론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검토한 넷플릭스(인터넷 유료 영상 서비스 업체)가 있습니다. 트위터가 그다음이고요.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군요."

    그는 정말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넷플릭스의 비즈니스에 대해 충분히 길게 고민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모델도 뚜렷하지 않던 구글에 1250만달러를 투자한 결정은 어떻게 하셨나요?

    "그 시기를 떠올려 보세요. 1999년이죠. 닷컴 버블의 정점이었습니다. 만약 구글에 대한 투자가 그 시점에서 3년 전후에 이루어졌다면 아마 300만~400만달러만 투자했을 거예요. 그 투자가 결정된 것은 그 당시 시장 상황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인터넷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는 시기였다는 의미)."

    ―구글 기업공개 당시 억만장자가 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날 다른 회사 이사회 미팅에 참석하고 있었죠. 저는 그런 상황에 축배를 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는 지난 30년간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창업자를 목격했다. 그가 뽑은 최고의 창업자는 누구일까?

    "첫째는 스티브 잡스예요.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었죠. 인텔 창업자인 로버트 노이스(Noyce)가 그다음 정도 될 겁니다. 그리고 래리 페이지(구글)가 셋째가 될 것이고요. 예지력(Visionary)이란 말이 많이 쓰이지만, 그 타이틀을 받아 마땅한 창업자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모리츠 회장은 "스티브 잡스는 '뚜렷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회의에 참석하지도 말고 전화도 걸지 말라'는 인생 최고의 조언을 내게 남겼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한 사건 때문에 스티브 잡스와 사이가 틀어진다. 잡스가 개발한 컴퓨터 중 하나인 '리사(Lisa)'가 한때 잡스가 동거했던 여성과의 사이에 낳았던 딸의 이름이란 사실을 타임에 최초로 보도했다. 혹시 잡스에게 미안하지 않을까? 그는 "아니오. 절대로 미안하지 않아요. 전 제 일을 한 것뿐"이라고 했다.

    '페이팔 마피아'의 산파

    모리츠 회장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기념비적 회사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Paypal)이다.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2명을 포함한 주요 임직원 14명은 페이팔을 떠나 링크드인·유튜브·테슬라·옐프 등 10개가 넘는 회사를 창업했다. 공동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 부사장 리드 호프먼이 링크드인, 엔지니어 스티브 첸이 유튜브를 각각 차렸다. 페이팔 출신들은 혁신적인 기업들을 속속 탄생시키며 실리콘밸리 지형을 바꿔놓았고, '페이팔 마피아(Paypal Mafia)'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페이팔 마피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요?

    "페이팔은 매우 뛰어난 인재가 모인 곳이었어요. 또 페이팔 창업자들은 자신들과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사람들을 고용했기에 분위기도 좋았고요."

    그런데 이베이에 페이팔이 팔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모리츠 회장은 말했다. "페이팔은 너무 초창기에 이베이에 팔렸어요. 직원들은 조직 문화가 맞지 않는 이베이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만약 페이팔이 독립회사로 남았다면 그들은 아직도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을 겁니다. 그랬다면 링크드인이나 유튜브 같은 회사도 지금 세상에 없었을 거고요."

    ―회장님이 투자한 기업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다고 생각합니까?

    "(그는 턱을 손으로 괸 채 약 15초 동안 생각한 뒤 말했다.) 그 어떤 회사도 인류의 기대 수명을 높이지 못했습니다. 그 어떤 회사도 암 치료제를 만들지 못했고요. 물론 야후나 구글 같은 회사는 다른 사람들이 비즈니스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들은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는 "한국 벤처 캐피털 업계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란 질문에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성공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거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아니면 최소한 중국에 가야 해요. 물론 당신이 영리하면 벨기에나 알래스카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팰로앨토시의 거리에 밀집한 벤처기업들이 영국에 있는 모든 벤처기업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성공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되기 위한 조건이 뭡니까?

    "저는 항상 스스로를 벤처기업 창업자나 경영진과 함께 길을 걷는 파트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우리 비즈니스는 돈으로 연결되지만, 우린 은행가가 아닙니다. 큰 기업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을 실천해 세상을 바꾸려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셨는데, 편안하게 쉬지 않고 일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세상에서 젊고 아이디어로 가득 찬 사람들과 일하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이 없습니다. 창업자들은 고장 난 세상의 문제를 고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만큼 제게 재미를 주는 것이 없습니다. 가만히 소파에 죽치고 앉아 과거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입니다(웃음)."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18/2013101802700.html